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실체]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작아지고 있다
2013.01.29

북한 인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작아지고 있다.” 이 내용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최근 북한정권은 “수령복”을 요란하게 선전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3대째 누리는 “수령복”이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번영은커녕 나날이 가난해지다 못해 이제 북한은 세계 최빈국이 됐습니다. 수령은 복이 아니라 화근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래선지 김씨 일가가 이끄는 조선도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김일성 정권때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시대에는 평양공화국, 김정은 정권에 들어와서는 창전공화국으로 말입니다. 김일성의 초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나름대로 사회주의 소련을 모방한 체제였습니다. 정치도 중요하지만 무 계급사회인 사회주의를 무료 복지의 공산주의로 만들겠다는 이념하에 경제 개념을 중시하던 때였습니다. 하여 국가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의 기능이 많이 살아 있었고 실제 김일성 측근들도 당 보다 내각에 많이 포진돼 있었습니다, 김일성 자체도 현지 지도를 통해 국가 계획경제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여 당시의 조선은 전민배급제가 살아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민들에게 이밥에 돼지 고깃국을 먹이겠다는 김일성의 소원은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김일성은 자기 생일날인 4월 15일에만 인민들이 이밥에 돼지고기 국을 맛볼 수 있는 이상한 신격 화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정일은 아버지보다 한 수 더 위였습니다. 이밥에 돼지 고깃국은커녕 아예 배급 쌀조차 주지 못하는 북한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세계 최빈국을 두고 김정일은 아무 부끄러움도 없이 사회주의 강성 대국이라고 자처했습니다. “내가 강하면 국가도 강하다.”는 독재적 사고의 허풍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자기중심적 사고로 김정일은 평양 중심적 국가를 만들었습니다. 김정일은 극도의 이기주의로 평양은 조선의 수도여서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사실 그런 평양 공화국을 만들게 된 것은 김정일의 당 유일지도 체제 때문이었습니다. 인민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을 부정하고 세습 권력을 쥐기 위해 이데올로기, 즉 이념을 전문하는 비효율적인 당을 더 중시했던 그였습니다. 그래서 김일성의 측근들은 내각에 많았다면 김정일 측근들은 당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김정일이 이처럼 과도하게 당에 집착했던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이 안정적인 후계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김일성이 말년에 남북 정상회담까지 추진 할 만큼 강한 권력 의욕을 보였는데 그런 김일성 밑에서 당 조직 부 제일 주의를 만들자니 오죽 당 절대주의가 필요했겠습니까. 결국 김정일은 내각지도를 통한 구체적인 실무보다 당을 통한 관념적 행정에 더 치중하는 사람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국가계획경제 붕괴로 재정은 물론 배급 기반도 흔들리게 되자 당황한 김정일은 정책적 혁명을 결심한 것이 아니라 평양의 배급을 지키기 위해 지방배급부터 차단시키는 보신주의를 선택하게 됩니다. 김정일은 심지어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인도주의 식량도 평양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한계까지만 계산했습니다. 체제 자존심을 내세우고 국제사회를 협박하는 핵 실험이나 미사일 도발과 같은 강경 정책들에는 지방 인민들을 위한 계산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 “사회주의를 끝까지 지키자!”는 명분으로 지방이 평양을 부양하는 형태의 질서와 제도들을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김정일의 든든한 안방인 평양 공화국으로 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북한엔 “수령복”이 영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 수령 복을 타고났고, 또 잘 누리고 있는 김정은이가 있으니 말입니다. 과거에는 지방 인민들이 평양만을 챙기는 김정일에게 불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평양 시민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 졌다고 합니다. 바로 창전거리에 대한 과도한 특혜 때문입니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한 쪽은 정전으로 밤이 더욱 캄캄한데 창전거리는 실내는 물론 밖의 조명까지 눈부셔서 말입니다.
김정은은 젊은 지도자가 이끄는 새로운 조선의 얼굴을 창전거리로 자부하고, 또 선전하려고 합니다. 창전거리는 외국인들의 참관 지역이어서 배급은 물론 과일이나 야채 공급도 특별히 잘 된다고 합니다. 그러지 않아도 북한 내 각 권력기관원들이 밀집된 간부 아파트지역으로 유명한데 배급은 물론 전기까지 모아주니 평양 시민들의 심기가 오죽 불편하겠습니까.
그래서 요즘 평양시민들 속에서는 전기도 배급제를 실시하자는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창전거리를 위해 타 지역 전기를 끊는데 대한 반발로 말입니다. 지방 주민들은 배급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일찍이 시장화에 적응했지만 평양 시민들은 그 동안 김정일이 만들어 놓은 평양공화국 질서에 포로가 되어 창전거리 특혜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심리적으로 더 커졌나 봅니다.
김일성이 넘겨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김정일은 평양 공화국으로 만들었고, 김정은은 그마저도 창전 공화국으로 더 작게 쪼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만큼 김 씨 일가의 통치 지도력도 축소됐다는 방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