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네 안녕하십니까?
기자:오늘은 경제와 우리 생활 30번째 순서로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전력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마 인류문명이 전기 발명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해도 이상할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전기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습니까?
김중호 박사:북한의 청취자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전력은 공업의 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발전도상국(개도국)에서는 전기를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 즉 하부구조로 보는 것입니다.
우선, 전기는 자연 속 현상이기 때문에 전기는 발견된 것이라 해야겠죠. 다만, 전기를 발명했다는 말은 사실상 전기를 편리하게 활용하는 수단들을 발명했다는 의미겠죠. 1600년대에 시작해서 1800년대까지 전기 관련 기술과 지식이 증대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전기 생산과 소비 방식이 가능해진 거죠. 인류 문명을 전기 사용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면, 경제발전 방식의 큰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두 가지만 예를 들어보죠. 무엇보다 전기를 이용하면서부터 인류는 거리와 시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전화기와 전신(telegraph)의 발명은 멀리 있는 사람과도 즉시 대화하고 뭔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해 준 도구인데 그것 때문에 경제활동의 속도와 영역이 급격히 증대했죠. 또한 전기와 전구의 발명으로 인류는 밤에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전기 이용 이전에는 농경과 유목을 하던 사람들이 밤에는 잠만 잘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전기 이용 이후에는 밤에도 훤하게 불을 밝히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초기에는 노동 착취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인류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 큰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는 거죠. 그 외에도 전기로 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기자:네, 맞습니다. 요새는 전기가 끊기면 생활 자체가 어려운데요. 제가 지금 미국에서 그리고 박사님은 한국에서 이렇게 화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전기의 도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북한의 경우에는 전력이 부족해 평양에도 전력 공급이 하루에 한 두시간 밖에 공급되지 못한다는 탈북민들의 증언들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 미국의 경우에는 이따금 폭우가 휩쓸고 지나가면 전기가 한 두시간만 공급되지 못해도 냉장고의 음식이 상할 까봐 정말 전기회사에서는 완전히 비상이 걸리거든요.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이렇게 전기가 잠시 정전되어도 이렇게 난리인데, 그런데 북한에서는 보통 일로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로 에너지 소비를 했다고 뉴스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의 전력생산 규모는 어느 정도로 평가 되고 있습니까?
김 박사:중국이 2001년에 세계무역기구 (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엄청 빨라졌어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은 많은 물건을 생산하기 시작했죠. 당연히 생산 시설을 운영하려면 전기가 필수적인거죠.
현재 전세계에서 전력 소비량이 제일 많은 나라는 바로 중국입니다. 2020년 현재 중국의 전력 소비량은 6조7천억 KWH인데, 2위를 차지하는 미국의 소비량이 3조8천억 KWH 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규모임을 알 수 있죠.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북한의 전력 생산량 추정치는 1980년 212억 kwh(킬로와트시), 2000년 194억 kwh, 2019년 238억 kwh로 추정됩니다.
물론 1인당 전력 소비량으로 다시 계산하면, 미국이 세계 1위이고, 호주와, 프랑스, 그리고 중국이 4위를 차지합니다.
기자:엄청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생산을 위해 화석연료 즉 석탄과 같은 것을 많이 사용한다는 소리도 되겠군요?
김박사:그렇습니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해온 지가 어느새 20년이 되었는데요, 그동안 한반도의 대기 질이 엄청 악화되었거든요. 그것이 바로 중국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해서 전력을 생산하여 공장을 가동했다는 증거가 되는 겁니다. 중국 북경에 가보 셔서 알겠지만, 그곳 대기오염이 하도 심해서 스모그 현상이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매일 같이 나타나고 있어요. 중국 국민들은 거의 매일 뿌연 하늘 밑에서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사는 거죠.
또 중국 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들에까지 미세먼지, 황사 이런 오염된 공기가 중국에서 날아오기 때문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그 나라의 경제발전 면에서는 의미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공해 문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자:여기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좋았던 것은 하늘이 파랗고, 그리고 산과 들 공원에는 나무와 꽃 등 녹화가 잘되어 있어 공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가 북한을 떠나서 중국에 있을 때 베이징, 천진, 심양 등 대도시 하늘을 보면 항상 뿌옇고 아침이면 매캐한 공기 때문에 숨쉬기도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방금 박사님 지적하신대로 화석연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청취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화석 연료에 대해 설명을 좀 해드리면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이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자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공해 문제가 심각한데 거기에 북한이 일조했다고 볼 수 있는데 왜냐면 북한의 석탄이 중국으로 많이 수출되었고, 지금은 유엔대북제재 때문에 공식으로 팔지 못해서 밀수로 팔고 있지 않습니까? 그 석탄이 중국 산둥성과 료녕성에 있는 화력발전소에 투입되어 전기 생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 정전사태가 발생해서 길거리마다 가로등과 신호등이 꺼지고 또 집집마다 전기가 끊겨 대혼란이 발생했는데요. 그 전기 소비가 너무 많아서 그랬습니까 아니면 모자라서 그랬습니까?
김중호 박사:지난해에는 중국 시진핑 정부가 글로벌 리더십, 즉 전세계 강대국이 된다는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서 세계 기후변화 협약에서 요구하는 탄소 배출 축소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러자 갑자기 지방정부에서는 전력생산을 줄이자고 하면서 전기가 모자라게 되면서 갑자기 대규모 정전사태가 빚어졌던 거죠. 그래서 획일적인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계획경제를 벌이다가 보니까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또 중국에서 전기 부족사태가 발생한 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화력발전소용 석탄을 국내에서도 생산합니다만, 외국에서 특히 호주, 즉 오스트렐리아에서 수입해왔는데요.
무역분쟁 정치적 문제 때문에 호주에서 들여오던 석탄을 금지하면서 석탄 공급량이 줄어드니까, 전력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공장 전력공급이 모자라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죠.
그래서 현재 미국 바이든 정부와 중국 시진핑 정부 사이에는 항상 기후변화 공동대응이라는 주제가 회담 테이블에 올라 있어 경제 정치적 영향을 주는 이슈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기자: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전력생산 실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중호 박사:네 감사합니다.
참여자 김중호 박사,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