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실체] 김 씨일가의 신격화만 인정되는 북한의 세월

장진성∙탈북 작가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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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song_jongil_statue_305 북한 주민들이 공화국창건 64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9월 9일 김일성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새해입니다.  남한을 비롯한 온 세계가 개인의 축복을 기원하는 첫날인 반면 북한은 수령의 만수무강으로 시작되는 새해입니다. 수령 신격화를 위해 김일성 때에는 신년사 낭독으로, 김정일 때에는 신년사를 대체하는 북한 3대언론의 공동사설 발표로 설날 아침이 열립니다. 김정일 사후 북한 공개 언론들은 김정은의 가정집 방문사진을 여러 번 공개했습니다. 김정은의 ‘인민애’를 연출하려는 의도 였지만 그 사진을 본 국제사회는 도리어 북한의 한심한 군주 제도 실태에 경악했습니다. 그 이유는 사진 속의 노인들이 20대 김정은 앞에서 무릎 끊고 앉아있기 때문이었습니다.  3대 세습의 황당한 왕조 정권인 줄 알았지만 그 정도로 인민의 머리 위에 군림한 절대 독재국가인 줄 미처 몰랐던 외부세계 였던 것입니다. 살펴보면 북한의 한해는 김씨일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축제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은 이념국가, 더구나 신격화 국가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의 이념으로 긴 세월 동안 일관하게 세뇌시키기 위해서는 특정일이라는 계기를 연출하고 그것에 근거한 사상 교양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에는 달마다 정권이 주도하는 체제 정서가 있습니다.

1월은 김씨일가의 만수무강을 소원하는 충성설날로 시작됩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 참배와 충성의 선서로 채워진 1월 1일, 여기에 김일성의 신년사가 3대 언론의 공동사설로 둔갑하여 1월 한 달 내내 주민들에게 온 한 해의 충성을 강요하는 각종 행사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까지 추가되어 3대세습의 명절이 또 한 번 강요되는 셈입니다.  2월은 김정일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강요하는 달입니다. 사실상 북한의 새해는 이 2월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에 초점을 맞춘 온갖 형태의 충성 행사들이 전국적 규모에서 거의 매일 같이 벌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한 해 국가와 개인의 계획, 또는 정치적 평가도 이 날에 모두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2월에는 다른 달의 범죄보다 그 처벌이 더 가중되는 공포의 달이기도 합니다.

3월은 3.1운동이 우뚝 서는 날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민족  의분의 그 3.1운동을  김정은의 증조 아버지인 김형직이 주도한 반일 애국운동으로 역사를 왜곡 하는데 있습니다. 평양의 이름 모를 한의사였던 김형직이  전국 반일조직을 만들어 3.1운동을 계획하고 실천했다는 그 내용은 북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기술돼 있습니다.  보다 어이없는 것은 당시 7살의 김일성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서울 시민들의 앞장에서 3.1운동을 선두지휘했다는 내용입니다. 4월은 김일성이 태어난  제2의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부각됩니다. 북한은 이 4월 15일에 ‘4월의 봄 국제친선예술축전’을 진행합니다. 북한만의 4월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축제로 왜곡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 4월 15일은 타이타닉이 침몰된 날입니다. 북한 정권은 “이 날에 서양에선 태양이 침몰할 때 동양에선 태양이 솟았다.”고 선전합니다. 북한 만의 세월을 강조하는 주체년호도 바로 이 날을 시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노동 계급의 사회를 주장하는 북한에서

5월은 5.1절의 달 입니다. “전 세계 프로레타리아는 단결하라!” 라는 맑스-레닌주의 구호를 김일성-김정일의 현명한 영도를 받을 때에만 노동계급의 승리가 가능하다고 역설하는 북한입니다. 그 증거로 사회주의동구권 붕괴를 설명하며 이 5월에 김일성-김정일의 혁명사상과 이론고취를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6월은 “북침”을 규탄하는 체제수호의 달 입니다. 반한, 반미 교양 주제로 강연회, 참관기, 현장답사, 영화관람,   성토대회 등의 군중행사들이 전국적인 규모로 벌어집니다. 남침의 진실을 “북침”의 왜곡으로 바꾸는  6월이어서 이 기간에는 간첩도 유달리 많이 색출됩니다.  이러한 “북침”의 6월을 “전승”의

7월로 전환시켜 체제 자신감을 승화시키는 북한입니다. 김일성이 미국과 16개국 유엔 참전국을 모두 한 방에 물리쳤다는 신화 같은 전쟁이야기를 학교들과 직장들에서 한 달 내내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 “전승”의 7월보다 신격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김일성이 사망한 7월 8일을 더 부각시킵니다. “영생의 7월”로 김일성을 환생시키기 위한 각종 정치행사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가운데 당원들과 주민들의 사상 동향  평가도 엄격하게 적용 되는 7월이기도 합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8월은 8,15해방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김일성이 일본 백만대군을 가랑잎을 타고 백두산에서 족쳤다는 김일성 축지법의 달입니다. 북한 주민들, 특히 아이들은 김일성의 항일운동으로 나라가 독립됐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김일성을 한 세대에 미국과 일본, 두 제국주의 강대국을 타승한 위대한 영웅으로 신격화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독립에 이어 김일성을 건국 지도자로 선전하는 북한의 9월입니다.  9월 9일 김일성은 분단의 시작인 단독정권을 발표하게 되는데 북한 정권은 당시 김구, 여운형 선생을 비롯한 남한의 정치인사들의 방북을 근거로 합법적 통일정권의 창출로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10월은 북한의 최고권력기관인 조선노동당 창당일입니다.  이 10월은 입당 숫자가 늘어나는 달이기도 합니다.  김일성, 김정일은 곧 당이라는 일인독재의 이념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합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이 구호가 충만되는 10월이기도 해서 온갖  명목의 수탈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유일하게 김 씨일가의 신격화가 국가차원에서 범하지 않는 달이 바로 11월입니다. 한 달 쯤은 쉬어가자는 의미가 아니라 11월에 특별하게 내세울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1월을 북한 정권은 산불조심의 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불을 조심할 산이 어디 있냐고 노골적으로 야유하고 있습니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에 세계는 사랑의 희생을 의미하는 크리스마스인 반면, 북한은 김정숙 생일과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로 축제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선군정치를 국가이념으로 규정한 북한이어서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를 국가기강의 근원을 확립한 날로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이 사망한 7월 8일에 이어 김정일의 사망일인  12월 17일도 “영생의 날”로 미화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해의 시작과 마감도 인민의 권리는 빠져있고 모두 김씨 일가 신격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북한의 세월인 것입니다.

북한 인민 여러분! 새해가 시작되는 이 날 만큼은 한번 쯤 생각해보십시오, 북한의 12달 중에 당신들을 위한 행복의 날, 축제의 날은 과연 언제였는지 말입니다.

지금까지 장진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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