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융제재 후 금괴수출로 2800만 달러 외화 벌어들여
2006.12.26
북한이 작년 9월 이후 실시된 미국의 금융조치 아래에서 외화벌이에 어려움을 겪자 금괴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올해만 금괴 수출을 통해 3천만 달러 가까운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세계적인 금융압박을 받으면서 외화획득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은 모양이지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2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9월 미국의 금융제재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 계좌가 동결된 이후에도 금괴를 해외로 수출해 약 28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 금거래 중심지인 영국 런던 금시장에 재차 가입하고 태국에 금괴를 수출하는 등 국제시장에서 금괴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은행들도 북한 관련 계좌의 동결에 나서면서 북한은 외화 획득을 위해 '금괴 사업‘ 에 뛰어들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태국에 수출한 금괴의 양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북한은 금년 4월에 500㎏, 5월에는 800㎏의 금괴를 각각 태국에 수출했습니다. 이 두 번의 금괴 수출로 약 28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 겁니다. 태국은 지난 5년간 북한에서 금괴를 수입한 적이 없다가 금년들어 이렇게 대량의 금괴를 사들였습니다.
영국 런던의 금시장에 북한이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아닙니다. 북한의 중앙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이 금년 5월12일자로 영국의 ‘굿 딜리버리’ 명단에 올랐는데요, 이 명단은 런던 금거래 시장의 주요 거래자들을 소개한 것입니다. 런던 금시장은 금괴의 품질 등을 심사한 다음에 이 명단을 통해 판매 국가와 기업의 이름과 정보를 게시해서 금거래 희망자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굿 딜리버리' 명단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조선중앙은행은 지난 1976년에 이 명단에 올랐다가 금 거래실적이 없어서 2004년 6월 명단에서 제외됐었습니다. 런던 금시장 관계자는 조선중앙은행의 재가입 사실을 인정했지만 거래량에 관해선 답변을 회피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로부터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됐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도 북한산 금괴를 유통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지난 작년 9월 미국 재무부로부터 ‘돈세탁 우려은행’으로 지목되기 이미 수년전부터 북한산 금괴를 대량으로 사들였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작년 9월까지 3년 동안 북한으로부터 9톤이 넘는 금을 넘겨받은 뒤 홍콩 자회사인 델타 아시아 크레디트를 통해 되팔았는데요, 여기서 벌어들인 돈 가운데 1억 2천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미국 법률회사 헬러어먼이 최근 미국 재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공개됐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경영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 은행이 단순히 금을 매입한 행위는 불법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금을 사기 위해 은행 관계자들이 북한의 금광을 방문하기까지 했다고 지난 11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털어놨습니다.
북한이 금괴 거래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진 게 있습니까?
북한의 금괴 거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밀 자금창구인 노동당 39호실이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거래는 앞서 설명드린대로 조선중앙은행이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한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금 매장량은 1천톤에서 2천톤 규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행정부의 지질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 2004년에서 작년 사이 1년 동안 북한에서 약 6톤 정도의 금이 생산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는 그 전해에 비해 조금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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