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 흥미로운 정보’ 놓고 설왕설래
2019.10.22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며 뭔가 일어날 거라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 제안을 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대북제재가 북한에 입히는 타격에 관한 정보일 가능성, 여기다 딱히 새로운 정보가 없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21일) 북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힌 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직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북한과 관련한 많은 일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 북한과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정보를 갖고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중대한 재건이 이뤄질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나온 공식 석상에서의 첫 반응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언급한 ‘중대한 재건’이 북한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발언을 과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미국 국익연구소(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최근(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북한에 대해 딱히 흥미로운 정보가 있었을 거라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조사로 들끓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환기하려 사용된 화술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흥미로운 정보’가 사실에 기반한 솔직한 발언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서한을 암시하는 대목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시점에 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려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실무회담에서 많은 것을 양보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추가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는 이상 이른 시일 내에 긍정적인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흥미로운 정보’가 “제재로 인해 김정은이 받는 타격을 명시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드럽게 대하는 것처럼 보여도, 김정은은 제재로 인한 많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과를 통해 북한이 분명한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있을 거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미 행정부가 제재유지 것만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올바른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칠 방법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및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밝히는 모든 북한 관련 발언은 사실상 김 위원장을 회유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듯한 유례없는 모습을 나타낸 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언제든 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 발언은 “미묘한 위협일 수도 있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사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중대한 재건’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이 상당한 재건을 해야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음은 물론, 북한의 특정 부분을 재건하기 위한 미국의 잠재적 제안을 언급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 또는 ‘중대한 재건’이 무슨 의미인지 추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실제 사실이 드러나길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