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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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안녕하세요.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거리에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이 사방에 피어나 보기에도 색이 다양해 마음도 화사해집니다. 봄에 나온 식물은 대부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3회에 걸쳐 나물이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오늘도 도움 말씀에는 동의사 강유 선생님입니다.

이:

안녕하세요.


강:

네, 안녕하세요.

이:

봄이 되면 입맛을 돋우는 봄나물 우리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요.

강:

그렇습니다. 청명이 지나면 북한의 고산지대를 제외하고는 눈 녹은 양지쪽에 봄나물이 파릇파릇 돋아나지요. 엄혹한 겨울을 이겨낸 새싹엔 사람의 몸에 좋은 많은 영양분이 많아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봄나물을 많이 캤나 봐요. 그래서 나물 캐는 모습을 담은 봄 노래나 그림이 많은가 봅니다. 중국에도 민요가 많지만 봄나물을 캐는 모습을 담은 노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봄나물을 떠올리면 7남매 맏아들로 자라면서 배고프던 생각과 봄이면 식량이 떨어져서 산나물을 뜯으려 산으로 다니던 일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중학생 시절엔 여학생들 보기가 창피해 새벽에 동생들을 데리고 나물 캐려 산에 갔습니다.

이:

남한의 한의사와 달리 북한에선 동의사가 직접 약초를 캐고 그런다죠?

강:

북한에서는 의료일꾼들이 봄과 가을만 아니라 여름에도 약초 채취를 하는데 일 년에 60일 정도는 약초 채취와 약초 재배에 동원되어야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산나물이면서도 곧 한약재로 되는 봄나물을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봄나물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겠는지요?


강:

봄나물에는 많은 영양분이 있습니다. 특히 봄에 일찍 돋는 새싹에는 많은 비타민이 들어 있어 춘곤증을 풀어주는데도 좋지만 영양을 보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북한에서처럼 먹는 음식이 다양하지 못하고 겨울 내내 김치 한가지만으로 밥반찬을 해온 사람에게는 봄나물이야말로 보양식이라 할 정도로 영양이 높은 식품입니다.

이:

그런데 자칫 독풀을 먹고 탈이 나는 사람도 있잖습니까?


강:

네, 맞습니다. 4-5월에 돋아나는 백가지 풀은 독이 없지만 일부 나무 싹이나 고구마 싹과 감자 싹은 독이 있습니다. 그것은 식물도 자기의 싹을 보호하고 번식하기 위해 동물이 자기 싹을 잘라 먹지 못하게 하기위한 보호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물의 싹은 한 번 잘리고 나면 꽃도 피지 못하고 열매도 맺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봄에 먹어서는 안되는 풀에 대해 언급을 해주셨는데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시겠습니까?


강:

봄나물과 관련된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아사자가 가장 많았던 1997년 봄이었습니다. 춘궁에 끼니 보탬을 하려고 집집이 조그마한 뙈기밭에 너나없이 감자를 심었지요. 내가 진료소장으로 있던 구역에도 텃밭이 있는 집에선 모두 감자를 심었습니다.

감자 싹이 자라서 한 뼘만치 되었을까할 때 이 씨 할머니께서는 산이나 들에 가서 나물 뜯을 기력이 없어 텃밭의 감자 순을 뜯어 거기에 소금을 조금 두고 끓여서 드시었는데 중독이 왔습니다. 내가 왕진을 갔을 때는 얼굴이 팅팅 붓고 혀까지 꼬여서 말도 못하고 의식이 없었습니다. 감자 싹에는 청산가리와 근사한 독성이 있다는 것을 할머니가 알지 못하고 그냥 끓여서 먹은 것이 중독이 되어 끝내는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산과 들에서 나물을 많이 캤지만 텃밭의 감자 순을 먹는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아마도 이런 독성 때문에 감자 순을 나물로 취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양이 결핍하고 면역력이 낮은 조건에서는 조그마한 독성도 해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아시고 나무순이나 감자 순, 고구마 순과 독미나리, 그리고 봄에 돋는 버섯 같은 것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이:

봄나물에 대한 상식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강:

네, 봄나물은 생것으로 먹는 것이 좋으며 만약 데치려면 살짝 데쳐서 나물에 함유하고 있는 영양 성분을 보존하여 반찬을 만들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북한에서 땅만 녹으면 캘 수 있는 나물 종류가 많지만 그중에서 식용에 보탬이 되는 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식용에 보탬이 되는 것 중에 첫째는 칡뿌리(갈근)입니다. 칡은 북한의 모든 산과 산기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으며 모르면 어르신들에게 문의하면 곧 알 수 있는 한약재로도 되고 식용이 되는 산나물입니다. 칡뿌리는 땅속 깊이 뻗어나가기 때문에 채취가 힘들지만 큰 뿌리 하나면 수십 킬로그램이 되기에 식용으로 이용하는데 매우 편리합니다.

