일 중의원, 황장엽 초청계획 포기
2004.10.06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참고인으로 초청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의원 외무위원회가 황장엽 비서를 초청할 계획을 포기한 이유는 뭡니까.
답: 일본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의원 외무위원회는 황장엽 씨측으로부터 “구체적인 문제에 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을 경우도 있다”라는 연락을 받고 협의한 결과, “그럴 경우에는 초청할 의미가 없다”는 자민당 측 주장을 받아들여 참고인 초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황장엽 전 비서는 지난 8월 중순 민주당 의원이 서울로 직접 찾아가 방일의사를 타진하자 일본의 국회에서 증언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의원 외무위원회는 8월 말경 황장엽 씨에게 정식 초청장을 발송하고 9월16일과 17일 외무위원회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북한의 실상에 대해 증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9월 중순 방일 계획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연기되자 중의원 외무위원회는 일단 초청을 포기하는 것이 났다는 결론을 내리고 “현 시점에서는 초청을 보류한다”는 문서를 남한의 외교통상부를 통해 황장엽 씨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중의원 외무위원회가 “현 시점에서는 초청을 보류한다”는 것은 적당한 기회에 다시 황장엽 씨를 초청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얘긴데, 언제쯤 다시 방일을 요청할 계획입니까.
답: 사실 일본 국회가 황장엽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초청해 증언을 듣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작년 11월 황장엽 씨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귀국 길에 일본에 들러달라고 요청했으나 황장엽 씨가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거절한 바 있습니다. 또 올 3월에도 황장엽 씨를 초청할 계획을 세우고 의사를 타진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이란 우선 남한 당국이 황장엽 씨 방일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황장엽 씨의 방일을 허가할 경우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5일 열린 남한의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황장엽 씨를 참고인으로 초청해 달라는 요청이 부결된 것과 똑같은 맥락입니다.
황장엽 씨가 일본을 방문할 경우 경비상의 문제도 중요합니다. 20만 조총련 세력이 모종의 테러를 기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황장엽 씨는 97년 일본을 방문했다가 귀국길에 중국에서 망명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조총련의 핵심조직인 학습조가 황장엽 씨가 방일할 경우 모종의 복수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 일본 공안경찰의 분석입니다. 중의원 외무위원회는 적당한 기회에 다시 황장엽 씨에게 초청장을 발송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남한 당국이 방일을 허가할 여건이 조성되고, 경비상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황장엽 씨 방일은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