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생활] 북한의 하부구조 – 철도(1)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2.01.14
[경제와 우리생활] 북한의 하부구조 – 철도(1) 함경북도 지역 수해 복구작업 현장으로 이동하는 열차.
/연합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은 경제와 우리 생활 27번째 순서로 오늘은 경제건설에 중요한 철도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철도의 경제적 중요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중호 박사: 철도는 인류 역사에 있어서 경제, 정치,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큰 변화를 초래했던 인류의 발명품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입니다. 증기기관을 기차에 적용하면서부터 철도는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로 기능했던 겁니다.  

 

그래서 철도 덕분에 사람과 상품의 이동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었죠. 생산과 소비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상품을 먼 거리까지 이동할 필요가 생겼는데, 그것을 해결한 것이 바로 철도였죠. 대체로 철도를 이용한 운송비용은 차량을 이용할 때에 비해 5배에서 10배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철도의 경제적 효용성은 매우 높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18세기에 증기기관을 활용한 기관차가 만들어지면서 대량의 사람과 상품의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졌는데 이것이 근대화와 시장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던 거죠. 1830년에 영국에서 무역항 리버풀과 면직물 산업의 중심지였던 맨체스터 간 45km의 거리에 복선 철로가 개설되었는데, 이 때 기차가 시속 40km의 속도로 달렸고 개통한 첫 3년 동안은 하루에 평균 1100명의 승객을 수송했다고 해요. 그게 바로 인류의 운송 혁명이었고, 그것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철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기자: 제가 미국에 와 보니 미국의 철도 역사가 꽤 오래됐더라구요. 미국의 서부개척 역사 한 가운데에는 철도 사업이 있었던데. 대륙횡단 열차가 깔리면서 미국 곳곳에 도시와 공장이 들어서고 풍부한 천연자원들이 개발되었던 그런 역사적인 사실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 박사: 맞습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철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사람들 머리 속에 산업화의 핵심으로 기억되고 있죠.

 

기자: 그런데 요즘에는 고속철도가 개발되어 이동 시간이 크게 줄지 않았습니까? 기차의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하루에 오고 갈 수 있는 거리가 점점 길어지고 있죠. 그래서 일일 생활권이 넓어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보통 남한의 고속철도 속도가 시속 260~300km 까지 된다고 하니까요, 만약 평양에서 신의주를 간다면 그 거리가 225km이니까 고속철도로는 한 시간이면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김 박사: 고속철도가 등장하면서 고속도로와 항공산업에 밀리던 철도사업이 다시 부흥했습니다. 고속철도를 처음 개발하여 상용화한 나라가 일본입니다. 1964 10월 일본의 신칸센이 개통하면서 철도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죠. 2차대전 직후에는 철도 대신 도로가 중요한 교통 수단으로 인식되었어요. 아마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면서 더 도로에 관심이 쏠렸던 같습니다.

 

그러나 고속철도의 등장으로 인해 도로에 비해 쓸모 없다고 여겨지던 철도가 빠른 속도로 대량 수송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다시 주목을 받게 됐죠. 일본 다음으로 프랑스가 1981년에 고속철도 TGV를 시작했는데요, 이 때문에 국내항공노선이 침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답니다.

 

기자: 고속철도는 그야말로 최첨단 기술들이 결합된 합작품이라는 점을 짚어주고 계시는데요엄청난 속도를 이기기 위해서는 기존 철도에 사용된 무거운 철강보다 가벼우면서도 더 강한 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고성능 컴퓨터 제어장치도 필요하고요, 유리도 단단해야 하고요. 전기장치, 방음벽 등 모든 것들이 새로운 기준에 맞춰야 하는 기술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고속철을 놓으려면 이러한 기술들이 필요하다는 점으로 이해가 됩니다.

 

김 박사: 네 고속철 차체의 경우에는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 속도를 낼 때는 공기저항이 속도보다 2~3배 더 커진다고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터널을 오갈 때 기압 차이에 따라 충격도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 아주 첨단 기법으로 디지인하고 만든다고 합니다.

 

기자: 이러한 종합적인 고속철 기술을 이어받은 나라가 중국인데요. 입니다. 중국이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고속철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의 고속철도 실태는 어떤가요?

 

김 박사: 네 놀라운 소식이지요. 중국의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진 게 사실 10~20년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요. 고속철도와 같은 최첨단 기술 산업을 아주 빠르게 따라 잡았다는 것이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중국의 고속철도는 2007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그 때는 일본으로부터 신칸센 고속철 차량 24량만 수입했고, 나머지 456량은 중국 철도회사를 통해 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 고속철의 속도는 초기에 다른 나라와 유사하게 250km로 정해졌는데 점차 차량 성능 개선을 통해서 350km 까지 속도를 높여왔다고 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보면 중국 고속철의 총길이가 38km에 이른다고 하거든요. 이것은 지구를 거의 한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꽤 긴 것이지요. 중국은 동서남북을 고속철로 연결한다는 구상을 추진해왔는데요, 중국 내부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사이에 사람과 화물을 이동하는 철도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외국으로부터 건설 요구를 받아 철도 프로젝트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요.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철도의 토목공사는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사업의 전 구간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어 파키스탄 라호르시의 도시철도와 헝가리-세르비아 철도의 일부 구간도 개통돼 정상 운영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기자: , 중국이 지금 자기 대륙을 통해서 유럽으로 통하는 일대 일로라고 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세계적인 판도에서 진행하려고 하는데, 북한도 그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이 이제는 고속철 기술까지 수출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김 박사: 현재 중국의 고속철이 이미 동북3성까지 뻗어 있는데요. 만일 북한이 개방할 경우 중국의 고속철과 연계되어 엄청난 교통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이미 일본, 한국, 중국이라는 철도 선진국들에 둘러싸여있는 셈이거든요. 북한 철도의 역사가 꽤 오래 됐지만 관리도 안 되고 기술도 나아지지 않아서 제일 후진 상태에 있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기만 하면 주변국들의 선진기술과 자본이 들어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인민 생활이 쭉 펴질텐데요. 그래서 북한도 고속철 건설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북한 고속철 건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박사: 네 그렇습니다.

 

기자: 오늘은 세계 철도의 역사와 기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주 이 시간에는 북한의 철도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 박사: 네 감사합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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