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정부, 쌀 등 북에 지원 고려중
2006.08.08
남한 정부는 지난 달 중순 강타한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에 쌀 등의 물자 지원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의 민간단체들과 기업들은 대북 수해 복구 지원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남한 통일부 관리는 8일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회견에서, 북한이 이번 홍수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소원해 진 남.북 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1회성 물자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이번 물자 지원은 북한의 핵 미사일 발사로 중단된 정부차원의 대북지원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물자가 지원될 지는 이번 주 말쯤에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남한 정부는 이미 민간단체를 통한 간접적 대북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이를 위해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오는 9일과 10일 대북 수해 지원을 추진하는 민간단체들과 연쇄적으로 만날 예정입니다. 이종석 장관은 9일 예정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와의 만남을 통해 의견을 모은 뒤 11일 당정협의를 통해 대북 수해 지원의 큰 틀을 잡을 예정입니다.
이종석 장관은 10일에는 한완상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 총재와 만나, 대북 수해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남한언론이 전했습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지원물품에는 쌀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장관은 8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굶주림을 해결하는 데, 쌀은 안 되고 라면은 된다는 기준은 적합하지 않다’며, 대북 지원에 쌀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종석: 구호품이나 생활 필수품에 뭐는 되고 뭐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안 되고 그 정도의 국민적 공감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한 언론들은 대한적십자사가 장관과의 회동 결과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북측 적십자회에 정식으로 구호를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달 26일 베이징에 있는 국제적십자연맹 동아시아 대표단을 통해, 북측에 수해 지원 의사를 전달한 바 있으나, 북측은 이를 거절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김성원 단둥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대표부 대표는 지난 4일 남한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남한 정부가 정치적 목적 없이 진정으로 돕는다면 못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남측의 지원을 수용할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남한에서는 민간단체와 기업들의 주도로 북한 수해 복구 지원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겨례하나되기운동본부는 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서울 광화문에서 북한 수해복구지원 범국민 모금 운동을 벌입니다. 최병모 운동본부 이사장은 8일 모금운동 선포식에서, 이번 폭우로 남과 북이 모두 피해를 입었지만, 북쪽이 남쪽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이 확실하며, 많은 지역에서 복구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남한 시민들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대북 지원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도 이날, 포도당 분말 30톤을 지원하는 대북 수해지원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민족복지재단은 9일 1차로 포도당 분말 13톤을 반출하고 나머지는 16일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단 측은 포도당 분말은 물에 타서 마시거나 물 없이 녹여 먹을 수 있어 간단하게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북관광사업을 벌이고 있는 남한의 현대 아산도 내금강 지역인 북한 강원도 금강군에 1억원, 즉 10만 달러 상당의 구호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습니다. 현대 아산측은, 구호물자는 시멘트 500톤과 밀가루 200톤이며, 9일부터 12일 금강산 관광지를 거쳐 북측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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