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세금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8-06
Share
시장과 세금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진열된 도서 '주택과 세금'. 국세청과 행정안전부가 펴낸 '주택과 세금'은 정부가 출간한 책자로는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세금을 걷는 목적과 역할

- 세금은 자원 배분 효율성 증대, 소득 분배 불균형 조절 기능수행

-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정부 실패 초래할 수도

- 원유 부국 베네수엘라는 대표적인 정부 실패 사례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dr_kjh.jpg
김중호 박사

기자: 김 박사님 한주간 잘 지냈습니까?

김중호 박사: 네 잘 지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 지난주에는 시장과 경제주체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요, 오늘은 시장과 세금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계속 입에 올리는 말이 있는데요. “세금은 필요악이다” 라는 말도 있는데요, 세금은 정말 필요한 것입니까?

김: 세금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강합니다만, 그러나 세금을 안 낼 수는 없겠지요. 세금은 국가의 수입을 의미하죠. 옛날 역사 속에도 세금이 없었던 때는 없었던 것 같고요. 국가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비용, 즉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 그 답이 바로 세금이었던 것이죠. 경제적 차원에서 보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주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차원에서 세금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 세금은 옛날 고대 왕정시기부터 쭉 내려온 것인데요. 그러면 현대국가에서 세금을 걷는 목적에 대해서 좀 더 알려주시겠습니까?

김: 네. 세금을 걷는 목적, 세금이 어떤 기능을 수행하느냐? 같은 질문인데요. 경제적 차원에서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정부가 시장이 잘 돌아가도록 돕고, 또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 세금 정책을 쓰거든요. 거기에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원이 잘 배분될 수 있도록 효율성을 증대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소득이 분배될 때 불균형을 이루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막는 효과를 기대하고 세금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먼저 자원배분 효율성과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 놓으면 좋은 것도 있지만,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거든요. 그것을 학문적으로 시장실패(Market failure)라고 합니다.

서로 경쟁하다 보면 지식, 기술, 아이디어, 자본 등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기업이 더 성공하게 되고, 그쪽으로 경제적 자원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는 거죠. 이를 방지하고 자원이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정부의 세금 정책이거든요.

시장 안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좋은 경제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세금이 하는 일입니다.

시장에 맡겨둘 때는 어떤 특정기업이 독점하거나, 특정 업체들이 과점을 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자기들끼리 담합하여 자기네끼리 유리하게 가격을 만들기도 하고요. 부당한 거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기업들 보다는 소비자가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기도 합니다. 그때 정부가 그런 것들을 막는 방법이 바로 세금입니다. 잘못된 것을 시정할 때 세금을 더 부과한다거나, 소비자들을 돕기 위해서 세금을 깎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금은 걷으면 정부 살림을 하는데 쓰이기도 하지만, 공공재를 만드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국방이나 치안 같은 것들은 개개인들이 돈을 내서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정부가 세금을 걷어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또 도로를 깔고, 철도, 전기, 교육, 병원 등을 제공하는 걸 공공재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을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서 제공하는 거죠. 그리고 물가안정, 고용증대 등 경제적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서 세금이 필요한 거죠.

정: 북한 주민들은 내가 낸 세금이 어디로 갈까, 어떻게 쓰일 가에 대해 궁금해 할 수 있는데요, 거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 맞습니다. 세금을 걷으면 세금을 내는 사람은 나의 돈을 빼앗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정부가 세금을 걷어서 첫째로 경제적 취약계층 가령 예를 들어,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과 같은 경제적 약자들이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는데 돈을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 개인들이 각자 돈을 내서 경제환경을 만들어갈 수 없지만, 정부가 그 세금을 통해서 개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정책, 교통정책, 교육정책, 의료정책등을 통해서 혜택 받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든요.

결국 개인들이 내는 돈은 작지만, 그걸 모으면 큰 돈이 되니까, 사회공동체에 많은 혜택을 제공하게 되거든요.

정: 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도 있지만, 적게 버는 사람도 있고, 전혀 벌지 못하는 장애인들, 어린이들, 노인들은 국가가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 돈이 우리가 내는 세금에서 나간다고 생각이 드네요.

김: 네, 그게 바로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개선하는 역할인데요. 뭐 돈이 많은 계층에겐 좀 더 많은 것을 부과하고, 소득이 적은 계층에게는 낮은 세율을 적용해주거나 세금 감면을 해주어 소득 격차를 줄이고요.

북한 뿐 아니라, 전세계가 다 소득계층간에 불균형들을 경험하고 있거든요. 세금정책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그 소득 격차가 조정되지요.

정: 저의 경우에도 세금을 매년 내고 있는데요. 저희 경우에는 전체 수입의 23%~27% 정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입이 한해에 100만 달러가 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38%까지 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금의 긍정적 기능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 않나요?

김: 네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복지와 편의를 위해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고 시장실패를 보완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시장개입을 정당화해 왔는데, 정부의 역할이 많아지면 이를 ‘큰 정부’라고 합니다.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해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시장실패에 빗대어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라고 부릅니다.

정: 그러면 정부 실패의 예를 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습니까?

김: 흔히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예로 듭니다. 정부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 장만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개입한다고 합니다만, 대부분의 경우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곤 하죠. 이런 특정 정책 이슈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국가경영 자체의 실패 사례도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를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풍부한 석유매장량 때문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모두 쫓아냈어요. 그리고, 국민들로부터는 세금도 받지 않고 석유판매 자금으로 방만한 정부 경영을 해왔는데요, 그렇게 되니까. 지난 2018년에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말았죠. 2019년 경제성장율은 무려 -35%, 2020년엔 -30%를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정부의 세금을 잘 거두어서 경제환경을 잘 안정시키고,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시장이 흔들리고 경제가 망가지는 역효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겁니다.

정: 북한에서는 “우리 나라에 기름만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자립적 민족경제를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다”고 말을 했는데, 그런데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나라들은 기름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국가경영을 방만하게 하면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거꾸로 떨어진다는 것. 이것이 중요한 교훈 같습니다.

정: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줄이고, 다음 시간에 계속하여 북한에서 세외부담의 비효율성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중호 박사: 네 감사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다음주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말씀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