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백신보다 먹는 치료제 먼저 원할 가능성”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2.02.10
“북 당국, 백신보다 먹는 치료제 먼저 원할 가능성” 인천공항 직원들이 화이자의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하역하고 있다.
/AP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기자] 북한이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각국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소식을 거듭 전했습니다. 올해 비상방역이국가사업 1순위’라며 주민들의 의식도 고취시켰는데요. , , 군을 넘나드는 벌이버스 등에도 방역소독 인원을 배치하는 등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역을 강화하고 있을까요?

 

[안경수] 사실 방역을 더 강화하고 있다는 느낌 보다는 방역 체계를 강화하자는 말 자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화를 시키는 것처럼 (외부에) 보이는 건데요. 비상방역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언급하는 느낌이 큽니다. 결국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 같습니다. 출입할 때 체온을 재고, 손소독을 하고, 마스크는 기본이고. 그 다음 출근을 하면 모든 부서에 인력들, 종업원들이 첫번째 일과로 담당 부서를 소독해야 하는 걸 강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민들을 각성시키는 거에요. 인식 시켜서 강조하며 높은 책임감을 각자가 가져라이렇게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 1년차, 2년차, 3년차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기자] 방역 체계가 강화 됨에 따라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도 제한되며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안경수] 방역체계가 강화되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면, 면 마스크를 쓰고 지나다니는 인민이 있으면 방역 일꾼들이 세워 보건용 마스크를 쓰라는 교육을 시키는 등의 강화는 있을 수 있습니다. 소독이 잘 됐는지 검열 혹은 검사를 하는 이런 부분이 강화됐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2020, 2021, 2022년을 보면 (방역) 강도가 강화됐다는 느낌은 받지 않습니다. 상황 자체는 일정한 것 같아요. 이동의 자유도 들어보니 큰 차이가 없어요. 북한은 일반 인민 전반은 시장체계잖아요. 시장체계에서는 유통, 분배, 이동이 핵심이에요. 그래서 이동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방역체계가 강화됨에 따라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느낌이나 압박은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동이 제한되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고 듣고 있습니다.

 

[기자] 이렇게 방역을 강화하는 이유는오미크론’에 대한 두려움과 다가오는 광명성절에 따른 대비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안경수] 오미크론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각심은 확실히 가지는 것 같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전 세계적 추세를 다 알잖아요. 전 세계적인 무차별적 오미크론 확산이 계속되고 있고. 오미크론에 대한 특징들이 잘 정리되고 있는데, 북한도 이 세계적인 상황을 아주 잘 참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요. 실제로 북한은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에 대해서 매일 보도를 합니다. ‘과거의 다른 전염병들에 비해서 가장 많은 환자를 발생시키는 악성 비루스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덴마크, 이스라엘에 대한 이야기도 보도합니다. 딱히 모두 북한과 사이가 우호적인 국가들은 아니잖아요. 그런 나라들의 사례를 들기도 하고요. 북한에서는 스페인독감을 에스빠냐 돌림감기라고도 하는데요. ‘에스빠냐 돌림감기 이후에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민들 입장에서는 당국에서 선전하는 내용과 더불어 시장에서 입소문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가 다른 변이 비루스에 비해 확산속도가 빠르다는 정보도 알고 있지만, 이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가 델타 변이 비루스와 달리 치명률이나 중증화가 훨씬 덜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북한 당국은 말하지 않고 있지만요.

 

[기자] 북한 당국은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와 달리 치명률이 낮다는 사실은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지 않지만 주민들은 다 알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안경수] , 북한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경각심과 두려움만 이야기하지만. 인민들은 이것도 알고 있지만 다른 뒷면도 알고 있는 거죠.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가 치명률이나 중증도가 훨씬 떨어진다는 걸요. 알릴 필요가 없죠. 중증화 정도도 낮잖아요. 주민들 사이에서도 시장이나 직장에서 이야기를 할 거 아니에요. 입소문을 통해 전달되는 체계니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만큼은 알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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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역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 /REUTERS

[기자] 그런데 다가오는 광명성절 행사 대비를 위해 방역을 특히 강화할까요?

 

[안경수] 북한에서 나오는 사진들을 보면 거리두기를 잘 하는 사진들이 있고, 거리두기를 잘 안하고 붙어있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설 명절 축제를 했잖아요, 사진을 보면 마스크를 안 쓰고 다 붙어 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의자에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북한도 행사에 따라서 완벽하게 방역이나 격리를 사전에 하는 행사가 있고, 이를 잘 안하고 마스크를 끼고 거리두기를 하는 행사로 나눠지는 것 같아요. 광명성절은 민족 최대의 명절이잖아요. 그 명절에서도 실내, 실외 행사를 할텐데요. 분명히 실내 행사의 경우에는 최고 지도자가 참석하고 마스크를 안 하고 붙어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완벽하게 오미크론 상황임에도 완벽하게 방역이나 격리를 했다는 거잖아요, 검사도 하고. 광명성절을 앞두고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세계적 정세가 딱히 북한에게 기분 좋거나 유리하진 않지만 북한 자체는 진짜 코로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기자] 소식통을 통해 직접 북한 내부 상황을 들으셨다구요?

