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파행 속 속개
2006.03.21
금강산에서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제13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1일 오전 차질을 빚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남한 측 일부 방송사가 ‘납북’ 또 ‘나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현지 방송 송출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 행사가 예정대로 잘 진행되지 않았죠?
네. 당초 21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던 남북 이산가족들의 개별상봉은 오후 2시를 넘어서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원래 오전 10시에 남측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해금강 호텔에 북측 가족들이 오게 돼 있지만 4시간이 지나도록 북한 측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오후에는 다시 행사 일정이 정상화됐다죠?
네. 오후 2시 30분 공동 중식부터는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됐고 오후 3시에는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함께 삼일포로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에는 오전에 하지 못했던 개별 상봉도 이루어졌습니다.
오전 행사진행은 왜 차질을 빚은 것입니까?
어제 남한 측 언론에서 이산가족 상봉 사연을 보도하면서 언급한 일부 표현을 북한 측이 문제 삼은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북한 당국은 행사 첫날인 20일 일부 남한 방송사들이 지난 69년 납북된 전 신성호 선원 천문석 씨 부부의 상봉 사실을 보도하면서 ‘납북’, 또 ‘나포’라는 표현을 쓰자 방송 송출을 중단시키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러한 행태를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지 않습니까?
네. 북한 당국은 지난해 11월 열렸던 1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한 남한 방송사가 ‘납북’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방송 송출을 저지한 바 있습니다. 한편, 남한 측 공동취재단은 북한 당국이 일부 남한 방송사에 대한 취재 제한 결정을 내리자 21일 오후 일정부터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