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잘살아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러간 군사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현황 및 전망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하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면서 군사 부문은 물론 경제 부문에서도 협력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과 러시아 간 경제협력 상황은 어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물론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러시아의 비중은 4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급격히 감소하였고, 최근 코로나19 직전까지만 해도 북러 공식 무역이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 전후에 불과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지금 북한과 러시아 경제적으로 협력한다고 하는데 그 역량은 얼마나 클 것으로 보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러가 아무리 경제적으로 밀착해도 영향력이 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그 이유는 북한의 대외 무역에서 일단은 중국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러시아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바로 러시아가 북한에게 제공하는 물자가 식량이나 석유 제품, 유류와 같은 굉장히 중요한 전략 물자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밀가루 같은 경우는 러시아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심지어는 중개무역의 방식으로 중국을 거쳐서 북한으로 러시아산 밀가루가 유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기자: 식량 뿐만 아니라 원유 가공 제품도 꽤 많지 않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유류는 북한의 동쪽 지역은 러시아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제 예측이 어렵지만 특히 유류는 밀무역도 이루어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그리고 또한 북한이 그간 러시아에 파견한 북한 노동자도 적지 않을 것이고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소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예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규모 어느 정도 지금 예상하고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은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 등을 포함해서 전 세계 약 40개 이상의 국가의 노동력을 파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규모가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물론 중국이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지만, 러시아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2017년 북한 노동자에 대한 대북 제재가 강화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에는 약 4만 명 정도가 파견되어 있었으니까요. 물론 이제 제재가 강화된 이후에는 현재 다 돌아가고 약 3천 명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기자: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3천 명 수준이라면 현재는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그렇지만 러시아가 과연 향후에 얼마나 또 제재를 지킬지가 관건인데요. 특히 향후에 전쟁으로 인한 재건 노력들이 필요하다면 또 북한 노동자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은 전쟁 중이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실현되기는 어렵지만 향후에는 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자: 그렇죠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면서 전쟁 피해 지역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이 또 노동자들이 그런 또 건설도 좀 잘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제 러시아의 경우 북한 노동자가 진출한 분야 주로 어떤 분야들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이제 이들이 진출한 분야는 이제 주로 벌목을 시작으로 해서 건설 노동자가 약 90%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아이티나 복장, 임가공 그리고 식당 등인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중국과는 약간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피복 중심의 여성 노동자들을 많이 파견하는 반면에 러시아 같은 경우는 이제 남성이 주로 파견되는 그런 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러시아 사람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일단 건설과 같이 힘든 육체 노동의 경우 러시아 현지 노동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러시아인들 같은 경우는 이런 직종에 종사하기를 굉장히 꺼려하니까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또 러시아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 노동자에 비해서 매우 부지런하고 또 일의 속도도 빠르고 또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노동자 같은 경우는 아침 8시에 공사장에 출근해서 점심시간도 상당히 여유롭게 보내고, 오후 5시면 퇴근하는 반면에 북한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상당히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있고, 또 계절에 관계없이 예를 들면 러시아는 굉장히 춥잖아요. 그런 거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 일을 지속적으로 하니까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일의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죠.
기자: 그렇군요. 북한 노동자들이 노동 강도뿐만 아니라 노동의 질도 높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서 일을 빨리 하면서도 질적으로 마무리하는 그런 면에서는 참 많은 선호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는 겁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의 노동자들이 이제 물론 성실한 측면도 있지만, 왜 이렇게 성실할 수밖에 없냐라고 봤을 때 구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준공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았을 경우 그만큼 이제 임금이 차감이 되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필사적으로 준공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반면에 다른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설령 준공검사를 통과하지 못해도 원래부터 일정 정도 본인들에게 할당되는 임금 몫이 상대적으로 적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북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2중, 3중으로 매우 높다는 것이죠.
기자: 예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제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 파견 나오면 본인들이 가져가는 임금의 몫이나 이런 것들은 좀 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여러 가지 명목으로 상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얼마를 버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대체로 보면 일단은 국가에 상납해야 될 몫이 있고, 또 북한에서 파견한 그 회사가 있잖아요. 그 회사들이 또 가져가는 몫이 있고, 또 현지에 회사를 운영하는 또 사장 자체가 가져가는 몫이 있고, 그 나머지가 노동자에게 분배가 되는데 대체로 보면 한 달에 200달러에서 300달러 정도를 가져간다고 합니다. 물론 거기에서도 식비나 술, 담배 이런 비용을 또 제외하면 노동자가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거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블라디보스토크와 같은 경우는 '청부'라고 해서 본인이 공식적으로 속한 작업장에서 작업반장의 어떤 허락을 받고 나가서 자체적으로 일정 상납금만 바치면 자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는 자기가 일한 만큼 또 벌 수 있다는 그런 또 이점이 있습니다.
기자: 예,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탈출해서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러시아의 북한 근로자들은 건설 현장에서 한 3년쯤 일하고 북한에 돌아갈 때 한 1천 달러만 가지고 가도 굉장히 다행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것을 제가 봤습니다. 미국 워싱턴 지역에도 러시아 벌목공으로 파견됐다가 탈출해서 사는 그런 탈북민도 있는데요. 하루에 16시간 정도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당하고 그리고 집에 돌아갈 때는 돈을 벌지 못해서 외부에 나가 돈을 좀 벌어오겠다고 나왔다고 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외부에 청부를 맡아서 나왔다가 그것도 안 되기 때문에 그러니까 시간을 넘겼대요. 그래서 처벌을 받을까 봐 들어가지 못하고 미국으로 왔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의 많은 뇌물을 바치고 또 복잡한 절차를 밟으면서까지 해외 노동자로 파견되어 나오길 희망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것을 보면 어쨌든 국내보다는 해외에 나와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차려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해외에 나오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기 집을 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집은 특히 북한에서 외화로 거래가 되는데 그만큼 비싸다는 거죠. 해외에 나오면 외화를 벌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자,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희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