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교역중심’ 신의주, ‘관광’ 삼지연만 환해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4.02.08
심야 ‘교역중심’ 신의주, ‘관광’ 삼지연만 환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운영하는 JPSS(Joint Polar-orbiting Satellite System) 인공위성이 지난 2월 6일 새벽 1시 30분에 촬영한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의 모습. 새벽 시간임에도 압록강을 사이로 단둥과 신의주 세관 일대에서 환한 불빛이 감지됐다. 북∙중 교역에 관한 활동이 분주한 것으로 보인다.
/ SNPP VIIRS (해상도 460m) Analyzed by RFA,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앵커: 지난 6일 새벽, 북한 전역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가운데 북한 평양과 신의주, 삼지연에만 불빛이 감지됐습니다.

 

특히 중국 단둥 세관을 중심으로 압록강철교를 따라 신의주시 일부 지역과 의주비행장에서 불빛이 감지됐는데, 음력설과 광명성절을 앞두고 북중간 교역에 관한 야간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삼지연시의 베개봉스키장과 호텔, 기차역과 일부 시내에서도 빛이 보이면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준비 작업일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단둥 세관 중심으로 압록강철교, 의주비행장에 불빛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운영하는 인공위성JPSS(Joint Polar-orbiting Satellite System)가 지난 2월 6일 새벽 1시 30분에 촬영한 한반도의 야경 사진.

 

한국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불빛이 환하게 비춘 반면, 북한은 전국 대부분이 깜깜한 어둠에 잠겨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불빛이 감지된 지역은 수도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 그리고 양강도 삼지연이 유일합니다.  

 

중국 단둥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신의주 지역을 살펴보니 중국에서는 단둥 세관 두 곳을 중심으로 밝고 강한 조도(단위 면적, 단위 시간에 받는 빛의 양)의 빛무리가 압록강을 따라 띠를 이루고 있고, 북한에는 압록강철교와 남신의주역을 잇는 철길을 따라 빛이 감지됐습니다. 특히 영상에 나타난 붉은색은 강한 빛을 뜻하는데, 단둥 세관을 중심으로 붉은색과 주황색을 띤 겁니다. 

 

영상을 분석한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특히 세관에서 환하게 불을 켜놓고 야간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성학] (북한) 신의주를 살펴보니까 단둥-신의주 세관을 중심으로 그 일대가 밝은 빛을 띠고 있는데, 이는 압록강철교를 이용해서 단둥-신의주간에 물류 교역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혹시 김정은 총비서의 선물이 들어간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그는 압록강철교에서 약 14km 떨어진 의주비행장에서도 약한 불빛이 감지됐는데, 아마도 단둥에서 열차로 들여온 화물에 대한 검역과 방역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음력설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앞두고 북중 간에 물자 교류를 위한 야간 운송 작업일 수 있다는 겁니다.  

 

양강도 삼지연에도 베개봉스키장을 비롯해 빙상장과 삼지연 제1호텔 등을 중심으로 빛이 보이면서 관광객 맞을 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또 삼지연 시내와 철도역에도 불을 밝히면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벌이를 본격화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정 연구위원은 분석했습니다. 

 

[정성학] 삼지연시를 중심으로 그 일대에 환하게 불을 밝혀놨는데, 백두산 관광지구의 관광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서 관련 시설들, 즉 스키장과 호텔, 빙상장 등의 시설을 개보수하고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위해 밤에 불을 켜 놓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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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 삼지연에도 호텔과 빙상장을 중심으로 불빛이 감지됐다. 이곳에 있는 베개봉 스키장은 이미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됐다. / SNPP VIIRS (해상도 460m) Analyzed by RFA,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실제로 북한은 오는 2월 9일부터 12일까지 3박 4일간 일정으로 러시아 관광객 100여 명을 모집했으며, 이들은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베개봉스키장도 스키장 일대에 눈이 많이 쌓여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이 가능한 상태로 파악된 바 있습니다.

 

특히 2020년 1월부터 관광객 입국을 금지해 온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관광객을 맞이하면서 관광 재개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삼지연시 베개봉스키장도 관광객 유치 준비가 한창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반도 야간 사진, 남북 간 극명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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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운영하는 JPSS(Joint Polar-orbiting Satellite System) 인공위성이 지난 2월 6일 새벽 1시 30분에 촬영한 한반도 야경. 한국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환한 불빛이 감지됐지만, 북한은 평양과 신의주, 삼지연을 제외하고는 전국이 암흑으로 덮여 있어 여전히 심각한 전력난을 보여주고 있다. / SNPP VIIRS (해상도 460m) Analyzed by RFA,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지난 6일 새벽에 촬영한 한반도의 야간 사진은 북한의 극심한 전력난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한국은 전국 주요 도시에서 빛을 발하고 있고 특히 서울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지만, 북한은 전국이 암흑으로 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우선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북한의 수도 평양도 서울의 불빛과 비교하면 작은 점에 불과합니다.

 

이는 자유아시아방송이 2010년에 분석한 한반도 야간사진과 비교해도 북한의 전력 사정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촬영한 한반도 야간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의 전력난은 아직 큰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미국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31일 자신의 인터넷사회연결망에 한반도 야간사진을 올리며 한 국가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로 나누고 70년 뒤에 확인해보자고 언급해 화제가 됐는데, 이는 한국전쟁 이후 약 70년 만에 달라진 남북한의 상황을 비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또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프펠드 전 국방장관도 한반도의 야간 위성사진에 대해 “한국은 밤에도 밝은 불빛으로 눈이 부시지만, 북한은 칠흑 같은 어둠에 쌓여 있다”면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민족인 한국과 북한이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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