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북 주민이 좋아하는 음식- 삼겹살, 라면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0.09.28
2010.09.28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에 가는 남한의 긴급구호 물자엔 컵라면 즉 용기 라면이 300만 개 포함됐습니다. 간단히 뜨거운 물만 부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입니다. 북한이 요구한 곡물과 남한에서 애초 주려고 했던 긴급구호 식품이 절충해 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한의 탈북자들이 북한에 보내줬으면 하는 식량은 어떤 것인지 또 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남한 적십자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남측은 북한에 보내는 긴급구호물품 구매을 위해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가격을 놓고 이견 조율 중입니다. 이번에 쌀과 시멘트 컵라면과 생활필수품 그리고 의약품은 10월 말이면 신의주 수해지역 주민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요구한 식량은 오직 쌀입니다. 남한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입니다.
권태진: 수해지원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곡물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당초에 제안했던 것은 긴급 식량, 라면을 포함한 구호물자인데 북한이 쌀을 요구했기 때문에.
하지만 남측에선 쌀과 함께 북한에서 꼬부랑 국수로 불리는 라면도 보냅니다. 컵라면 즉 용기 라면 300만 개의 가격은 17억 5천만 원 미국 돈으로 하면 약 150만 달러입니다. 한 끼 식사라도 따뜻하게 수해를 입은 주민이 먹을 수 있도록 북한에 보내면 좋은 구호 식품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의 의견은 다양했습니다. 함경도의 한 개 군에서 청년동맹비서를 했던 탈북자 이철(가명) 씨입니다.
이철: 그것이 얼마나 주민에게 직접 공급이 되는가가 문제인데 저는 만약에 북한에 보낸다면 남한 군대에서 먹는 건빵이나 라면을 보낼 겁니다.
이애란: 우리나라에 가공식품이 많으니까 많이 보낼 수 있는데 컵라면이나 햅반 또는 북한 사람이 좋아하는 쌀국수 같은 것을 보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 남한에 입국한 청진 출신의 탈북여성 황순희(가명) 씨입니다.
황순희: 쌀 아니면 밀가루. 밀가루를 조금 해서 감자에 섞어 먹기도 하고 밀가루가 제일 좋았습니다. 밥이 모자라면 밀가루를 풀어 섞어 먹기도 하고 밥 위에 얹어서 먹기도 하고 북한에 있을 때는 밀가루가 제일 좋았습니다.
2007년 남한에 입국한 탈북여성 김수영(가명) 씨입니다.
김수영: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좋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사정상 난 미숫가루가 좋다고 생각해요. 물도 많이 안 들고 전기가 없어도 되고. 라면은 고급 음식이라 보통 사람은 못 먹어요. 짐승 먹을 사료도 없는데.
건빵과 미숫가루 그리고 밀가루 이 모두는 간편히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식품입니다. 남한 민간단체들에선 실제로 예전부터 이들 탈북자의 의견을 종합해 긴급구호품으로 일회용 용기에 든 물과 건빵, 밀가루 그리고 라면 등을 구호 식품으로 북한에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에서 생산한 라면은 한 번 먹어본 북한 주민은 쉽게 잊지 못하는 식품 중 하나일 것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이철: 가장 입맛에 맞은 것은 라면밖에 없습니다. 다른 음식은 달짝지근하고 맛이 이상했는데 라면은 맛있었습니다. 매운 신라면이나 김치라면 그런 정도요.
황순희: 북한 사람도 라면은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북한에선 꼬부랑 국수라고 하는데 예전에 북한 사람이 중국에 왔는데 한국 신라면을 너무 맛있어 하더라고요. 우리는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 사람들은 북한에서 금방 넘어와서 한국 라면을 먹는데 너무 좋아했습니다.
북한주민 여러분도 이 맛있는 음식이 언제 만들어졌을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북한 주민이 꼬부랑 국수라고 하는 라면은 일본에 이어 1963년 삼양식품이 남한에선 처음으로 100g 포장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놨습니다. 당시 10원에 판매됐는데요.
들어보지도 못했던 라면이 나오자 사람들은 무슨 옷감이나 실로 오해를 해 처음에는 잘 사서 먹으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간식거리로 자리매김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삼양식품 홍보팀 김재성 씨입니다.
김재성: 컵라면도 저희가 1972년 최초로 판매했습니다. 그 당시는 가격대도 높았고 컵라면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80년대 가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주말 여행 인구도 많아지면서 시장이 크게 형성됐죠.
