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에 공급한 나한과 차(羅漢果茶)

김주원· 탈북자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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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새로 지어 가동을 시작한 운하대성식료공장. 공장에서는 당과류, 고기가공품, 청량음료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새로 지어 가동을 시작한 운하대성식료공장. 공장에서는 당과류, 고기가공품, 청량음료 등을 생산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만청산연구원에서 김일성 일가의 건강장수를 위해 개발했던 백두산담배와 백두산불로초술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열대식물 나한과 열매로 만든 나한과차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나한과(羅漢果)는 중국 광서성 계림 지역의 고랭지에서만 자라는 다년생 식물입니다. 나한과는 나한과[羅漢果]라는 이름 외에도 납한과[拉汗果], 가고과[假苦瓜], 차산자[茶山子], 장단과[長單果] 등 여러가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9~10월에 열매가 익으면 채취하여 널판자 위에 놓고 여물게 하는데 약 8~10일 지나면 열매 껍질이 청록색으로부터 황갈색으로 변합니다. 말린 나한과의 당도는 사탕수수의 약 300배로 차세대 설탕대용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나한과의 당분은 당류가 아닌 테르펜계의 배당체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칼로리를 발생시키지 않아 당분이 체내에 흡수되지 않습니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나 비만체질인 사람이 설탕대용으로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식품입니다.

광서성 계림지역은 해발고도가 1000m이상의 산악지대이고 위도상으로는 아열대에 속하는 아주 강한 자외선이 내리 쬐이고 있는 지역입니다. 나한과는 중국의 광활한 지역 가운데서도 오직 계림에서만 자라는 "신비의 과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나한과의 당분인 <테르펜 글리코사이드> 배당체는 장을 튼튼하게 하여줍니다. 풍부한 천연 토코페롤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나한과는 인간의 건강에 필수불가결한 비타민류와 각종 광물질 성분이 충분히 함유되어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나한과를 기침과 가래, 기관지염, 편도선염, 인후염, 스트레스 해소, 고지혈증, 당뇨병, 위장기능강화, 이뇨 작용을 비롯해 위장병과 변비치료에 이르기까지 약국의 감초처럼 사용하였습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1995년 나한과 열매의 주성분인 모그로사이드(mogrosides)를 식품에 사용할 것을 인정했으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도 1999년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승인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생물학자들이 나한과 추출액에서 암과 동맥경화, 염증, 알레르기 등 노인성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적으로 더욱 주목받는 과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북한은 다른 아시아와 서방 국가들보다 앞선 1991년부터 나한과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김일성의 동맥경화치료와 김정일의 만성 후두염 치료에 좋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나한과가 성인병을 예방하고 항암효과가 있으며 후두염과 폐렴을 비롯한 호흡기질병에 특효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의 관심을 끌게 되었으며 중앙당 5과를 거쳐 나한과는 만청산연구원에 전달되었습니다.

나한과에 대한 만청산연구원의 관심은 후두염치료제 개발이었습니다. 김일성과는 달리 김정일은 새해 ‘신년사’도 못 읽을 만큼 선천적인 후두염이 심했습니다. 그나마 나한과로 만든 여러가지 특제품들을 먹고 후두염 치료에 효력을 보았습니다.

1991년 3월에 만청산연구원 2실에는 선천성후두염 치료에 좋은 특제품을 개발할 데 대한 과제가 하달되었습니다. 연구를 위한 시료로 처음 정해진 것이 나한과 열매였는데 보관이 어려웠습니다.

평양의학대학 출신의 오현 연구사를 책임연구원으로 한 나한과 연구조는 적성분석과 정량분석, 약효성검사와 같은 여러가지 실험들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실험은 인공후두염을 유발시킨 흰쥐에 나한과의 성분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일본산 폴리비닐 상자에 한 번에 흰쥐 열 쌍씩 넣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상자 속에 든 흰쥐에 인공후두염을 유발시키는 실험은 매우 잔혹했습니다. 30볼트에서 60볼트 사이의 직류전기로 자극을 주는데 그 고통으로 쥐들은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정해진 전압에서 하루 5번씩, 일정한 시간 간격과 투입시간으로 한 달 동안 실험을 반복하면 비명을 지르던 흰쥐의 목안 후두조직에 염증이 유발되어 마지막에는 소리조차 내지 못합니다. 이런 쥐들에게 나한과에서 추출한 성분들을 먹였습니다.

나한과에서 추출한 여러 가지 성분들을 먹인 쥐들은 후두조직을 떼어내 냉동조직절편을 만듭니다. 이런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약효성검토를 진행했습니다. 거듭되는 실험을 통해 연구조는 나한과 열매성분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만청산연구원에서 추출된 나한과의 약효성분은 룡성특수식료공장에서 사탕가루(설탕)를 대용한 당과류로 만들어져 김정일에게 공급되었습니다.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산하 백두산제약공장에서는 나한과가 들어간 인삼차도 실험 생산했습니다.

실험 생산된 나한과 특제품들은 김일성고급당학교 안에 위치한 만청산연구원소속의 임상검토과에서 재학중인 당간부들을 대상으로 먼저 공급됐습니다. 한마디로 당 간부들을 상대로 일종의 생체실험을 먼저 진행했다는 의미입니다.

평양의학대학 교수출신인 리창희, 오현, 김광빈 연구사들이 임상검토 실험을 담당했습니다. 이렇게 동물실험에서 인체실험까지 통과한 나한과 특제품들은 최종적으로 산사람세포인 줄기세포배양법을 이용해 최종 조사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1990년대까지 김일성종합대학 생물학부 출신인 조두형, 김원주 연구사들이 보건 2국에 제출한 건의안 통과서를 이용하여 평양산원에서 출생하는 갓난아기의 배꼽조직을 떼어내 줄기세포배양에 이용했습니다.

실험을 전부 통과해 이상이 나타나지 않은 제품들만 엄선되어 김정일에게 정상 공급되었습니다. 이곳 남한에서도 나한과의 약효성이 인정되어 여러 회사들에서 제품을 만들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나한과 열매 5알을 한통에 포장해서 파는 값은 2만5천원에 불과합니다. 한 알 가격이 약 5달러 정도입니다. 하지만 남한에서도 나한과 열매에서 추출한 당분과 각종 유효약 성분들은 값이 엄청 비쌉니다.

유효 성분들을 추출하려면 그만큼 나한과 열매가 많이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일의 건강연구를 위해 수입한 나한과는 질과 량으로 따질 때 값이 천문학적이었습니다. 지금은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이 그 혜택을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북녘에 계시는 인민들에게는 공개조차 되지 않은 나한과. 나한과 열매에서 추출한 온갖 건강 성분들도 김일성, 김정일의 만수무강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김정은이 나한과 특제품들을 즐기면서 만수무강을 누리게 될지 이제 우리 인민들은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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