칡에는 간장의 해독 기능을 높여 주는 성분과 몸의 열을 내려주는 성분, 그리고 진통 작용과 진액이 생기게 하는 여러 가지 약 성분이 있어 한약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칡에 있는 녹말은 식용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이:

칡뿌리는 어떻게 해서 먹을 수 있나요?


강:

칡뿌리를 잘게 쪼개어 말린 다음 가루 내어 그릇에 담고 거기에 칡뿌리의 세 배 정도의 물을 두고 2시간마다 한 번씩 휘저어 주면서 2일간 방치하면 하얀 앙금이 그릇 밑바닥에 깔립니다. 그 앙금을 회수하여 맑은 물에 1일 정도 우린 후 옥수수 가루에 썩어서 국수를 만들면 먹기도 좋고 식용 보탬도 되며 몸의 원기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는 생 칡뿌리를 잘게 쪼개어서 망으로 간 다음 그것을 큰 그릇에 담고 거기에 물을 적당하게 붓고 나서 내버려두면 녹마가 그릇 밑에 하얗게 깔립니다.


이:

칡뿌리 녹마는 그냥 버리는지요?


강:

칡뿌리 녹마는 산나물로 국을 끓이거나 잡채를 만들 때 사용하면 반찬의 맛도 더 살리고 윤택하게 합니다. 산나물로 국을 끓일 때는 국물이 다 끓을 때 살짝 데친 산나물을 넣고 간을 맞춘 후 인차 그릇에 담는 것이 좋습니다. 산나물을 오랫동안 끓이면 영양 성분이 모두 휘발되고 섬유질만 남습니다.

산나물은 쓴맛이나 나물의 독을 우리기 위하여 끓는 물에 잠깐 넣었다가 꺼낸 후 물에 담가 3-4시간 정도 방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독이 없는 나물은 살짝 데치거나 생것을 깨끗이 다듬어서 식용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래야 산나물에 있는 영양성분을 한 점 허실도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칡뿌리 말고 봄철 식용으로 쓸 수 있는 것은 또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강:

느릅나무 뿌리 껍질(유근 피)이 있습니다. 느릅나무는 북한의 산골짜기와 산기슭에 분포되어 있는데 4월 중에 뿌리를 캐서 겉껍질을 채취하여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가루 내어 옥수수 가루나 밀가루에 썩어 국수나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느릅나무 껍질에는 소염, 이뇨, 기침 멎이 작용이 있습니다. 느릅나무 마른 껍질 50그램에 물200밀리리터를 두고 달여서 몸이 붓거나 오줌이 잘 나가지 않을 때와 요도염, 변비, 기침, 부스럼, 젖 앓이에 민간요법으로 사용합니다.

남한에서 탈북자들이 설립한 백두식품회사에서는 느릅뿌리 껍질 가루로 참느릅 냉면 육수, 느릅 냉면, 느릅 찐방, 그리고 느릅차는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정착하기 어려운 남한에서 이들은 청정식품과 자연식품을 선호하는 주민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북한의 고유한 식품 중에서 누구나 눈여겨 보지도 않는 자연식이고 청정식인 느릅뿌리 껍질에 생각을 모으고 연구와 끈질긴 노력 끝에 창업에 성공하여 자기의 유통망을 확보하여 사회적인 기업이라는 노동부 장관의 인증서까지 받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이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은 국내 주요 홍보매체에서 방영하였으며 지금은 맛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일본에 상품을 수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느릅나무 뿌리껍질에는 사람의 몸에 좋은 영양분이 들어 있어 식품 생산과 그 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의 식품 시장에서 건강식으로 청정식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영토의 70%를 차지하는 산에는 무진장한 약초와 나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오염을 모르고 자란 봄나물을 잘 이용하면 식량이 결핍하여 아사자가 속출하는 북한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봄철 건강관리를 잘하는 데는 운동만이 아니라 봄에 나는 여러 가지 나물로 우리 몸의 영양을 보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봄나물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이: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동 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이진서였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