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화폐 (1) 화폐정책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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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화폐 (1) 화폐정책 평양의 한 슈퍼마켓에서 고객이 계산원에게 현금을 지불하고 있다.
/AP

-정부는 통화정책 재정정책 통해 물가안정, 경제성장, 고용안정 유지

-재정정책은 정부예산의 규모를 조절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이자율 관리를 통해 화폐공급 조절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현 노동당 경제부) 북한의 재정정책 집행

-2009년 북한 화폐개혁 실패해 정치 경제적 혼란 겪어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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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호 박사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잘 지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 자, 박사님 지난 시간에는 시장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경제와 우리 생활’ 9번째 순서로 시장과 돈에 관해 얘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먼저 화폐에 대한 정의를 좀 해주시겠습니까?

김: 네, 화폐는 상품과 서비스, 금융이나 실물 자산의 가격을 나타내는 척도로 쓰이는데요. 교환의 매개가 되는 동시에 가치 저장의 기능을 수행하는 경제수단입니다.

옛날에는 조개 껍데기나 자갈 등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문명이 발전하면서 주로 희소가치가 있는 구리나 은, 금 등을 매개로 사용하다가 후에 종이가 발명되면서 지폐가 등장했죠. 요새는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크립토커런시, 또는 비트코인이라고 불리는 가상화폐도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가상화폐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디지털화폐라는 것도 있는데 중국은 이걸 사용하여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정: 그렇군요. 국가마다 화폐에 관한 정책이 있지 않습니까?

김: 네, 통화정책 또는 화폐정책이란 그 나라의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경제성장, 고용안정 등의 경제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통화량과 이자율을 조절하는 거시경제정책을 말합니다. 경제정책의 핵심 목표는 물가안정인데 이를 위한 여러 경제정책 수단을 사용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지요.

재정정책은 정부가 지출하는 정부예산의 규모를 조절하는 것이고,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일반 시중 은행들을 상대로 이자율 관리를 통해 화폐의 공급을 조절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정: 북한에는 조선중앙은행이 있고, 남한에서는 한국은행을 의미하겠군요. 그러면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가 그런 중앙은행 기능을 하겠네요.

김: 그렇습니다. 중앙은행의 주요 기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화폐의 발행과 유통을 관리하죠. 둘째, 통화정책의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단, 외환 관련 정책은 대부분 나라에서 정부의 재무 담당 부서가 관리합니다.

정: 네, 북한의 경우에는 노동당 계획재정부에서 화폐 정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시장경제를 도입한 나라들에서는 시중에 도는 화폐량을 어떻게 조절하나요?

김: 중앙은행의 화폐량 또는 통화량 조절 방법으로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기준 금리를 변경하는 겁니다. 기준금리를 바꾸고 여기에 맞춰 통화량을 설정하면 금융 시장에 있는 여러 기관들이 갖고 있는 금리 관련 정책들이 다 변경됩니다.

정: 종종 뉴스를 보면 한국은행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금리를 인하한다 또는 인상한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그게 화폐량 조절과 관련 있는 거였군요.

김: 네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가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하죠. 그 물가의 변동은 화폐의 가치를 바꿉니다. 항상 필요로 하는 물건의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상품을 구하기 위해 지급하는 화폐의 양이 달라지겠죠. 쌀값이 kg당 6천원 하다가 7천원으로 오르면 돈을 더 지급하는 셈이 되잖아요. 물가를 안정시켜야만 화폐의 사용량을 통제할 수 있고, 동시에 화폐의 사용량을 통제하다 보면 물가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정: 그렇군요. 그런데 화폐정책이 어떻게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거죠?

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어 시중 상업은행에 화폐 공급을 늘려주면 재정이 쪼들린 기업들이 은행에서 싼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의 이자가 낮아지면서 부채 상환의 부담도 줄어들겠죠. 기업의 재정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해주면 기업들은 고용수준(노동자들을 계속 고용하게 만들고)을 안정되게 유지하고, 생산을 유지시켜 경제성장에 기여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어 줌으로써, 경제안정 경제성장에 효과를 유발시키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제성장이 멈추었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지 않았습니까? 회사와 공장이 문을 닫으면 실업자가 늘어나고 가정마다 수입이 줄어들겠죠. 가정의 수입이 줄면 당연히 소비가 줄게 되는데 이때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가 줄게 되므로 결국 생산이 축소되겠죠. 그러면 경제 악순환이 되는데, 그래서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이나 국민들을 상대로 재난지원금을 제공했는데 이런 조치를 통해 소비와 생산을 유도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 국가가 금리를 조절하면서 마치 사람 몸에서 피가 잘 돌아가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군요.

: 네, 맞습니다. 경제안정 또는 경제성장을 얘기할 때 화폐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물가 안정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오늘 만원짜리 화폐가 내일 백원짜리 취급을 받으면 누가 화폐를 믿고 거래를 하겠습니까?

아주 좋은 예가 있는데요. 2017년 베네수엘라에서 연간 700%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커피 한잔 값이 5천원에서 26만원까지 치솟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땐 화폐가 휴지조각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했던 거죠.

정: 북한 정부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하면서 가격현실화를 한다고 모든 소비품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예를 들면, 쌀 1kg에 8전이었던 것을 갑자기 44원으로 올렸고요. 근 550배나 올린 셈이지요. 그리고 옥수수 1kg에 6전이던 것을 24원으로 400배 올려놓았지요.

그런데 이렇게 물가를 올려놓고, 대신 노동자들의 월급을 인상시킨다고 돈을 많이 발행했는데, 그런데 시중에 풀린 그 돈을 다시 회수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물건을 많이 만들어 팔고 주민들이 그것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국가가 물건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돈은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그때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하던 시기인데, 후계자의 권위를 세워준다고 무리하게 화폐개혁을 단행했다가 큰 혼란이 있었습니다.

김: 네 그렇군요.

: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박사님 오늘 말씀을 정리해 주시죠.

김: 네 돈은 사람 몸의 혈액과 같습니다. 돈이 너무 많아도 안 되고 너무 적어도 안 됩니다. 화폐정책을 통해 경제의 활력과 효율성을 유지시켜줘야 합니다. 계획경제체제가 마비되고 장마당경제가 활성화된 상황에서는 북한 정부가 화폐정책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돈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돈이 잘 흐를 수 있도록 돈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정: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다음주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말씀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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