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수해와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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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압록강변 일대가 범람해 북한주민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과 농경지 침수와 철도 도로 등의 유실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어 보이는데요. 가장 힘든 것은 매일 마시는 물부족이 아닐까 합니다. 큰물난리가 나서 온천지가 물에 잠겼는데 정작 마실물이 부족하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홍수 뒤 조심해야 할 전염병과 관련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를 전화연결 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봉희 한의사: 네, 기자님 안녕하세요.

기자: 수해를 입은 후 전염병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하는데 정리를 해주시죠.

한봉희 한의사: 일단 수해가 발생하면 하천범람, 침수 등으로 감염 매개체의 관리가 어렵고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워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7월 말에 신의주와 의주군 주민 5천여명이 고립되는 상황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풍수해 감염병은 자연재해로 주로 발생하는데, 재해 복구가 지연될 수록 더욱더 확대되기 때문에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장마철에 주로 발생하는 감염병은 미생물이 물을 통해 전파되는 질병과 모기를 통한 질병 그리고 접촉성 피부염과 파상풍, 안과 감염병을 들수 있습니다.

폭풍과 홍수는 물을 오염시켜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데요. 콜레라, 편모충증, A형간염 등의 질병을 유행 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집중호우 이후 물웅덩이가 많아져서 모기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기온이 상승해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 지기 때문에 모기 매개 질병인 뎅기열, 말라리아,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모기에 한번 물리면 가려워서 계속 긁다보면 더 큰 상처를 만들어 2차 감염이 우려되고 파상풍까지 가게 되죠.

또한 접촉성 피부염 및 기타 피부 감염이 생기는데요. 오염된 물이나 화학물질과의 접촉으로 인해 피부에 자극과 염증이 발생하고 진균감염으로 습기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무좀이나 백선과 같은 곰팡이 감염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자: 여름에는 흔히 모기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데 비가 온 뒤 모기는 특히 조심을 해야 겠네요.

한봉희 한의사: 저도 북한에서 장마철에 모기한테 물렸다가 상처가 낫지 않아 6개월 이상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바를만한 약도 없었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항생제는 더욱더 구하기 어려웠죠. 상처는 자꾸 덧나면서 아물지 않아서 진물이 흘러나와 애먹었습니다.

장마철에 모기나 벌레에 물렸거나 긁힌 상처가 잘낫지 않고 덧나는 경우 바닷가 근처에 산다면 바닷물에 담그고 있으면 상처가 빨리 회복되기도 합니다. 이런 것도 잘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기자: 눅눅한 환경에서 곰팡이균이 번식하고 퍼지기 쉬운데 이에대한 대책은 뭘까요?

한봉희 한의사: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기 때문에 빨래를 해도 잘마르지 않고 눅눅한 상태가 며칠 가는데요. 시원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면 좋겠지만 그런 조건이 안된다면 더운 여름이지만 가끔씩 불을 때서 습기를 제거 해주셔야 합니다.

더워서 대부분 밖에서 화로불을 피워 저녁을 하는데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집안에 불을 때서 눅눅한 습기를 제거해 주어 뽀송뽀송하게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땔감 구하기도 어려워 그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암튼, 통풍을 시켜주는 것도 좋고 곰팡이가 보이면 바로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시고 더 번식을 하지 못하게 해야되겠죠.

기자: 물과 음식을 먹은 후 열이 나고 토하고 설사를 한다면 어떤 조치부터 해야 합니까?

한봉희 한의사: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탈이 났는데 특별한 약이 없을 경우 양쪽 손끝, 발끝을 따서 피를 짜내주는 사혈요법을 쓰면 다소 열이 내리기도 합니다. 구토와 설사가 심하면 체내 수분이 계속 빠져나가기 때문에 온몸에 힘이 빠지고 몸이 축 처지게 됩니다. 만약 설사에 피가 보이거나 발열, 구토 등의 전신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변이 거의 물 형태로 빠져 나가면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소금물을 타서 마시고 수분 보충을 하면서 따뜻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어야 합니다.

민간요법으로 감을 먹으면 설사를 어느 정도 멎게 해주는데요. 그후 설사가 좀 멎으면 미음이나 죽으로 부드럽게 음식을 해서 따뜻할 때 먹으면 좋고, 꿀이 있으면 찹쌀가루에 꿀을 넣어 잘 버무려 조금씩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기자: 물은 반드시 끓여 먹으라고 하는데 오염이 됐다고 의심이 되는 물도 끓여 먹으면 되는 겁니까?

한봉희 한의사: 우리 나라는 수돗물도 끓인 후 식혀서 마시는 것이 거의 생활화 되었고 대부분 사람들은 물을 사서 드시거나 집집마다 정수기가 다 있어서 정수기 물을 마시는데요. 수질이 좋아서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도 별탈이 없지만 그래도 더 좋은 물을 원하는 사람은 직접 정수한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이번에 휴가차 오스트랄리아에 여행 다녀왔는데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라고 하는데, 첫날 수돗물 안마시려고 버티다가 새벽녘에 어쩔 수 없이 마셨는데 약간의 소독약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먹고 아무 탈이 나지 않았습니다.

몇 년전에도 일본에 갔을 때도 호텔에 생수가 없어서 물어봤더니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해서 찝찝하지만 그대로 마셨어도 탈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수돗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수돗물에 지렁이가 같이 나올 때도 있었고, 소독되지 않은 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자그마한 제지 공장이 있었는데요. 거기에 물이 채워져 있는 탱크가 있어서 거기서 물을 길어다 끓여서 마신적이 있었습니다.

시커먼 물이 맑은 정신에는 정말 마실 수 없는 물이였는데 물을 구할 데가 없으니까 그런 물도 끓여서 마시게 되더군요. 아마 그대로 마셨으면 살아있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오염된 물이지만 오랫동안 끓여서 마셨기 때문에 별탈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물에 있는 균이 어떤 균인가에 따라 끓였어도 탈이 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열에 강한 세균인 황색 포도상구균은 80°C에서 30분간 가열하면 사멸되지만 장 독소인 엔트로톡신은 100°C에서 30분간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습니다.

결론은 오염된 물을 끓여서 마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자: 모든 것은 물로 씻으라고 하는데 깨끗한 물이 없을 경우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한봉희 한의사: 물은 생명수인데 산좋고 물좋은 북한에서 이런 깨끗한 물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운데요. 바닷가 근처에 산다면 바닷물을 이용하여 씻고, 더러운 물이라도 끓이고 침전 시켜 한번 더 헹구어 주는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또한 비가 오면 빗물을 받아 두었다가 끓여서 사용 할 수도 있고요. 겨울에는 눈이나 얼음을 녹이고 끓여서 사용했던 기억도 납니다. 바닷물은 두부를 만들 때 촉매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피부병이나 관절염 등에도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 그리고 바닷물에 머리를 감거나 옷을 빨면 때가 말끔하게 져서 아주 깨끗해 지는데요. 비누가 필요없을 정도 입니다. 이렇게 빤 옷가지들을 다시 끓인 물로 헹궈주면 빨래 끝입니다.

물이 없을 때는 자연이 주는 선물인 비와 눈, 얼음, 바닷물 등을 잘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생수로 만들기도 하죠.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염화소듐과 그 밖의 무기염을 없애 민물로 만들어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죠. 이렇게 바닷물 뿐 아니라 폐수도 담수화 시켜 다시 생수로 만들 수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봉희 한의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큰물난리 후 유의해야 할점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의 도움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이진서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