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존엄’ 수호를 위한 사이버전

김주원∙ 탈북자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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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다.
북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다.
ASSOCIATED PRESS

북녘 동포 여러분, 최고존엄이라는 말은 북한에만 있는 말입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4~5년에 한번씩 대통령 선거를 하여 당선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며 임기가 끝나면 또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방식으로 국가수반이 바뀌게 됩니다.

그러나 지구상에 북한만 유일하게 봉건왕족사회처럼 대를 이어가면서 국가지도자가 세습되고 있기에 김 씨 일가에 대해 ‘최고존엄’이라는 말을 붙여 신성화합니다. 신처럼 우상화하기 위해 일당독재를 하고 있으며 노동당 선전선동부에 의해 외부 정보가 유입되지 못하게 통제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가 개발되고 인터넷이 발달하여 노트북이나 판형컴퓨터(태블릿PC),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만 있으면 북한을 제외하고 어디서나 전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 수 있습니다.

지능형손전화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도 국제전화를 할 수 있고 그 어느 나라에 여행을 가도 번역어플로 통역이 없이 대화도 가능하며 처음 가는 곳도 주소만 알면 찾아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나 궁금하면 망유람(인터넷 검색)을 통해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고도 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처음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단어가 김 씨 일가에 대한 자료입니다. 저도 2009년에 입국하여 새로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에 대해 궁금하여 검색했던 단어가 ‘김정은’이었습니다. 컴퓨터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위키백과에는 김정은의 출생과 유학생활 등 정말 많은 자료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놀랐던 것이 김정은이 김정일의 첩이었던 무용배우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2남 1녀 형제 중에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를 후처가 아닌 첩이라고 하는 것은 당시 김정일이 본처인 김영숙과 동거해 살면서 원산초대소에 고영희를 데려다 놓고 구들농사만 했기 때문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고영희의 아버지이자 김정은의 외할아버지인 고경택은 제주도 출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애국열사들이 독립을 위해 싸울 때 일본 ‘히로타 군복공장’에서 일본군의 앞잡이로 근무했던 친일매국노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고영희는 10살 되던 해인 1962년에 부모를 따라 일본에서 북한으로 귀국하였고 음악무용대학을 거쳐 만수대예술단에서 무용배우로 활동하다가 김정일의 눈에 들어 동거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첩의 자식, 사생아들인 김정철, 김정은, 김여정 형제들을 김정일은 김일성 앞에 내세울 수 없었기에 김일성과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손자사이로 함께 찍은 단 한 장의 사진도 없는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전 세계가 하나의 망으로 열린 인터넷 세상에서 북한만 통제한다고 하여 이런 진실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어떻게 하면 사이버전 요원들을 통해 이것을 막을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1980년대부터 전 세계가 인터넷망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김정일은 ‘인터넷 미치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여기에 집착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일제토벌대의 ‘참빗전술’에 소련으로 도망친 김일성이 해방되기 전까지 5년간 소련군 대위로 복무했다는 사실과 스탈린에게 구걸해 250여대의 땅크(탱크)을 북한에 끌어들여 전쟁을 일으켰고 그 전쟁으로 같은 동족 400여만 명의 사상자를 낸 살인마라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인터넷망에서 검색되니 이를 개방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에게 인터넷을 개방하면 체제유지에 위협으로 될 수 있다고 간파한 김정일은 북한 내에 외부와는 차단된 인트라넷만 접속할 수 있도록 하였고 저들만 인터넷에 접속해 국제정세를 비롯해 외부소식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1990년대 해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컴퓨터 관련 과학자들이 미국이나 한국 등 북한의 ‘적대국가’들을 인터넷으로 정찰하거나 필요하면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제의서를 올렸는데 이때부터 김정일은 사이버전 요원들을 양성하는 체계를 세우도록 했습니다.

수재학교인 1중학교에서도 뛰어난 학생들을 선택해 컴퓨터관련 특수교육을 시켰고 중국이나 인도 등 다른 나라들에 유학을 보내 최고수준의 컴퓨터 기술을 습득하도록 했습니다. 1990년대 말에 북한당국은 미국 뉴욕에 상주하는 북한 유엔대표부 외교관들에게 미국의 대학들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강의수강 신청을 하여 수업을 청강하도록 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 사실을 알아내 당시 미국 상무부 사이버보안 책임자인 제임스 루이스에게 대책을 문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정부는 북한 외교관들이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지 알기 위해 그대로 놔두고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김정일이 급사하고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된 김정은도 인터넷을 개방하면 백두혈통으로 알고 있던 북한주민들에게 자기의 정체가 드러나 권력 승계가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인터넷을 폐쇄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인공위성들을 통해 무한한 공간으로 날아다니는 전파를 통해서 인터넷이 혹시나 북한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사이버전에 대비했습니다.

북한 사이버전 요원들은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를 향한 비방만큼은 반드시 저지하라”는 구호아래 2014년에 영국 방송국인 ’채널 4‘가 평양에 납치된 영국인 핵과학자들을 다룬 드라마 '오보지트 넘버'(Opposite Number)제작에 관한 보도가 발표되자 이 방송국을 인터넷망에 접속해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미국 영화보급소(독립 영화및 예술 영화 배급사)인 ‘소니픽처스’가 김정은을 암살하는 임무를 안고 평양으로 파견되는 두 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희극(코미디)영화 ‘더 인터뷰’의 예고편을 내보내자 북한당국은 당장 중지하지 않으면 사이버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2014년 9월 북한 사이버요원들이 소니픽처스의 인터넷 전산망에 침투해 무려 3개월간이나 소니픽처스 회사의 컴퓨터들을 해킹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24일에 북한 사이버 요원들은 소니픽처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의 사무실 컴퓨터화면들은 온통 빨간 해골 사진과 “평화의 수호자(Guardians of Peace, GOP)”라는 영어문구로 도배됐습니다. 그리고 북한 해커들은 “너희의 최고급 기밀을 포함한 모든 데이터는 이미 우리 수중에 있다.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너희의 기밀과 모든 데이터는 만천하에 공개될 것”이라는 위협적인 문구로 압박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전 세계는 북한당국과 김정은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체제유지를 위해, 최고존엄을 지킨다는 미명하에 인터넷을 폐쇄하여 일반 주민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로 만들고 다른 나라들에서 북한 김 씨 독재를 비판하는 영화들을 제작하려고 하자 사이버공격을 했으니 말입니다.

지금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북한 민주화와 인권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탈북민들에게도 화살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자우편(이메일)주소에 접근하여 해킹을 시도하는가 하면 허위사실을 영상으로 만들어 북한의 대외선전인터넷매체인 ‘우리민족끼리’ 등에 유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부와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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