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라오스 국경경비대가 탈북자의 자국 내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합동작전을 펴기로 합의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남한으로 오던 탈북자의 탈출 경로가 차단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그동안 태국 진입의 주요 경로로 중국에서 출발해 라오스 보케오 지방을 거쳐 매콩강을 건너 태국의 창라이 지방으로 진입하는 길을 택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방콕에 도착하여 한인교회에 보호를 받던 탈북자들이 태국 경찰에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탈북자들이 여론에 부각돼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 경비대가 합동작전을 펴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따라 태국 국경 경비대는 탈북자들의 주요 진입 경로인 방콕으로부터 785킬로미터 떨어진 창라이 지역의 국경경비를 강화하여 이들이 태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을 출발한 탈북자들은 이 기존 루트를 피해 라오스 내륙 350여 킬로미터의 길을 횡단하여 라오스의 수도 브엔티안과 매콩강 중류 길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취재한 결과 브엔티안에 도착한 이들 탈북자들은 매콩강을 건너 방콕으로부터 약 600여 킬로미터 떨어진 태국의 우돈타니 주 농카이 국경도시로 잠입하고 있습니다.
태국 국경 경비대 사령관인 "닛팟 통그랙” 중장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탈북자들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닛팟 장군은 이들이 잠입해 오는 국경루트를 파악해 완전히 막을 때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하면서 이미 라오스 측의 국경경비대와 근본대책에 대해 합의를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태국의 닛팟 사령관의 라오스 측 파트너인 라오스 인민군대의 합동참모부의 부사령관이며 국경 경비대 사령관인 "부라싱 참파란” 소장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합의를 보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부라싱 사령관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넘어와 태국으로 가는 길목인 라오스는 이들을 검문할 것이며 이 때 탈북자들이 합법적인 여행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만일 증명서가 없을 경우 이들을 중국으로 되돌려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태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태국으로 유인하는 단체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으며 탈북자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그 대책 중 하나로 베트남 식으로 일체 탈북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들어 온 국가로 되돌려 보내는 방법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그 동안 태국은 많은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아 남한 등 제3국으로 가기 위해 불법으로 입국하는 탈북자들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여 왔습니다. 그러나 향후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이 곳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단체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방콕-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