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과 경제- 북한 무역의 실태와 개선 방향 (1)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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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과 경제- 북한 무역의 실태와 개선 방향 (1)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북한 사람들이 트럭에 짐을 싣고 있다.
/AP

- 자립경제 추구하는 북한에서 무역은 찬밥 신세

- 고난의 행군 이후 계획경제 마비되자 오히려 대외무역 증가

-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팬데믹으로 현재 북한 무역은 제로 상태

- 김정은의 '국산화' 정책은 무역이 활발해야만 가능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잘 지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 오늘은 경제와 우리생활 15번째 순서로 “북한의 무역 실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분량이 좀 많은데요. 먼저 북한 무역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 북한의 경제 사전을 보면 노동당이 규정한 대외무역정책의 핵심 목표는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는 기초 우에서 대외무역을 발전시키는 것이다”라고 설명을 한 것을 보니까, 북한의 무역정책의 특징은 폐쇄적인 ‘자립적 민족경제건설’ 노선에 맞추어져 있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역의 확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입장이라고 보여지는데요. 결과적으로 북한은 무역의존도가 상당히 낮았습니다. 1980년대 말까지 대체로 20%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공산권이 해체된 1990년대에는 10% 수준까지 축소되고 말았죠. 북한이 중국과 비교해도 낮은 무역 의존도를 보이는 것을 보면 무역에 그렇게 크게 의존하지 않았다고 이해가 됩니다.

정: 네, 제가 경험해본데 의하면 노동당의 자립적 민족경제가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필수품을 자체로 생산해서 충족시키겠다는 그런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외부와의 무역거래를 최소화하고 내부에 전반적인 생산기반을 갖추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김: 북한이 1980년대 말까지 무역을 하기는 했는데,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사회주의 형제국가들과 우호가격에 의한 물물교환을 하는 수준이었고, 청산결제 즉 물건을 주고 받고 돈 계산을 직접 하지 않고 가격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하였는데, 보면 우리가 하는 것처럼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주로 무역이 원조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기능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사실은 북한 무역의 주요 대상국이 소련연방 공산권 국가들이었는데, 소련연방이 무너지면서 사회주의 시장이 사라지면서 북한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다른 말로 하면, 무역이 끊겨서 타격을 받았다는 것보다는 공산권으로부터 원조가 끊겨서 북한경제가 휘청거렸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정 기자님은 1990년대 사정을 현지에서 목격했을 텐데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정: 네 북한의 무역은 무역으로써 경제가 발전하는 구조가 아니라, 원자재 그리고 농산물 같은 것들을 소련이나 동구라파 사회주의 국가들에 보내고 대신 원유나 기계와 같이 북한에서 생산하기 어렵거나 없는 소비재를 들여오는 수준이었던 같습니다.

그런데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나라들에서 사탕가루(설탕), 밀가루 등이 나오지 않아 상당한 타격을 입었는데요. 소련과 동구라파 사회주의 나라들이 해체된 다음에야 대외무역에 눈길을 돌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1990년 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평양과 신의주에는 외화벌이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요. 그 외화벌이 회사들은 약초, 목재, 광물, 석탄, 수산물 등 외화벌이 원천을 수집하여 중국에 파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양강도 지구에 나무가 그렇게 많았는데, 백두산 턱밑까지 다 도벌해서 파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북한 주민들은 겨울에 냉방에서 춥게 지내는 데도 불구하고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김: 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북한 정부에게 외화가 없었겠지요. 그래서 생존전략으로 선택한 것이 아마 무역이었던 같은데요. 2000년 이후부터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면서 북한의 대외거래가 증가하지 않았습니까?

정: 그렇습니다. 2000년대초에는 북한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남한이나 중국의 사업가들이 돈과 기술을 가지고 들어가 수출할 것들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수준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에는 남한에서 투자한 기업들이 들어갔고요. 나진 선봉 쪽에는 중국 기업가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그 사람들은 북한에 임가공을 맡기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북한에 광물이 약 미화 7조 달러 매장 되어있다는 통계도 있는데, 그걸 북한이 스스로 채취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 사업가들을 끌어들여 도로도 만들고 채굴 설비를 가지고 들어와서 광물을 캐서 팔려고 했던 광물협력사업이 진행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북한 무역은 정치의 지배를 가장 많이 받는 분야이기도 한데요.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요. “외화벌이는 교화벌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김: 외화벌이 일꾼들을 대우해줘도 시원치 않을 텐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돌게 하죠?

정: 북한에서 외화벌이를 교화벌이라고 하는 것은 무역일꾼들이 돈을 잘 벌어도 감옥에 가기 쉽고, 돈을 못 벌어도 또 처벌을 받는 자리가 된다는 소리가 될 텐데요.

당과 보위, 안전 등 권력기관의 주요 감시 대상이 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우선 외화벌이는 외화를 만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견물생심’이라고 외화를 만지면 개인적으로 쓸 수 있고, 그리고 외화를 벌면 상납도 좀 해야 하는데, 상부에 뇌물을 잘 바치지 않으면 상부기관에서는 아니꼽게 보거든요. 그래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북한에서는 계획경제나 무역법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무역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외화벌이 일군들은 석탄, 수산물, 광물 같은 무역 원천을 수집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뒤작질’이라는 것을 해야 합니다. 뒤작질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황해도에 가서 소금을 가져다 농촌에 팔고, 그 대가로 강냉이를 가져다가 술을 만들어서 다시 수산물을 사오는 등 뒤작질을 잘해야 무역일꾼으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북한의 안전원들이나 검찰소 검사들, 보위원들은 다 지켜보거든요. 그게 다 계획경제나 무역법 등에 다 위반되는 것입니다. 무역일꾼들이 처음에 돈을 좀 벌 때는 가만히 둡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딱 조사를 하고 감옥에 끌어갑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외화벌이는 교화벌이”라는 말이 도는 겁니다.

그리고 북한의 대남 대일 대미 정책 방향이 달라지면 무역이 전면 금지되는 등 위험(리스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개발에 자원을 총 집중하다 보니까 국제사회는 석탄과 광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북한 무역은 타격을 받게 되는 겁니다.

김: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년을 뒤돌아보면, 북한 무역 총액은 변동이 심했는데요. 1990년에 41억달러 수준이었는데,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나면서 1998년에는 14억달러로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부터는 중국과 한국을 상대로 수출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량이 2014년에 76억달러라는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요. 2017년에 국제 제재가 강화된 이후로 2019년에는 무역량이 32억달러까지 감소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국경까지 봉쇄되면서 무역이 중단되면서 무역량은 전년에 비해 70% 감소해서 9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정: 오늘은 시간관계상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 시간에 계속하여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말씀에 대한 요점 정리는 다음 시간에 함께 하기로 하고 오늘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다음주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말씀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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