 

[안경수] ,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합니다. 저도 물어보곤 하는데요. ‘없다고 이야기하긴 하지만 있지 않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합니다. 물론 저에게 당연히 없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진 않는 것 같아요. 2700만 명 중에 없다고 어떻게 이야기하냐 되물을 수 있지만 제가 복수의 소식통으로부터 직접 들은 상황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코로나 환자는 진짜 못 본 것 같아요. 아무리 의심을 해보고 궁금증을 가져봐도 없다고 합니다. 북한같이 국경봉쇄를 완벽하게 한 나라는 거의 없잖아요. 북한이 가장 폐쇄적인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기자]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는 와중에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를 지난 6~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했는데요. 보건의료 혹은 방역 관련 논의도 있었지요?

 

[안경수] 최고인민회의에서 무엇이 진행됐는지 보면 법령 채택이 이루어 졌고요. 그 다음2021년 사업에 대해 결산을 했고, 2022년 올해 사업에 대해 보고를 했습니다. 작년 국가 예산 집행에 결산보고가 이루어 졌고, 올해 국가 예산에 대해서 보고가 되었습니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북한의 사업은, 비상방역사업이 국가사업의 제 1순위 입니다. 이를 다시 언급했습니다. ‘세계적인 악성 비루스의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해서 비상방역사업을 진행했고 그 성과가 이룩되었다고 보고가 됩니다. 올해는 교육과 보건을 비롯한 문화사업을 더욱 개선해 나가겠다고 보고가 됐습니다. 그리고 작년 예산 결산과 올해 예산 보고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이 보건 항목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산은 나오지 않고 대략적인 비율만 언급이 되는데요. 절대 금액을 모르는 거죠. 보건 분야의 물질 기술적 토대를 개선하는 것을 포함한 발전을 하는 데 있어 2020년에 비해서 2021년에 101.8%의 예산, 자금을 지출했다고 합니다.

 

[기자] 비상방역을 강조하고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작년에 비해 1.8%만 더 지출한거군요.

 

[안경수] 101.8% 지출했다는 거 자체가 (전년도에 비해 많이 지출이 늘면) 2020년에는 지출 안한 게 되잖아요. 북한은 2020년에도 잘했고, 2021년에 조금 더 강화해서 101.8%의 자금을 지출했다는 겁니다.  2020년도 잘했고 2021년도 잘했다는 얘기죠. 또 올해 예산을 어떻게 책정했는지 보면, 대유행 전염병을 비롯한 세계적인 보건의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항목을 새로 추가하고 2021년 비상방역사업으로 지출된 자금보다 133.3%를 더 늘렸다고 합니다. 작년 수치를 모르니 조금 늘렸구나 이정도만 참고할 수 있는거죠. 절대적 수치를 전혀 모르니까. 보건 부분 전체 통틀어서는 100.7% 늘렸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가하면 지난 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과 함께 한동안 재개되었던 북중 간 화물열차 수송도 잠시 중단됐다는 소식인데요. 의료물자 지원 및 백신 지원도 더 미뤄지게 될까요?

 

[안경수] 중국 측에서는 올림픽이 특히 서부의 외교적 보이콧에 마주해 굉장히 민감한 국제적 행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화물열차 수송 중단될 가능성을 이야기 했었는데, 올림픽이 끝난 후에 다시 화물열차 수송이 재개되는지 봐야합니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입니다. 만약에 올림픽이 끝난 후 다시 화물열차 수송이 재개가 안 된다면 1월의 화물열차 수송은 2월에 있는 각종 북한의 국경일, 민족 최대 명절을 준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물품들일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그리고 의료지원의 경우는 일단 백신이 안 들어 가고 있잖아요. 그리고 들어가게 되더라도 순안국제공항으로 들어가게 될지 지켜봐야 하고요. 먹는 치료제도 있지 않습니까. 언젠가는 지원이 될 것 같은데, 지켜 봐야죠. 그런데 변수가 있어요. 오미크론이 확산되며독감’ 혹은감기’ 수준의 병이 된다면 북한 입장에서도 굳이 백신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북한의 백신 지원이 너무 늦어졌기 때문에. 3~4월인데, 오미크론 정점이 3~4월 정도에 전 세계적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백신이) 필요가 없어지지 않을까요. 역설적으로기다림의 승리’ 라고 할 수 있죠. 북한은 먹는 치료제가 백신보다 더 빨리 지원될 수도 있다고 봐요. 먹는 치료제는 예방용이 아니고 경증에서 중증으로 가는걸 막는 약이잖아요. 백신을 예방한다고 하지만 지금 3차접종 맞아도 다 걸리는 상황이고. 물론 백신을 맞으면 중증으로 갈 확률은 낮아지지만, 먹는 치료제도 중증으로 가는걸 막아 주잖아요. 그러니까 먹는 치료제가 더 빨리 지원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노정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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