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이 중요하다는 점 다 공감하실 겁니다. 건강은 행복하게 사는 데 아주 필요한데요. 우리가 알아야 하고 지켜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탈북자 출신 한의사 김진희 씨와 함께 매주 수요일 건강에 대한 상식, 정보, 예방법을 알아봅니다. 그럼 먼저 ‘건강하게 삽시다’에서 여러분께 건강에 대한 도움을 주실 한의사 김진희 씨와 인사 나눠보겠습니다.
mc : 안녕하세요? 김진희 선생님.
김진희 : 네, 안녕하세요.
mc : 북한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도움을 주실 텐데요. 먼저 북한 여러분께 인사드리시죠?
김진희 :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여러분의 건강을 위하여 간단한 건강관리법과 민간요법을 알려 드릴 김진희입니다.
mc : 김진희 선생님을 아시는 북한 여러분도 많으실 거예요. 몇 년 전에 ‘생활건강’이란 제목으로 방송하셨는데요. 그때가 몇 년도였죠?
김진희 : 2007년도 1월부터 1년간 진행했었죠.
mc : 그렇다면 기억을 하실 분들이 있으실텐데요. 김진희 선생님께서는 그 어렵다는 한의학을 북한에서도 공부하셨고 또 한국으로 온 뒤 또 한의학을 공부하셨죠?
김진희 : 네. 북한에서는 청진의학대학 동의학부에서 북한의 한의학을 공부하였고 한국에서는 충청북도에 있는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다시 한국의 한의학에 대하여 공부했어요. 한국에서 다시 한의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는 남과 북의 한의학을 비교하면서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장점을 더 잘 살리고 남과 북의 치료법 중에서 좋은 점들을 더욱더 발전시켜 더 완성된 한의학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기 위해서였어요.
mc : 북한과 한국에서 한의학을 공부하셨기 때문에 북한 여러분의 건강을 더 잘 이해하시고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진희 : 북한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북한의 현실을 많이 알고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건강관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mc : 네, 그럼 오늘 첫 순서인데요. 춘분이 지났으니 완연한 봄이네요. 봄이 되면 다른 계절보다 더 나른하고 특히 식후에는 그런 증상이 더 심해지고 졸리고 하죠. 오늘은 ‘춘곤증’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에서도 ‘춘곤증’이란 말이 있나요?
김진희 : 네. 북한에도 ‘춘곤증’이라는 말이 있고 한국과 똑같이 식후에 나른하고 졸음이 몰려오고 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mc : ‘춘곤증’이란 어떤 병인가요? 식후에 나른하고 졸리면 춘곤증이라고 할 수 있나요?
김진희 : ‘춘곤증’이란 한마디로 말하여 ‘봄춘’ 이라고 하여 봄에 주로 나타나는 증후를 말합니다. 겨울철을 지나면서 생체가 잔뜩 움츠러들고 침전되어 있다가 봄에 되면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의 기운과 함께 생체의 리듬도 바뀌게 되는데요. 한의학에서는 봄을 목의 기운에 비유하여 나무가 뻗어나가는 시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뿌리로 땅속의 기운을 빨아올리게 되고 나뭇가지로 그 기운을 퍼지게 하죠.
우리 생체도 이와 마찬가지거든요. 겨울에 비해 봄에 대기의 온도가 올라가면 생체는 대기와 온도 차를 줄이려고 체온을 상승시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피부에 혈액공급을 충분히 해주려고 노력하면서 우리 몸속의 다른 내장 장기들에 공급되어야 할 혈액량들이 몸 겉면에 몰리게 되므로 장기나 근육에 혈액공급이 저하되면서 나른해지게 되고 나아가서 뇌로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으면서 산소부족증이 오면서 졸리게 되죠. 이러한 증상을 춘곤증이라고 부르게 되는 거죠.
mc : 우리 주변에 보면 유난히 춘곤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요. 그런데 ‘춘곤증’을 더 느끼는 사람이 그러니까, 그런 체질이 따로 있나요?
