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발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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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건강하게 삽시다.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외출을 할 때는 속옷과 겉옷을 몇 겹을 입고 장갑에 모자까지 써보지만 별 소용이 없는듯합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이 겨울을 보내고 계시는지요? 오늘은 겨울철에 우리를 괴롭히는 질병 중 하나인 동상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동의사 강유 선생님입니다.

이:

안녕하세요?

강:

네. 안녕하십니까?

이:

요즘 날씨로 봐선 올겨울 추위가 쉽게 물러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은 겨울철 대비 잘하셨는지요?

강:

네, 제가 사는 부산은 날이 따뜻한 편인데도 올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여러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대 소한에 얼어 죽는 사람은 장사지내지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왜 죽은 사람을 땅에 묻지 말라 했는가 하면 겨울 중에서도 특히 대소한은 몹시 추운 시기여서 추위에 맞게 몸 관리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얼어 죽어도 할 말이 없다 하고 해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보통 겨울에는 감기 환자가 많은 데 북한에선 어땠습니까?

강:

북한에도 겨울철이면 감기환자가 많습니다. 그러나 감기는 쉽게 치료가 되지만 동상은 한번 걸리기만 하면 일생 고생하는 질병이지요. 내가 북한에 있을 당시까지는 사람이 얼어 죽었다는 말은 없어도 동상을 입은 환자들은 많았습니다. 특히 강원도에서나 고지대에서 군 복무를 한 청년들에게서 여러 부위의 동상이 많았습니다. 그중에도 발에 동상 입은 사람이 제일 많았습니다.


이:

발 동상 환자가 많았다고 하셨는데 주로 동상이 생기는 부위는 어딘가요?


강:

동상은 사람 몸의 말단 부위인 발과 손, 그리고 노출 부위인 얼굴에서 코, 뺨, 귀에 제일 많이 생깁니다. 동상은 동상 입은 정도에 따라서 말초신경을 마비시키고 혈액순환에 장애를 주어 피부가 썩는 괴저로 변하는데 그 부분을 절단하지 않으면 계속 상행하여 감염이 형성 되어 나중에 생명까지 위험해집니다.

: 동상에도 정도에 따라 구분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강:

네 3단계로 구분을 합니다. 1도 동상 때는 동상 부위에 출혈과 작열감, 붓기와 소양감이 있습니다.

이:

소양감이 뭔가요?

강:

네 소양감이란 의학적인 용어로써 동상 입은 부위가 가려우면서 화끈 단감과 부풀어 오르는 감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2도 동상 때는 1도 동상 때의 증상 외에 동상 부위에 물집이 생기고 3도 때는 동상된 조직이 괴사 및 궤양이 생깁니다. 오늘 주제인 발의 동상은 1도에서부터 3도까지 동상이 다 포함됩니다.

이:

그러면 발에 동상이 오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부터 말씀을 해주시죠.

강:

네, 발은 신체에서 운동 부하가 많은 반면에 심장에서 제일 멀리 있는 부위여서 혈액순환이 더디게 진행되는 까닭에 동상에 걸리기 쉽습니다. 발은 걸을 때 땀이 나게 되는데 그 땀으로 하여 신발 안은 습기가 차서 항상 눅눅하기 때문에 겨울에 동상을 입을 확률이 제일 높습니다.

이:

그래서 군대에 가면 선임병들이 항상 발을 청결히 하고 행군을 할 때는 양말을 갈아신을 수 있도록 여분을 챙기라고 하는 거군요.

강:

네 맞습니다.

이:

발 동상에 걸리면 어떤 증세가 있는지요?

강:

처음에는 피부색이 창백하고 감각이 둔해집니다. 동상 입은 곳을 손으로 눌러도 감각이 없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즉시에 신발을 벗고 눈이나 찬물로 발을 비벼주어 한기를 뽑아주어야 합니다. 발이 시리다고 불에 쬐거나 더운물로 씻으면 동상을 입은 발이면 신경마비와 혈액순환장애 그리고 피부가 괴사 됩니다.

이:

더운물이나 불을 피하라는 것이 쉽게 이해되질 않는데 보충 설명이 필요할 듯합니다.

