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북 잇단 도발에 “중국 압박하고 핵무기 현대화 해야”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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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북 잇단 도발에 “중국 압박하고 핵무기 현대화 해야” 미국의 주력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뉴트맨 3의 시험발사 모습.
/AP

앵커: 대북제재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방관하고 있는 중국의 미국 시장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의 핵위협을 계기로 미국이 핵무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반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이 부분적 제재완화와 핵개발 동결을 골자로 한 단계적 북핵 해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 의회 내에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과 군비 증강을 통해 전쟁 억지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박수영 기자가 미국 정치권의 분위기 살펴봤습니다.

 

미 의원들, 추가 대북제재에 회의적

 

에드워드 마키 미국 상원의원 (민주당·매사추세츠주) (8) RFA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는 단계적 접근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키 상원의원은 북한이 올 들어 "미사일 시험 발사의 속도를 계속 높여가고 있는 것은 (미국에) 외교적 회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직접 북한과 접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의회 내 대표적 대북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키 상원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최근들어 미 정치권에서 대북 강경 대응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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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은 8일 성명에서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고 거대한 진폭으로 세계를 진감시키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우리 국가밖에 없다”며 도발했다. /북한외무성 홈페이지 캡쳐

최근 (119) 미국 하원 재무위원회가 주관한 대북제재에 관한 청문회에서         브래드 셔먼 의원 (민주당·캘리포니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대북제재가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셔먼 의원은 대북제재 실패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중국이 북한에 경제적 ‘뒷문이 되어줬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중국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브래드 셔먼]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하나는 중국에게 북한 체제와 정책을 뒷받침하는 한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없으리라고 압박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북핵 미사일 발사 대비 방사능 낙진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낙진 대피소를 미 서해안에 건설해야 합니다.

 

청문회에 나온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재무부 테러자금 담당 차관 선임고문도 대북제재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도움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대북제재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중국 금융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더 강력한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대북제재의 많은 허점은 새로운 조치와 더 강력한 시행으로 메워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미사일과 핵 부품을 조달해 확산시키며 대북 제재 자금을 세탁하는 기업들을 더 많이 제재해야 합니다.

 

로젠버그 선임고문은 북한과 유착한 기업들을 향후 대북제재의 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광업, 경공업, 운송, 건설과 관광 분야도 추가 대북제재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 청문회에 참석한 셔먼 의원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은 추가 대북제재에 대한 회의감을 내비쳤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경제적 압박에 굴복해 핵무기 개발을 단념하지 않으리란 겁니다.

 

셔먼 의원은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에게 대북제재가 북한의 경제를 옥죈다고 해서 김정은 총비서가 핵개발을 자진해서 중단할 걸로 보는지 물었습니다.

 

[브래드 셔먼] 예를 들어 의회에 상정된 모든 법안이 모두 통과되어 회사 차원에서 제재가 가해졌고 이는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10% 하락시켰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분 중 김정은 총비서가 이 10%를 되찾기 위해 핵 개발을 포기하리라 생각하시는 분 있나요? 아무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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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9일 미국 하원 재무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서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 (민주당·캘리포니아)이 (왼쪽부터) 증인으로 참석한 윌리엄 뉴콤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 안소니 루지에로 민주수호재단 선임연구원,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 존 박 하버드대 벨퍼 연구소 박사에게 질문하고 있다. /미 의회 청문회 캡쳐

반면 추가 대북제재가 아닌 외교적 해법 모색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웬 무어 하원의원 (민주당·위스콘신)은 대북제재 강화와 함께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웬 무어] 북한은 제재 회피에 능통하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전 세계적인 강제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수년간 이어져야 하며, 진지하고 연속성을 띠는 외교 대응이 필요합니다.

 

핵 전력 현대화 가속에 찬반 갈려

 

대북제재뿐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방어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여전합니다.

 

짐 리시 상원의원 (공화당·아이다호)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재개 가능성을 밝힌 직후 (119) 성명을 통해 미국이 낡은 핵무기의 현대화를 가속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해 미국을 위협하고 핵무기 및 전술적 능력을 가다듬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은 더 이상 효과 없는대화가 아닌 강력한 군사적 준비태세를 갖춰야 하고 핵전력 현대화를 가속화해 강한 핵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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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리시 상원의원 (공화당·아이다호)이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AP

국방비 감소하려면 핵 무기 현대화 서둘러야

 

군사 전문가들도 미국이 핵 무기 현대화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8) RFA에 핵무기 현대화는 핵전쟁을 위한 것이 아닌 핵 억지력 확보를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의 핵무기와 운반체계는 30~40년 된 것입니다. 30~40년 된 차를 주 차량으로 운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현재 북한은 약 5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측된 바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 파괴적인 핵무기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핵무기와 운반체계를 현대화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 프로그램 전문가인 섀넌 부고스 미 무기통제협회(ACA) 연구원은 오래된 무기들을 방치할수록 지출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섀넌 부고스] 미국 핵무기의 일부 구성 부품들을 즉각 교체가 요구되는 시기가 오기 전에 먼저 교체할 것을 경고하고 싶습니다. 미국은 현재 핵무기의 안정성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반체계와 탄두를 수년에 걸쳐 수명 연장 또는 수리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고스 연구원은 미국이 향후 수십 년간 핵무기를 유지하기 위해 적어도 1 5천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민주당 의원 55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핵무기 선제 불사용 (No First Use)" 원칙을 선언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126) 전달했습니다.

 

서한을 주도한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8) RFA "2640억 달러 규모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핵 억지력 강화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관련해서도 “전쟁 억지력을 구사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 개발이 핵전력 증강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속적인 핵전력 증강 경쟁은 전 세계적인 파멸을 불러올 뿐이라는 겁니다.

 

미 의회 내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핵전력 현대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대해 미 국방부는 (9) RFA원자력 시설과 핵무기 현대화는 일관되게 중요하다고만 밝혔습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미국 내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가운데,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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