김진희 : 어떤 특별한 체질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그냥 겨우내 운동량이 부족하든가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든가 또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 그리고 평소에 심장병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는 사람들에서 좀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죠. 피로하고 나른해지며 졸음이 쏟아지는 것까지는 그나마 괜찮은데 식욕이 떨어지면서 두통, 불면증, 현기증, 눈의 피로까지 겹친다면 문제가 좀 심각해지거든요. 간단한 춘곤증에서 완전한 하나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mc : 지금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몸이 약한 사람에게 ‘춘곤증’이 더 잘 찾아오고 또 ‘춘곤증’으로 말미암아 다른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는 거군요.
김진희 : 네, 그렇죠.
mc : 그렇다면 ‘춘곤증’을 어떻게 이겨내는 것이 좋을까요? 북한 사람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예방법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
김진희 : 네, 우리가 흔히들 제철 나물이나 과일은 꼭 먹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죠. ‘춘곤증’ 때도 마찬가지로 봄에 많이 나는 나물이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아주 도움이 됩니다. 우선은 달래를 들 수 있죠. 북한에도 이맘때면 야산이나 논밭에 가면 달래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민간에서는 작은 마늘이라고도 불리는 이 달래는 매운 맛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질이 따뜻해서 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돕는 데 제일입니다. 기운이 없을 때는 잘 먹고 잘 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냉이가 바로 비의 기능을 좋게 하므로 섭취된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생체의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아플 때 응결된 기운을 밑으로 내리고 또 몸 겉으로 흩어지게 하므로 노폐물 배출에도 좋고요. 그리고 빈혈과 동맥경화의 예방에 특별한 효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이 쑥이에요.
쑥은 칼슘이나 섬유소, 비타민A, B, C가 들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A에 있는 베타카로틴은 항암효과가 뛰어나고요. 또한 한의학적으로 쑥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의 나쁜 피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도 하고 또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작용도 하므로 겨울 동안의 찬 기운에서 봄의 따뜻한 기운에 적응하는 봄철에 그야말로 제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취나물이나 더덕 같은 것도 좋아요. 취나물이나 더덕은 그 향이 아주 좋아서 봄에 입맛을 돋우어 줄 뿐 아니라 칼슘이나 인, 철분 등이 풍부해서 임산부나 태아의 생체 리듬을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자주 드시면 몸에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mc: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특별히 따로 보약 같은 것을 챙겨드시지 않아도 쑥이나 냉이, 더덕, 취나물 등 야산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물로도 봄철,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니 참 다행스럽네요. 북한에도 야산에 쑥이나 냉이 더덕 등 많지요?
김진희 : 네, 그럼요.
mc : ‘춘곤증’을 이기는 방법 중에 봄나물을 먹어주는 일 외에도 잠을 잘 자는 일도 ‘춘곤증’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그렇다면 춘곤증을 이겨내는 숙면 방법이 따로 있나요?
김진희 : 숙면은 우리 몸의 리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밤에 잘 자지 못하면 낮 동안의 업무에 굉장히 지장을 주고요. 그렇게 피곤이 몰리면 낮에 아무리 긴 시간을 잔다고 해도 피곤이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우리 몸에서는 양기가 하루 동안 몸 밖을 돌면서 사람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활력을 주고 밤에는 음기가 몸 안을 돌면서 사람이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면서 다음날의 기운을 저장하도록 하고 있죠. 그런데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음과 양의 균형이 깨지면서 정상적인 생체 리듬이 흩어지게 되고요. ‘춘곤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죠. 하지만 낮잠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우리 몸은 낮에는 낮대로 활동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낮잠을 자는 것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깨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낮잠을 꼭 주무셔야 한다면 15분 정도로 주무시는 것이 좋고요. 밤에 제대로 주무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 숙면을 취하는 방법으로는 냉온욕이 좋아요. 냉온욕은 피로탈퇴도 하고 숙면을 도와주죠. 저녁에 3~5분 동안 간단히 샤워를 하고 찬물에 1분가량 들어가는 것을 5~6회 정도 반복하는 냉온욕은 온몸을 산뜻하게 하므로 숙면을 도와주거든요. 그런데 심장이 약한 사람은 미지근한 물에서 목욕하는 것이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아서 좋습니다.
mc : 네, 오늘 ‘춘곤증’에 대한 원인과 증상 그리고 예방법에 이르기까지 알아봤는데요.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북한 여러분께 유익한 건강 정보가 됐을거예요. 다음 주에도 부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