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실체] 김정은 3대 세습 전망

장진성∙탈북 작가
2011.10.11
kimjongeun_lao_president-305.jpg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9월 23일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탈북자 장진성 씨가 전하는 김 씨 일가의 실체, 노동당 통일 전선부 대남 정책과 연락소 부원이었고 김정일을 두 차례나 접견한 일급작가 이었던 장진성 씨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60년 독재 체제와 현대판 봉건 세습에 대한 진실과 배경을 밝힙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김정은 3대 세습정권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최근 북한은 김정일 이후 김정은 정권 굳히기를 위한 새로운 권력편성과 함께 김정은의 신격화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오늘날의 북한 현실이 더는 김 씨 일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김정일 세습과정과 비교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김정일 세습 당시의 국가조건을 본다면 충분한 대외성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회주의 동구권이라는 우방국 진영이었습니다. 미소냉전구도라는 안정된 국제정치 환경의 그늘 밑에서 북한은 자국 내 정치권력 일원화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남한에 비해 경제적으로 비교적 우월했던 대내성이 있었습니다. 이 상대적인 체제의 자신감은 김일성 개인의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세습권력도 결심할 수 있게 한 동기로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과정을 걸치지 않고 봉건왕조에서 사회주의로 바로 이양된 역사적 폐쇄성의 조건이 가장 유리 했습니다. 그 폐쇄조건이 있었기에 봉건유교관습의 연장선에서, 그리고 김일성 신격화를 조작하여 세습정치도 정당화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김정은에게는 그 3대 국가조건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회주의 동구권은 붕괴됐고 유일한 동맹국이라는 중국도 개혁개방 압박을 가하는 형편입니다. 경제 또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여 주적이라는 남한의 대북인도주의 지원을 공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폐쇄성도 시장화로 거의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외부의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장인데다 물건만이 아니라 정보도 함께 유통되는 새로운 중국에 대한 환경 구축, 여기에 국경을 초월하는 라디오, 컴퓨터, 휴대폰과 같은 과학의 현대화까지 더해져 이젠 북한도 반쯤 열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조건에 이어 지도자조건을 비교했을 때도 김정일에 비해 김정은은 매우 열악합니다. 김정일에게는 세습권력의 전제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 선대수령의 정치적 지위가 절대적이었습니다. 김일성의 후광으로 김정일은 그 아들로서의 권력과 지위도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의 존재와 위업을 조작하는 신격화 선전에도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주민들이 항일영웅이고 전쟁영웅인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겠거니 하고 대충 이해하며 넘어가는 과정에서 신격화 세뇌와 주입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가장 큰 행운은 김정일의 세습권력 훈련과정이 길었던 것입니다. 그 충분한 시간 속에서 김정일은 권력의 속성을 하나하나 익혔고, 나중엔 수령권한을 무력화시키고 철저히 빼앗을 만큼 권력이양을 주도할 여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김정일에 비하면 김정은은 불행하게도 아버지의 불명예와 실패를 떠안아야 되고, 20대에 벌써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책 으로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쫒기는 처지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김정일의 건강이 얼마 남지 않은데 대한 방지책일 뿐, 완전한 권력승계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김일성의 권력을 빼앗아본 경험이 있었던 김정일과 그를 둘러싼 최측근들의 권력 불안과 경계심 때문입니다. 그 반증이 바로 북한의 모든 사회질서와 체계를 집중시킨 절대적인 당 권력을 김정은에게 넘겨주지 않는 것입니다. 선군정치의 나라로서 군사적 행정업무만을 인정해주었지만 사실 그 지위는 당 권력의 지도와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러한 권력절충 기간은 김정일 급사했을 경우 그대로 권력공백으로 나타날 것이며 나중엔 세 아들에 의한 세 권력분파 현상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이 김정은을 확실하게 밀어주는 것이 있다면 신격화 만들기인데 이 또한 결코 쉽지 않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같은 경우 북한의 과거와 연계시켜 역사 왜곡 형 신격화 조작이 가능했지만 어린 김정은에게는 그게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김정은의 어린 시절은 행복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고통이었고 고난의 행군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형 신격화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데 경제가 엉망이어서 딱히 어디에 같다 붙일 말도 없습니다. 김정은의 천재적 군사지휘로 원수들의 천안 함을 공격하든, 연평도를 포격하든 돌아오는 것은 국제봉쇄와 비난뿐이어서 효과도 신통치가 않습니다. 국가조건도 지도자조건도 모두 부적합한 김정은인 셈입니다. 주민조건은 더 혹독합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이념 가치만을 알았던 주민들이었고, 안정된 배급체계에 의해 명령과 복종의 사회적질서가 확립돼 있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구조 속에서 조직 연대감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북한 주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의 주민들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념가치가 아닌 물질가치에 세뇌된 주민들이고 명령과 복종이 아닌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질서에 더 적응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관을 이탈하여 시장에서 개인연대감으로 생존하는, 비로소 수령주체가 아닌 개인주체의 주민인 것입니다. 북한은 과연 3대 세습 정권인가? 저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을 빼앗은 자, 권력을 잃는 자의 반복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