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터너 “더 많은 탈북 난민 수용 준비돼 있어”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4.02.08
[인터뷰] 터너 “더 많은 탈북 난민 수용 준비돼 있어”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RFA Photo

앵커: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대담에서 미국이 탈북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경로를 갖고 있으며이를 필요로 하는 탈북민에게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터너 특사는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되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명확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계속 중국 정부에 이같은 우려 사항을 제기함과 동시에 다양한 유엔 기구를 통해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언젠가 김정은 정권과 북한 인권에 대해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줄리 터너 특사와 대담했습니다.

 

, ‘난민 수용 프로그램외 다른 경로 있어

 

[기자] 터너 대사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북한인권특사로서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은 어떻다고 진단하시는지, 또 지난 20년 동안 북한인권법이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줄리 터너] 좋은 질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대유행 기간 북한의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에서 새로운 억압적인 법이 제정돼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악화됐으며, 외부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도 증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이후 20년을  전체적인 면에서 돌아보고 싶습니다. 저를 포함해 몇십 년 동안 이 일을 해온 많은 사람들은 진전이 있었던 부분과 긍정적인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던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이 처음 통과됐을 당시의 힘을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인권법을 통해) 현재 제가 맡고 있는 직책이 설립되면서 미국 정부 내에서 중점적으로 북한 인권을 옹호하는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또 북한 내외로 인권을 증진하고, 인권 유린 행위를 기록하며,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구축했습니다.

 

그 후 북한인권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2014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 보고서가 발표된 때는 북한 정부가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인권을 논의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으면서 그동안 북한이 취한 조치들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북한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고 당시 유엔 장애인인권 특별보고관이 방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기간 북한이 취한 조치들을 살펴보면 (북한 인권 개선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북한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과 북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북한 인권 상황을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계속 찾아야 합니다.

 

[기자] 그런데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 입국한 북한 난민은 224명입니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같은 기간 약 1천 명의 북한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미국에 입국한 북한 난민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줄리 터너] 여러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만, 먼저 200여명이라는 숫자는 미국의난민 수용 프로그램’ (USRAP)을 통해 미국에 실제 입국한 북한 난민들을 나타냅니다. 이 밖에도 다른 절차를 통해 북한 난민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으며, 이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은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에는 특히 다른 정치적인 도피나 특별사례 절차에 따른 난민들이 더 많습니다. 물론 많은 유럽 국가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거나 냉전 시대서부터 이어진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여러 시기에 걸쳐 유럽에 이미 정착했던 북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게 현지 사회에 녹아들었을 수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해외 노동자를 송환하도록 하는 노력이 있었을 때 해외에 남은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 등 다양한 이유로 당연히 한국이 많은 북한 사람이 선호하는 목적지이기도 하죠. 정리하자면, 미국은 북한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경로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경로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제공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기자] 북한인권특사로서 정 박 대북고위관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까?

 

[줄리 터너] 네, 정 박 대북고위관리와 저는 이에 관해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대북정책 전반에 인권이 포함되도록 조율하고 있습니다.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위해 계속 노력할 것

 

[기자]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약 600명의 탈북민이 강제 송환됐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결성된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중국에 책임을 묻기 위해 미국 국무부를 방문했는데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또 미국이 중국에 책임을 묻기 위해 어떻게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줄리 터너] 저는 항상 탈북민들을 만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힘든 고난의 여정을 떠났을 뿐만 아니라 현재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수백만 명의 북한 사람들을 대표해 발언하고 그들을 지지하려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국무부를 방문한 탈북민 중, 지난 10월에 송환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미국은 강제 송환된 탈북민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비롯한 모든 회원국에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하도록 촉구했습니다.

 

미국은 중국 정부에 이러한 우려사항을 직접적으로 제기했으며, 이 문제에 대한 주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유엔 기구를 통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유엔 회원국들에게 국제적인 약속과 의무를 지킬 것을 상기시키고, 특히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하도록 촉구할 겁니다. 유엔 COI 보고서는 강제 북송된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를 명확하고 광범위하게 문서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국가가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이들을 위해 어떠한 조치든 취해야 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자] 최근 미 하원에서이산가족 등록 법안’ (H.R.7152, Divided Families National Registry Act)이 발의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후속 조치는 무엇입니까?

 

[줄리 터너] 북한의 억압적인 정책 때문에 가족들을 수십 년 동안 이렇게나 오래 분리시킨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떠한 조치든 취할 의지가 있습니다. 먼저 등록부를 통해 한국계 미국인 이산 가족의 신원을 확인하고 정보를 미국 정부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이산 가족 상봉의 기회가 온다면 해당 정보를 우리가 즉시 활용할 수 있게 말입니다. 특히 이산 가족의 고령화를 고려해영상 등록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 등록부 내에서 메시지를 남겨 훗날 그들의 가족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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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의 이한별 위원장(터너 특사 오른쪽) 등 위원회 소속 탈북민들과 인권단체 활동가들, 한국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맨 오른쪽)이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왼쪽 뒷줄 네번째)와 강제북송된 탈북민 문제를 함께 논의했다. / 이한별 소장 제공

 

북한과 인권에 관한 대화 기대”  

 

[기자] 대사님은 취임하자마자 북한으로 외부 정보의 흐름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더 많이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줄리 터너] 우선적으로 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만나게 돼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품질보다는 양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미 고품질 내용을 전송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정보에 굶주린 북한 사람에게 한국 드라마와 같이 가볍고 유쾌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들의 결정을 돕는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날씨 예보는 북한 사람에게 개인 농작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알려주고,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시장에 참여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죠. 그래서 어떤 정보든지 북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이 전달할 것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 주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또 김정은 정권에 대한 별도의 메시지가 있으십니까?

 

[줄리 터너] 미국이 북한 주민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고, 그들의 안녕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북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권리를 존중하고 북한 사람들의 존엄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북한 정권에는, 우리가 여전히 북한 사람들을 위하고 있고, 인권에 관한 대화에 열려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번영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권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매우 희망하며, 그날을 고대합니다. 미국의 인권 기록에 관한 질문도 기꺼이 받을 것이며, 북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대화에 참여하겠습니다.

 

[기자] ,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의 대담이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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