북한 당국은 남쪽에서 아무리 주겠다고 해도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은 그리 반기지 않는 듯 보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남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이동원 명예교수는 남쪽의 가공식품이 북한 주민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동원: 일본 사람들이 초밥을 가지고 음식의 국제화를 잘 했는데 이것으로 일본은 국민성이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음식을 주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옛날에 미국 사람이 초콜렛, 도르프스(사탕)을 줘서 좋은 인상도 주고 나중에 그런 것을 찾게 됐는데 반면에 혐오감을 갖는 일도 생겼습니다. 껌 같은 것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던져 줬는데 그런 방식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겁니다. 주는 것을 공손하게 주고 컵라면에 북한 사람이 익숙해지고 남한의 컵라면이 먹고 싶다 이렇게 되면 그와 동시에 한국에 대해 굉장히 친숙하게 느끼게 되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죠.
컵라면이 비록 구호 식품이지만 음식을 통해 남한에 대한 막연한 적의감을 없애고 친밀감을 더할 수 있어 남북을 잇는 좋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남북한이 둘로 갈라진 세월만큼이나 사람의 입맛이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을 통해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들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황순희 씨입니다.
황순희: 청진, 무산에서 온 사람 전부 삼겹살은 거부할 수 없게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제가 처음에 한국 왔을 때 남한 사람 따라 식당에 가면 일단 음식을 하나씩 먹어보거든요. 우린 고집이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잘 안 먹거든요. 그런데 먹어보면 다 달았습니다. 된장국도 여러 가지를 넣어서 입맛에 안 맞았습니다. 어쨌든 삼겹살이 제일 맛있더라고요.
또 다른 탈북여성 김수영 씨입니다.
김수영: 우리 아이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물고기 쪽으로 많이 먹는데 남한 사람은 음식에다 물엿을 많이 사용하는데 북쪽 사람들은 상큼하게 먹는데는 식초를 넣죠. 처음에 우리도 적응 못 해서 꽤나 어려웠습니다. 남한하고 북한하고 음식이 완전히 달라요. 우리 아이들은 원래 고기를 잘 안 먹는데 대패 삼겹살은 먹습니다.
이밖에도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탈북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김밥, 초코파이, 사탕 등이 있는 반면 남한 사람이 즐겨 먹는 탄산음료수나, 껌 그리고 초콜렛은 향과 톡 쏘는 맛이 강해서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오늘은 북한에 가는 긴급구호물자와 관련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북한에 가는 남한의 긴급구호 물자엔 컵라면 즉 용기 라면이 300만 개 포함됐습니다. 간단히 뜨거운 물만 부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입니다. 북한이 요구한 곡물과 남한에서 애초 주려고 했던 긴급구호 식품이 절충해 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남한의 탈북자들이 북한에 보내줬으면 하는 식량은 어떤 것인지 또 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남한 적십자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남측은 북한에 보내는 긴급구호물품 구매을 위해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가격을 놓고 이견 조율 중입니다. 이번에 쌀과 시멘트 컵라면과 생활필수품 그리고 의약품은 10월 말이면 신의주 수해지역 주민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요구한 식량은 오직 쌀입니다. 남한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입니다.
권태진: 수해지원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곡물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당초에 제안했던 것은 긴급 식량, 라면을 포함한 구호물자인데 북한이 쌀을 요구했기 때문에.
하지만 남측에선 쌀과 함께 북한에서 꼬부랑 국수로 불리는 라면도 보냅니다. 컵라면 즉 용기 라면 300만 개의 가격은 17억 5천만 원 미국 돈으로 하면 약 150만 달러입니다. 한 끼 식사라도 따뜻하게 수해를 입은 주민이 먹을 수 있도록 북한에 보내면 좋은 구호 식품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의 의견은 다양했습니다. 함경도의 한 개 군에서 청년동맹비서를 했던 탈북자 이철(가명) 씨입니다.
이철: 그것이 얼마나 주민에게 직접 공급이 되는가가 문제인데 저는 만약에 북한에 보낸다면 남한 군대에서 먹는 건빵이나 라면을 보낼 겁니다.
이애란: 우리나라에 가공식품이 많으니까 많이 보낼 수 있는데 컵라면이나 햅반 또는 북한 사람이 좋아하는 쌀국수 같은 것을 보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 남한에 입국한 청진 출신의 탈북여성 황순희(가명) 씨입니다.
황순희: 쌀 아니면 밀가루. 밀가루를 조금 해서 감자에 섞어 먹기도 하고 밀가루가 제일 좋았습니다. 밥이 모자라면 밀가루를 풀어 섞어 먹기도 하고 밥 위에 얹어서 먹기도 하고 북한에 있을 때는 밀가루가 제일 좋았습니다.
