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정부 조류독감 대책 강구


2005.10.16

조류독감이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남한 정부는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남한 정부는 조류독감과 같은 새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이를 빠른 시일 안에 알아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고 남한 언론이 16일 전했습니다. 또 신종 인플루엔자를 실험할 수 있는 시설을 늘리고, 전염병 매개체에 대한 방제작업에도 힘쓰기로 했습니다.

특히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비한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하는데도 역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또 새 전염병이 돌았을 때 환자들을 격리 수용할 수 있는 병상도 크게 늘리기로 했는데요, 2007년까지 모두 4백개를 더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남한은 격리 병상이 270개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1천7백, 대만의 3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수일 기자와 알아봅니다.

새 전염병이 돌았을 때 체계적으로 사태를 관리할 수 있는 준비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남한 정부는 지역에 거점을 둔 진단센타를 운영하고, 위험이 높은 병원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또 새 전염병들이 세계적으로 활개를 치고 만큼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관계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방금 지적하신대로 새 전염병들은 국경을 무시하고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요, 아시아에서 처음 시작된 조류독감이 유럽에까지 퍼지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지리적으로 유럽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터키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데 이어, 동유럽의 루마니아에서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확인됐습니다.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는 루마니아 다뉴브강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세 마리의 조류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15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유럽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H5N1 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아시아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H5N1 바이러스는 얼마나 위험한 바이러스입니까?

이 바이러스는 가금류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전염되면, 열이 나고 목이 아프면서 기침과 근육통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심할 경우에는 폐렴이나 중증 호흡기 질환을 겪다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60여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습니다.

가금류의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유럽에서 처음 조류독감이 발견된 터키에서는 닭 수천마리가 떼죽음 당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아직 조류독감 때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마을을 봉쇄하고 방역작업을 실시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유럽이 잔뜩 긴장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습니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터키와 루마니아산 가금류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조류독감을 퍼뜨리는 철새들과 가금류를 철저히 격리하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철새들의 이동경로에 들어 있는 지역에서는 조류독감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가축을 실내에 가두는 조치도 제시됐습니다.

또 회원국들은 국민들에게 입마개를 대량 배포하고 일반 독감을 예방하는 백신을 맞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오는 18일 모여 방역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수의학 전문가들도 20일쯤 모여 상황을 긴급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입니다.

조류독감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백신이나 치료제가 당장 급하게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은 서둘러 백신 비축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현재 비축하고 있는 백신이 전체 인구의 10%가 쓰기에도 모자라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WHO, 즉 세계보건기구는 전체 인구의 25%가 쓸 수 있는 양을 비축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2007년 말까지 추가로 3천6백만 명 분을 확보해서 일단 전체 인구의 10%분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백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겁니까? 백신을 맞으면 조류독감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겁니까?

사실 그게 문제입니다.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은 스위스에서 만든 타미플루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약품에 대해 내성을 얻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학에 따르면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걸린 베트남 소녀에게 12개 나라에서 생산된 약품을 투여했는데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내성을 갖춘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면 현재 판매되는 타미플루 백신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자체적으로 새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전수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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