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또다시 강조했는데요. 오늘 시간에 북한 경제전망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있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이 지난해 2023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약 5일에 걸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실시했는데요. 이는 북한 정책을 살펴보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회의인데요. 경제에 대한 언급도 적지 않았습니다. 올해 전원회의에서는 놀랍게도 모든 부문에서 100%가 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그 어떤 "증대", "과시", "획기적인 성과 쟁취", "미증유의 기적과 변혁", "경이적인 승리" 이런 문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는 3년전에 2021년 북한이 언급했던 것과 상당한 대조를 이뤘는데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1년 “8차 당대회에서 내놓은 5개년 계획을 실시하기 위해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했지요. 즉, 3년전만해도 “이 나날 일찍이 있어 본적 없는 최악중의 최악으로 커다란 장애를 몰아왔으며,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언급을 했지요. 그 이유로 3중고를 지적했는데요. 즉, 제재봉쇄책동의 후과로, 또한 해마다 들이닥친 혹심한 자연재해로, 그리고 보건위기의 장기화도 경제사업에 심각한 장애를 끼쳤다고 서술하고 있었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도 지금은 확실히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에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풀이해볼 수 있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문제는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북한 경제가 늘 그래왔듯이 정확한 절대 수치를 제시한 않고 "몇 년도에 비해 몇 %, 몇 배 넘쳐 수행했다"이 정도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노동당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수치가 과대평가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가 개최된 지 1~2 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제 8기 2차 전원회의에서 '허풍'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기자 :북한 매체에서 공식 '허풍'이라는 말이 언급될 정도면 상황이 심각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허풍은 어떤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우리로 말하면 통계가 과장된다는 말인데요. 당 제8기 2차 전원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예를 들어 "농업 부문에서는 농사 조건이 불리하고 국가적으로 영농자재를 원만히 보장하기 어려운 현 상태를 전혀 고려함 없이 5개년계획의 첫해부터 알곡생산목표를 주관적으로 세워놓아 지난시기와 마찬가지로 계획 단계부터 관료주의와 허풍을 피할 수 없게 하였다. 반대로 전력공업부문과 건설부문, 경공업 부문들에서는 기본지표 생산계획을 년말에 가서 비판을 받지 않을 정도로 낮추어 기안하는 편향을 범하였다. 다른 부문들에서도 계획을 낮게 세워놓고 년말에 가서 초과 수행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하지 말고……"이런 문구에서 허풍의 의미가 잘 나타납니다.
기자 :그 내용들은 김 위원장이 3년전에 지적했던 허풍에 관한 편향이었는데요. 앞서 언급한 한대로 "지난시기와 마찬가지로", "편향"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을 보면, 허풍은 북한 경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아주 고질적인 관행, 병폐라고도 할 수 있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오죽했으면, 북한은 2020년 '허풍 방지법'을 제정했겠어요. 현실에서 매우 만연한 일이라는 것이지요
기자 :북한은 이번 당 제8기 9차 전원회의에서는 경제에서 성과를 이뤘다고 하지만 '자력갱생'을 또 언급했습니다. 그러면 자력갱생이5개년 계획 수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수 있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 사실 이것은 북한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2019년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은 제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서서 이때부터 자력갱생이 부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12월 말에 개최된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도 부각이 되기 시작했는데 그때 핵심 키워드를 보면 '정면돌파전', '국방력 강화', '조미대결은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 '장기적인 대립'이렇게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대외환경이 나빠질 때마다 꺼내드는 것이 자력갱생인데, 김정은이 “핵 무력 포함, 남조선 영토 평정 위한 대사변 준비” 등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대미 대남관계 등 대외환경이 좋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력갱생을 언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강경발언으로 남한 사회,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는데요. 북한은 2019년 하노이회담의 결렬 이후 전략들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 네,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도 보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요. 즉,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을 예고하는 조성된 현 정세는 우리가 앞으로 적대세력들의 제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각 방면에서 내부적 힘을 보다 강화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제재 해제 따위에 목이 매여 그 어떤 기대 같은 것을 가지고 주저할 필요가 하나도 없으며, 만일 우리가 제재해제를 기다리며 자강력을 키우기 위한 투쟁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등 이런 내용들이 있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는 미국과 남한과의 관계개선에 기대를 걸지 않고 자강으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러시아나 중국과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방과는 관계를 끊겠다 그래서 그로부터 초래되는 난관을 자력갱생으로 뚫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해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자력갱생전략이 북한 경제에 투영이 되어서 실천되고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사실은 좀 우려스러운 부분인데요. 자력갱생 전략이라는 것이 대체로 보면 북한 특유의 '동원경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면, 최근 들어 부쩍 건설이나 농업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바로 동원경제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민대중 조직을 동원하여 각종 살림집 건설, 선박건조 및 애국미 헌납 등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민생활이 각종 동원(사회적 과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북한 당국도 2020년 세외부담방지법 제정했겠습니까?
기자 :그렇다면 동원경제라는 것이 결국 인민들을 동원해서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경제를 의미하는데요. 요즘 세계는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는 무인화, 로버트화 방법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북한은 인민들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시한 자력갱생 전략도 5개년 계획을 실천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맞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얼마 남지 않은 5개년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 더욱더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올해가 북한의 국가경제발전계획 5개년 계획 네번째가 되는 해인데, 5개년 계획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 가서 "몇 퍼센트 완성했다. 전년에 비해 몇배 넘쳐 수행했다"고 하면 누가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 시간에 또 좋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 연구위원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