강:

네. 내가 홍원읍 읍 종합 진료소 동의과장으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강원도 철원 쪽에서 군 복무하던 청년이 발에 동상을 입고 군부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제대해 고향인 홍원에 왔습니다. 내가 담당한 인민반이어서 오후에 심방을 갔는데 환자의 집에서는 근심걱정으로 한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이제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에 불구가 되는 것이 안타까워서 온 집안이 기죽어 있었습니다. 환자는 군대 병원에서 가져온 모르핀 주사로 아픔을 진정시키면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인사를 나누고 상처를 조심조심 헤쳐 보았습니다.


이:

상태가 심했나요?


강:

네. 꺼멓게 죽어가는 발가락에서는 살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발은 발목까지 퉁퉁 부어서 손으로 누르면 자리가 났습니다. 환자에게 동상을 입은 경위와 군부대에서 치료받은 정형을 자세히 물어보았습니다. 소한이 지난 어느 날 잠복근무를 나갔다가 발에 동상을 입었는데 군 동료들이 동상 부위를 뜨거운 물에 담그도록 한 것이 화근이 돼 상처가 날이 갈수록 험하게 번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군대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염증을 없애기 위한 외과적 처치와 항생제를 투입하고 동상 연고를 상처에 발라주었지만 괴사한 발가락을 절단하지 않으면 안 되게 상처는 날이 갈수록 더 크게 번졌던 겁니다. 환자가 절단술을 해도 집에 가서 하겠다고 고집해서 집으로 제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발가락 절단밖에는 방법이 없었나요?

강:

네. 절단하는 것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냥 두었다가는 발목을 절단하든지 아니면 동상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동상에는 민간요법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나는 환자에게 괴사한 발가락을 절단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하다고 병 상태를 설명하고 홍원군병원에 유능한 외과의사 선생이 있어 이런 수술은 쉽게 할 수 있다고 환자와 그 가족을 설득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야 그 가족은 수술을 받는 데 동의했고 군병원 외과에 입원시켜 수술하는 것을 제가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

수술은 잘됐습니까?

강:

네. 열 발가락 중에서 여섯 발가락은 완전 절단하고 나머지 네 발가락은 한마디씩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동상에 대한 상식이 없는 관계로 한 청년이 불구자가 되었습니다.

이:

정말 동상을 우습게 생각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강 :

동상을 예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우선 예비 양말을 준비하였다가 발에 땀이 나서 양말에 습기가 있으면 마른 양말로 갈아 신어야 합니다. 신발 깔창도 항상 예비를 준비했다가 갈아 신어야 합니다. 신발의 깔창에 제일 좋은 것은 사람의 머리칼인데 머리칼을 신발에 깔면 습기가 돌지 않아서 동상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잘 말린 옥수수 이삭 껍질로 신발 깔창모양으로 만들어서 여러 개를 가지고 다니면서 갈아 신으면 동상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발의 동상을 예방하려면 작은 신발을 신으면 안 됩니다. 신발 깔개를 깔고도 양말을 두 개 정도 신을 수 있을 만 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발이 동상 당했다면(1도 동상 때) 즉시에 눈이나 찬물에 발을 잠그고 마사지를 해주어 혈액순환이 되게 해야 합니다. 피 순환이 회복되면 발 색깔이 붉어지고 온감이 있고 아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동상에 걸리면 일단 피가 잘 돌 수 있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듯한데 어떤 방법이 제일 좋겠습니까?

강: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서는 소주를 따뜻하게 덥혀서 2-3잔(100미리 리터 정도) 음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동상 처에는 민간에서 많이 사용하는 오소리 기름이 좋습니다. 오소리 기름은 동상처가 괴저 되는 것과 손상된 피부가 죄여 드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든 동상에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동상 치료에 사용되는 민간요법도 알려주시죠.

강:

네. 서목태(한약재로 쓰이는 약 콩의 이름)나 두부콩을 담은 자루 속에 발을 넣고 1시간가량 있는데 하루에 2-3회씩 3-4일 계속합니다.

중증인 2도나 3도 동상일 때는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동상은 치료를 잘못하면 동상처가 괴사로 이어지고 그것이 감염으로 번지기 때문에 단순하게 동상 고약이나 외용약에만 의지하지 말고 민간요법과 함께 항생제를 투입해야 합니다.

동상은 동상 1도에서는 치료가 잘 되지만 동상 2도와 3도는 치료가 잘 안 되면서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신중하게 치료해야 합니다.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날씨가 갈수록 더욱더 차지는 올해 겨울에는 한 사람의 동상환자도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손과 얼굴의 동상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선생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이: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겨울철 많이 생기는 발 동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동의사 강유 선생님 지행에는 저 이 진서였습니다. 여러분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