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북한식당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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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라오스와 인접한 캄보디아 시엠립의 북한식당 평양랭면관.
사진은 라오스와 인접한 캄보디아 시엠립의 북한식당 평양랭면관.
/연합뉴스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외국에서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고 모르는 사람인데도 무척 반갑게 느껴지는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탈북여성 이순희(가명)씨는 이번에 라오스 여행을 가서 북한사람들을 만났는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오늘은 이 씨의 라오스 여행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이순희: 손을 쥐었는데 놓고 싶지 않은 거예요. 손을 갑자기 제가 꽉 잡아당겼어요.

라오스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북한식당을 갔을 때 벌어진 일입니다. 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식당에서 일하는 접대원 아가씨들을 만나니 잠시 고향 생각도 났고 감정이 북받쳤던 거죠.

이순희: 거기에 북한 식당이 있다는 것을 아셨더라고요. 비가 오는 날 적녁인데. 오늘은 북한식당 갈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마음이 막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거예요. 10년만에 우리동포를 보게됐잖아요. 그래서 내가 제일 멋있다고 하는 옷을 입고 갔어요. 북한 접대원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는 거예요. 우리가 북한에 있었더라면 부러워했겠는데 우리가 남한에 와서 그들을 보니까 불쌍한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남한생활 10년만에 두 번째 해외여행을 떠난 이 씨. 같이 여행을 갔던 동료들이 4박5일의 일정 중에 북한식당에서 한끼를 먹는 시간을 넣었던 겁니다.

이순희: 그 북한식당도 한국인을 위한 식당이예요. 한국인들이 안가면 북한식당도 돈벌이 못해요. 누가 가나요? 그 감정은 못 속이겠더라고요. 그런데 남한분들은 북한예술단을 보는 감정이 덤덤해요. 우리가 눈물을 흘리고 박수치고 가슴을 쥐어뜯지 그분들은 안그렇더라고요. 공연하는데 반갑습니다, 통일의 날 다시 만나요, 과학과 기술로 힘차게 나가자 이런 노래를 부르는데 남한분들은 북한노래에 흥미가 없어요. 그냥 덤덤한데 우리는 막 따라했죠. 너무 격동적으로 행동한 것이 눈이 띠었는지 자꾸만 우리쪽으로 눈낄이 오는 거예요. 노래를 하다가 객석으로 와서 사람들과 악수를 하는데 손을 쥐었는데 놓고 싶지 않은 거예요. 손을 갑자기 제가 꽉 잡아당겼어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이 나가는 거예요. 제가 그때 진짜 우리는 헤어지면 안되는 한식구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네들도 우리 행동에서 그 무엇인가 눈치채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한의 물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요즘은 국내여행을 가는 경비로 저렴한 동남아 여행을 많이들 갑니다. 이 씨는 같은 지역에 사는 여성들과 함께 라오스를 찾았습니다.

이순희: 이번에 우리 일행은 대구시 민주평통산하 여성 리더들이니까 전부 사회적으로 직위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었어요.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 어린이 집 원장, 유치원 원장, 간호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도 있었어요. 이런 분들이 갔어요.

북한에서도 학교 다닐 때 라오스에 대해 공부를 했고 탈북해 남한행을 할 때 10년전 잠깐 라오스를 경유했지만 여행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 신기하고 또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이순희: 사람들이 더운 지방에 살아서인지 패기가 없고 좀 나른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순하고요. 우리가 마사지 받으러 갔는데 공손하고 말도 살랑살랑 조용히 말해요. 이 나라는 날씨가 더우니까 우리가 북한에 살때 3모작을 한다고 해서 부러워했어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까 3모작을 안한데요. 왜냐하면 힘드니까 안한다는 거예요. 한번 모를 심어서 농사 망치면 두 번째 심는 사람이 있고요. 그래도 이 사람들은 먹고 살수 있데요. 그리고 우리가 북한에 있을 때 이 사람들은 남방과일이 많아서 빵나무라는 것도 있어서 산열매를 따서 삶으면 빵이 된다고 했는데 딱 그것을 봤거든요.