2007년 남한에 입국한 탈북여성 김수영(가명) 씨입니다.
김수영: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좋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사정상 난 미숫가루가 좋다고 생각해요. 물도 많이 안 들고 전기가 없어도 되고. 라면은 고급 음식이라 보통 사람은 못 먹어요. 짐승 먹을 사료도 없는데.
건빵과 미숫가루 그리고 밀가루 이 모두는 간편히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식품입니다. 남한 민간단체들에선 실제로 예전부터 이들 탈북자의 의견을 종합해 긴급구호품으로 일회용 용기에 든 물과 건빵, 밀가루 그리고 라면 등을 구호 식품으로 북한에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에서 생산한 라면은 한 번 먹어본 북한 주민은 쉽게 잊지 못하는 식품 중 하나일 것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이철: 가장 입맛에 맞은 것은 라면밖에 없습니다. 다른 음식은 달짝지근하고 맛이 이상했는데 라면은 맛있었습니다. 매운 신라면이나 김치라면 그런 정도요.
황순희: 북한 사람도 라면은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북한에선 꼬부랑 국수라고 하는데 예전에 북한 사람이 중국에 왔는데 한국 신라면을 너무 맛있어 하더라고요. 우리는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 사람들은 북한에서 금방 넘어와서 한국 라면을 먹는데 너무 좋아했습니다.
북한주민 여러분도 이 맛있는 음식이 언제 만들어졌을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북한 주민이 꼬부랑 국수라고 하는 라면은 일본에 이어 1963년 삼양식품이 남한에선 처음으로 100g 포장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놨습니다. 당시 10원에 판매됐는데요.
들어보지도 못했던 라면이 나오자 사람들은 무슨 옷감이나 실로 오해를 해 처음에는 잘 사서 먹으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간식거리로 자리매김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삼양식품 홍보팀 김재성 씨입니다.
김재성: 컵라면도 저희가 1972년 최초로 판매했습니다. 그 당시는 가격대도 높았고 컵라면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80년대 가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주말 여행 인구도 많아지면서 시장이 크게 형성됐죠.
북한 당국은 남쪽에서 아무리 주겠다고 해도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은 그리 반기지 않는 듯 보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남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이동원 명예교수는 남쪽의 가공식품이 북한 주민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동원: 일본 사람들이 초밥을 가지고 음식의 국제화를 잘 했는데 이것으로 일본은 국민성이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음식을 주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옛날에 미국 사람이 초콜렛, 도르프스(사탕)을 줘서 좋은 인상도 주고 나중에 그런 것을 찾게 됐는데 반면에 혐오감을 갖는 일도 생겼습니다. 껌 같은 것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던져 줬는데 그런 방식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겁니다. 주는 것을 공손하게 주고 컵라면에 북한 사람이 익숙해지고 남한의 컵라면이 먹고 싶다 이렇게 되면 그와 동시에 한국에 대해 굉장히 친숙하게 느끼게 되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죠.
컵라면이 비록 구호 식품이지만 음식을 통해 남한에 대한 막연한 적의감을 없애고 친밀감을 더할 수 있어 남북을 잇는 좋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남북한이 둘로 갈라진 세월만큼이나 사람의 입맛이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을 통해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들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황순희 씨입니다.
황순희: 청진, 무산에서 온 사람 전부 삼겹살은 거부할 수 없게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제가 처음에 한국 왔을 때 남한 사람 따라 식당에 가면 일단 음식을 하나씩 먹어보거든요. 우린 고집이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잘 안 먹거든요. 그런데 먹어보면 다 달았습니다. 된장국도 여러 가지를 넣어서 입맛에 안 맞았습니다. 어쨌든 삼겹살이 제일 맛있더라고요.
또 다른 탈북여성 김수영 씨입니다.
김수영: 우리 아이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물고기 쪽으로 많이 먹는데 남한 사람은 음식에다 물엿을 많이 사용하는데 북쪽 사람들은 상큼하게 먹는데는 식초를 넣죠. 처음에 우리도 적응 못 해서 꽤나 어려웠습니다. 남한하고 북한하고 음식이 완전히 달라요. 우리 아이들은 원래 고기를 잘 안 먹는데 대패 삼겹살은 먹습니다.
이밖에도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탈북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김밥, 초코파이, 사탕 등이 있는 반면 남한 사람이 즐겨 먹는 탄산음료수나, 껌 그리고 초콜렛은 향과 톡 쏘는 맛이 강해서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오늘은 북한에 가는 긴급구호물자와 관련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