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비욘드 유토피아’ 그후... “아들 생사만 겨우 확인”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4.06.18
[여성인터뷰] ‘비욘드 유토피아’ 그후... “아들 생사만 겨우 확인” 지난 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뉴코리아여성연합’의 이소연 대표.
/RFA PHOTO

앵커: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 북송된 이소연 씨 아들의 사연이 다큐멘터리(기록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를 통해 소개됐고, 이를 통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영화가 상영된 이후 브로커를 통해 아들의 생사만 확인하는 정도라고 이 씨는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정권에 의해 아들을 잃은 신디 웜비어 씨의 슬픔에 공감하며, 함께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알리고 있는데요. 서혜준 기자가 최근 미국 뉴욕을 찾은 북한인권단체뉴코리아여성연합의 이소연 대표를 만났습니다.

 

아들 외에 제2, 3의 피해자 없게 할 것

 

[기자] 이소연 대표님 오랜만에 다시 만나뵙게 돼 반갑습니다. 출연하신 다큐멘터리(기록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그 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소연] 비욘드 유토피아기록 영화에는 자유의 땅으로 데려오지 못하고, 강제 북송 당한 이후 수용소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제 아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사실 저는 브로커들에게 의지해 아들의 생사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고, 언젠가는 북한 당국이 정말 각성을 해서 우리 인권 침해 안 했어라며 제 아들을 집에만 돌려보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북한 당국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 저는 그간비욘드 유토피아영화 시사회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 행위 또는 제 아들의 실상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 토크 콘서트, 세미나, 자유포럼 등에 계속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6 16일은 아들이 감옥에 간 지 만 4년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어요. 희망을 주시고 용기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비욘드 유토피아영화와 함께 전 세계를 다니면서저 혼자만 우리 아들을 위해서 싸우고 있지 않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 동참해 주시고, 희망을 주시고, 용기를 주신다라는 것 때문에 앞으로도 아들을 위해서 제가 끊임없이 이런 활동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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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가 탈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를 방영했다. /BBC 홈페이지 캡쳐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분들이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실태에 대해 알게 됐고 이에 따른 크고 작은 변화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 대표님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이소연] ‘비욘드 유토피아’ 영화는 저 이소연과 제 아들 한정청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지속적이고 현재진행형인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행위가 그 영화를 통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엄마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2, 3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또는 그러한 피해 사실들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는 그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권 활동에 이제는 맨 앞에 선 사람이라는 사명감도 생겼습니다. 그래서비욘드 유토피아영화뿐만 아니라 제가 하는 북한의 인권 탄압 행위와 만행을 알리는 활동들이 아마도 제 아들 뒤에 따라오는 제2, 3의 피해자 또는 현재 북한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 행위들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주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북한 정권에 아들을 잃은 두 엄마의 슬픔

 

[기자] 한국에서 활동하시다가 이번에 미국 뉴욕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소연] 북한 정권에 의해 아들을 잃었다는 공통점 때문에 오토 웜비어 씨 가족인 신디 웜비어 여사랑 이메일을 주고받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위로하다가 제 아들이 출연한비욘드 유토피아영화를 제가 추천해 드렸어요. (웜비어 여사)가 그 영화를 보고 저에게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가 용기를 가집시다이렇게 이메일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웜비어 여사와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오토 웜비어 씨의 기일이 6 19일이잖아요. 이제는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북한 정권이 단 한 번의 사과도 하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제가 신디 웜비어 여사에게 만나고 싶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사님께서 지금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함께할 수는 없지만, 뉴욕에서 오토 웜비어를 기리는 행사를 같이 계획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웜비어 여사와 많은 연락을 주고받던 중에 오토 웜비어 씨의 기일도 추모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저도 아직 아들을 눈앞에서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행위를 알려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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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유토피아' 한 장면. /영상 캡쳐

 

[기자] 주유엔 북한대사관 앞 거리의 이름을오토 웜비어 길로 명명하자는 조례안 통과를 촉구하셨는데요.

 

[이소연] 네, 제가 오기 전에 뉴욕시 의원 51명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은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행위가 중심이긴 하지만 그 인권 탄압에 의해 희생된 오토 웜비어 씨를 늘 우리가 기억할 수 있도록오토 웜비어 길제정을 빨리 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지금의세컨드 에비뉴거리를오토 웜비어 길로 제정해 준다면 아마 북한대표부나 북한 당국은 서신을 주고받을 때 또는 북한대표부 이름을 쓸 때마다오토 웜비어 길을 주소로 쓸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면 자기들이 오토 웜비어를 죽였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기억하기 싫은인권 탄압 행위 가해자라는 것을 아마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최근에는 대한민국을 향해 오물을 투척하는 비정상적인 집단임을 간과하지 말고,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있는 이 맨해튼 거리를오토 웜비어 길로 지정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이 한마음이 돼서 빨리 조례안이 시행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사실 손수건을 준비했어요. 손수건에는 참 많은 의미가 있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하는 것이 손수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손수건에다 오토 웜비어 씨를 꼭 기억하자는 문구를 새겨서 오늘 몇백 장을 뉴욕 시민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 손수건을 신디 여사한테 보여주니까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행사에 대한 것도 웜비어 여사와 주고받을 거고요. 올 연말에는 함께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기자] ,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뉴코리아여성연합의 이소연 대표와의 대담이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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