라오스는 내륙 국가로 수도는 비엔티안입니다. 남북한과는 모두 수교관계를 맺고 있고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주홍색 옷을 입은 승려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이순희: 라오스가 불교 국가예요. 불교 사원들, 가장 높은 스님이 수련을 하던 영웅탑이 있더라고요. 우리 식으로 말하면 김일성 동상, 3부자의 동상처럼 모시고 있고 그 사람이 45세에 진리를 깨닭았다고 해서 탑 높이를 45미터로 해놨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자기들이 숭배하는 불교 교리에 따라서 사찰을 정말 잘 모시고 정중히 인사하고 그러더라고요.

라오스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불상을 신성시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불상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불상에 걸터앉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하고 물건을 직접 승려에게 건네줘서는 안되고 반드시 쟁반에 담아 줘야한다고 합니다. 이런 것은 방문하는 나라 여행할 때 알아할 주의사항인데요. 아침에 스님들이 줄지어 사원을 나와 주민들에게 음식을 받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게는 색다른 풍경입니다.

이순희: 탁발이라고 하는데 스님들이 세벽에는 마을로 내려와서 동냥을 해요. 그런데 동냥이라고 해서 나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이분들은 스님들이 오시는 것을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새벽에 자기집에서 밥을 정성스레 해서 반찬이랑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가지고 나와 있어요. 스님들은 맨발로 오시더라고요. 그러면 사람들이 주먹밥, 반찬을 비닐주머니에 넣었다가 스님 주머니에다가 밥도 넣어주고 반찬도 넣어주고 남방과일을 넣어주면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그것을 우리가 아침에 나갔다가 탁발하는 것 봤어요.

라오스를 찾은 목적이 천연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씨 일행은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찾아 갔습니다.

이순희: 그 다음날 버스타고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곳에 가서 우리가 짚라인도 타고 레카도 타고 튜브를 타고 물이 찬 동굴에 밧줄을 연결한 곳이 있는데 그곳에도 가보고 공기가 정말 깨끗하고 좋더라고요. 자연이 그대로 더라고요.

외국 여행을 가면 집에 돌아가서도 추억에 남을 현지 기념품을 사는 것도 일정에서 빠질 수 없죠.

이순희: 그 다음엔 쇼핑을 했어요. 보석가게 그다음 유명한 커피도 사고 그 나라는 마사지가 유명해요.  마사지를 우리가 3번인가 받았는데 피곤이 풀리는 것이 좋더라고요.

늘 차로 막히던 도로, 높이 여러층이 숲을 이룬 아파트, 밤이면 화려하게 반짝이는 네온싸인을 피해 자연 그대로를 즐기자면서 찾았던 라오스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 줬습니다. 오히려 남한생활 10년에  익숙해진 도시생활과 너무 달라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이순희: 밤문화가 발전 안했어요. 자본주의 나라들은 카페도 가고 가라오케도 가고 하잖아요. 이 나라는 그것이 없어요. 이 사람들은 일만 끝나면 집에 가서 금방 잔데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벌써 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 나라는 전기가 남아돌아간데요. 왜냐하면 밤에 켜지 않으니까. 일찍 자니까요. 그것을 태국에 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호텔에서 내려다 보면 밤에는 공공건물이나 그런데만 불빛이 보이지 개인집들은 불이 꺼져 있더라고요.

무더운 날씨와 주홍색 옷을 입고 탁발을 하던 젊은 승려의 모습. 울창한 숲이 이 씨의 머리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순희: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우리 북한 사람들은 삭도라고 하면 알아요. 그것을 손에 쥐고 풀숲을 가르면서 높은 지대에서  다른 곳으로 바람을 가르면서 가고, 2인용 보트를 타고 강물에서 노를 젖지 않고 가는 그 재미, 솔직히 한국생활 10년에 작년에 태국을 갔고 이번에 두 번째로 갔어요. 첫번째는 좀 어벙벙했어요. 우리 대열을 놓치면 안된다고 막 따라다녔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경험이 있으니까 좀 여유를 가지게 되더라고요.

언제 어디든 자신이 원하면 갈 수 있는 해외여행. 내년에는 또 어딜갈까? 기대가 됩니다.

 

이순희: 자꾸 가보니까 더 가고 싶어져요. 그래서 여행은 한 번도 안간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데요. 벌써 두번째 가보니까 또 가고 싶어지는데….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라오스 여행을 다녀온 청진 출신의 이순희(가명) 씨의 여행 이야기 전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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