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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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주위에 보면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서 옷을 겹겹이 끼어 입고도 춥다고 엄살을 부리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이는 저렇게 얇은 옷을 입고 어떻게 견디나 싶기도 한데요. 오늘은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와 건강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를 전화연결 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봉희 한의사: 기자님 안녕하세요?

기자: 건강한 사람이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까?

한봉희 한의사: 환자들 중에 보면 건강한 것 같은데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시리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예외 없이 배가 차고 속이 냉하고 하복부에 가스가 찬다고 말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나 젊은 사람은 추위를 많이 타지 않는데 나이가 들면서 추위를 타게 됩니다. 우리 몸의 오장육부가 식어가는 거죠.

복부는 우리 몸의 보일러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복부의 내장온도가 40도~45도 미만이 되면 면역력이 좋아져서 질병에 잘걸리지 않고 소화력도 좋아지고 신체 활성도가 높아집니다. 그런데 40도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추위를 타게 되고 손발이 시리고 소화도 잘안되고 자주 복부팽만감이나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두통과 어깨결림 증상도 나타나게 됩니다.

내장 온도 1도가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감소되고, 반면에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 몸에서 내장온도가 매우 중요하고 복부 보일러가 불을 잘 때야 사지 말단으로 열이 전달되어 수족이 따뜻해지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설명하면 음양의 균형이 깨져서 초래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위를 많이 탄다는 것은 양이 쇠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음양의 균형을 바로잡아 준다면 몸은 다시 정상적인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자: 어릴 때 인삼을 많이 먹은 사람은 몸에 열이 많아 추위를 안탄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한봉희 한의사: 먼저 인삼에 대하여 잘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먼저 인삼에 대한 효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삼을 보약으로 알고 계시죠? 인삼은 보기약 즉 몸의 기를 보하는 약으로써 비와 폐, 심경에 들어가 비장, 폐장, 심장을 보하는 보약이 됩니다. 그래서 원기를 보하고 진액을 생성하여 갈증을 멈추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지혜를 더해주고 심지어 기의 허손으로 구급 상태에 빠졌을 때 기허증상에 유효하게 적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인삼은 기허증과 비위기허, 폐기부족, 심신불안 등에 양호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대량의 출혈이나 구토로 인한 허탈증에 쓰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체에서 혈을 끌고 다니는 것이 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가 멈추면 혈도 멈추고 기가 돌면 혈이 흐르기 때문에 생기가 돌게 됩니다. 실제로 ‘기가 막힌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기가 막혔다는 것은 혈이 막혔다는 것을 의미하고 혈이 막히면 의식을 잃기도 하고 죽기도 하죠. 여기서 기는 양에 속하고 혈은 음에 속하게 됩니다.

양적인 기운이 줄어들면 혈도 구석구석 인체에서 영양을 공급하고 체온조절도 해야 되고 노폐물도 수거해야 되는데 이런 기능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장출혈이나 치질, 위하수, 자궁하수 등 아래로 처지고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모두 기가 빠지기 때문에 원기를 보충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치료가 됩니다.

기자: 인삼은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 겁니까?

한봉희 한의사: 인삼은 인체의 양적인 기운을 보강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삼을 복용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열이 나게 되면서 빨리 회복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 같은 경우 그러잖아도 양기가 많은 순양지체들인데 매우 건강한 아이에게 인삼을 쓰면 가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혹 장이 약하게 태어나 늘 병에 자주 걸리거나 기운 없어 하는 아이들인 경우 인삼을 쓰면 몸이 따뜻해지고 기가 보양 되면서 추위를 안타고 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소양인은 인삼을 쓰면 오히려 두통이나 얼굴이 벌겋게 되거나 불면증, 혈압상승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삼은 몸이 차고 냉한 소음인에게 잘맞기 때문에 소음인들은 큰 효과를 보게 됩니다. 만약 소양인인데 꼭 인삼을 써야 한다면 만삼으로 대체하거나 맥문동, 천문동을 배합하여 복용하거나, 사삼을 대체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특히 인삼은 소양인 출산부가 쓰게 되면 산모의 젖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해삼으로 대체하여 쓰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인삼을 쓰더라도 잘알고 쓰면 큰 낭패를 보지 않게 되므로 전문가에게 상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 겨울에 태어난 사람보다 추위를 많이 탄다는데 태어난 계절과 연관이 있나요?

한봉희 한의사: 사람은 태어날 때 자연의 기운을 받고 태어납니다. 우리가 사주를 보잖아요. 사주는 태어난 시간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되는 그런 것 처럼, 시간 뿐 아니라 장소, 계절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기가 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이 세상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운을 평생 가지고 가는 것인데요. 자연 속에 인간의 삶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에는 사계절이 존재하고 각각의 계절마다 기온 차가 다르듯이 자연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사람도 이러한 기운을 받고 태어나게 됩니다.

중국의 드넓은 평야에서 자란 사람들과 우리나라 처럼 산이 많은 지형에서 자란 사람은 기가 다르다고 하죠. 평야보다 산지가 그 기가 쎄기 때문에 우리 한국 사람은 의지가 강하고 고집도 세고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기도 하고 정의감이 강하다고 하죠. 또한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1년 내내 여름인 나라보다 계절의 서로 다른 영향을 받아서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도 많고 논쟁도 끊임없고 성격도 급한사람, 느긋한 사람, 완만한 사람, 화평한 사람 등 다양합니다.

겨울은 여름보다 기온이 낮아 춥기 때문에 혈관이 수축되고 잘 순환이 되지 못해 태어나는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은 체온을 조절하는 인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당연히 계절과 연관이 있습니다.

기자: 추위를 심하게 타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민간요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봉희 한의사: 추위를 심하게 타는 사람들은 음식도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특히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 중에 소음인들이 많은데요. 인삼이나 대추, 생강, 육계, 황기, 마, 호두, 꿀과 같은 것이 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음적인 성질을 가진 야채나 과일, 육류보다는 양적인 성질과 기운을 가진 것들이 좋은데요. 육류는 돼지고기 보다는 닭고기나 오리 고기 같은 것이 좋습니다. 또한 찜질을 통한 민간요법도 있는데요. 모래나 솔잎, 동물 가죽 등을 천연물 상태 그대로 쓰거나 덥혀서 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동물 가죽을 많이 썼지만 이제는 동물 보호로 가죽을 잘 안쓰죠. 모래나 솔잎을 달구거나 쪄서 복부나 몸 전체에 감싸 덮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사우나에서 온탕욕을 하거나 찜질방에 들어가면 온몸을 뜨끈뜨끈하게 할 수 있는데요. 북한은 온천을 잘 활용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이렇게 추운 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말로 정리해 주시죠.

한봉희 한의사: 기온이 낮으면 체온도 함께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추위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곳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동상을 입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겨울은 한국과 달리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동상을 입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저도 북한에서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할 때 겨울에 늘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볼은 찬데 방에 들어오면 빨갛게 되고 발은 얼어서 늘 부어 있고 순환이 안되다 보니 가렵기까지 하였는데, 친구가 검정콩 속에 발을 넣으면 동상이 치료된다고 하여 버선안에 검은 콩을 넣은 채로 기숙사에서 신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별로 효과는 없었지만 심리적 안정을 취했던 것 같습니다. 암튼, 이 추운 겨울을 이겨 내야 할 여러분들이 많이 걱정되는 하루입니다. 부디 몸 조심하시고 빨리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봉희 한의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우리가 느끼는 체감 온도와 건강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의 도움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이진서였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