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용 ‘가스 맥주’

김주원∙ 탈북자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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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에서 한복을 입은 여자 모델이 대동강맥주를 소개하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TV에서 한복을 입은 여자 모델이 대동강맥주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녘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에게 고급당과류와 룡성소주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룡성특수 식료공장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룡성맥주에 대하여 말씀드리려 합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공장맥주로는 룡성맥주, 금강생맥주, 봉학맥주, 대동강맥주가 있습니다. 각 지방들에도 평양맥주, 혜산맥주 등 지방산업 공장들에서 생산하는 맥주가 있습니다.

룡성맥주는 룡성특수 식료공장에서 생산하며 금강생맥주는 무력부산하의 맥주공장에서, 봉학맥주는 중앙당재정경리부 맥주공장에서, 대동강맥주는 평양시 봉사관리국 산하의 대동강맥주공장에서 생산합니다.

이 맥주들은 병맥주와 함께 가스맥주라고 불리는 생맥주가 있습니다. 룡성맥주와 금강생맥주는 병맥주외에도 깡통(캔)맥주도 생산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여러가지 맥주들 중에 룡성맥주가 역사가 가장 오랩니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대동강맥주는 2002년에 영국의 어셔 양조회사로부터 부품을 하나씩 수입하여 가동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2년 6월 김정일이 이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봉학맥주와 금강생맥주는 90년대에 들어와서 생산을 시작하였다면 룡성맥주는 70년대 말부터 생산된 것입니다.

대동강맥주는 텔레비죤으로 광고할 만큼 요란하게 떠들면서 등장한 반면에 룡성맥주는 오랜 역사를 두고 조용히 북한의 고위층들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평양시의 곳곳에 150여개의 맥주점을 두고 있는 대동강맥주점과 달리 룡성맥주는 여전히 호텔이나 국가적인 연회석에서 유일한 북한맥주를 대표합니다. 이 룡성맥주는 주정이 4.5%이며 보관기일이 3개월이며 중국 베이징과 심양 등의 북한식당에서도 판매가 될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룡성맥주는 병맥주나 깡통맥주 외에도 5L의 스테인(강철)통에 담겨진 특제품 가스맥주가 있습니다. 깡통맥주는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맞으며 일본에서 총련상공인들이 기증하였지만 그때에 행사에 이용되었을 뿐 그 이후에 김정일과 고위층간부들에게 정상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룡성 병맥주도 중앙당간부들에게 공급하거나 고려호텔, 양각도호텔, 초대소, 외화상점들에 행사용이나 외화벌이용으로 이용되었을 뿐 김정일과 김정은의 식탁에는 오르지 않습니다. 바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5리터 스테인 통에 담겨진 룡성가스 맥주가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의 가정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밀러(Miller)맥주, 아이스하우스(Ice House)맥주, 독일의 벡스(Beck's)맥주, 화란의 하이네켄 다크(Heineken Dark)맥주, 벨지끄의 레페브라운(Leffe Brune)맥주, 일본의 기린(Kirin), 아사히(Asahi), 삿뽀로(Sapporo)맥주, 아일랜드의 기네스(Guinness)맥주 등 전세계의 유명한 수십종의 맥주들도 수입하여 제공되고 있습니다.

룡성맥주가 북한에서 고급맥주로 될 수 있게 된데는 여러가지 숨겨진 사연들이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김정일이 자기의 책임서기관에게 룡성맥주가 매번 다르다고 심하게 추궁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북한에서는 룡성맥주가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제공되는 유일한 북한산 맥주로 외국사절들이 참석한 연회석이나 오찬장에도 오르곤 하였습니다. 맥주에 들어가는 보리나 호프 등 각종 원료들의 첨가량과 발효조건이 수시로 변하는데서 원인을 찾은 룡성특수 식료공장에서는 맥주생산에 자동화시스템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김정일의 지시로 김일성종합대학 자동화학부 교수, 박사들을 금수산의사당경리부 만청산연구원 연구사로 소환하였고 그들에게 룡성맥주 생산공정의 자동화흐름체계를 완성할 과업이 하달되었습니다. 컴퓨터 제어시스템을 통한 각종원료의 정량투입문제가 해결되었고 발효탱크의 단계별 적정온도와 교반작업이 일정함을 유지하면서 맥주의 풍미가 고정되게 되었습니다.

김일성의 출생 80돌과 김정일의 출생 50돌을 맞던 1992년에 만수무강연구소에서는 새로운 건강장수식품개발로 낮과 밤을 이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당시 만수무강연구소 식품보약화연구팀에 속한 저도 매일이다 시피 지하의 종합직장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 기회에 맥주직장에서 김정일에게 공급하는 가스맥주를 마셔볼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연구팀이 김정일의 생일 50돌을 맞으며 사포닌과 키토산을 콩과 게 껍질에서 분리 추출하여 그가 먹는 당과류에 넣기 위한 연구를 현장에서 진행할 때였습니다.

맥주직장은 지하로 연결된 300여m 정도의 거리로 당과직장과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날도 아침부터 우리 연구팀 3명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팀장이 오늘은 직장장이랑 함께 맥주직장에 가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오자고 하였습니다.

이미 직장장끼리 약속이 되어있었고 보위대와도 얘기한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안줏감으로 초코레트 원료인 닦은 코코아와 계란과자를 가지고 맥주직장에 가니 금방 뽑은 가스맥주가 담긴 스테인 소랭이를 우리 앞에 놓아주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컵(고뿌)대신에 유리로 된 요그르트 빈병으로 맥주를 마십니다. 저마다 흰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려붙이고 시원한 룡성 가스맥주를 들이켰습니다. 차고 감미로운 풍미의 가스맥주는 샤아~ 소리를 내면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데 생각보다 한번에 많이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맥주가 차가운데도 있겠지만 한 모금을 마셨는데도 위속으로부터 펑하며 가스가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일반 룡성 병맥주를 마실 때 맛볼 수 없었던 가스맥주의 풍미를 처음으로 느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시는 동안 맥주직장 직장장이 하는 당부의 이야기는 김정일만 마시는 가스맥주를 마셨다는 소리를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절대로 말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3번 정도 더 마셔보았지만 무더운 여름이면 그대의 룡성 가스맥주 생각이 나곤 합니다.

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도 매주 마다 룡성 맥주라면 병맥주만을 공급받아 먹고 있었지만 김정일만을 위한 이런 고급한 가스맥주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직장장은 김정일에게 공급하던 이 5리터짜리 가스맥주통도 일본에 특별 주문하여 만든 스뎅(스테인)통이라고 하였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와 갑산군, 대오천 등지에 김일성과 김정일, 오늘날은 김정은을 위해 맥주에 들어가는 호프농장까지 운영하며 최상의 원료들로 비밀리에 지하에서 만드는 룡성 가스맥주를 한사람만이 아닌 모든 주민들이 즐겨 마실 날은 언제일까요?

이렇게 김일성 일가가 마시는 룡성가스 맥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자동화생산체계가 수립되어 질이 개선되었지만 병맥주는 아직도 질이 개선되지 못하여 비난을 받곤 합니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방문객이 한 번에 나온 룡성 병맥주가 병마다 색이 달라 의아해하자 보리함량이 다른 각이한 맥주를 만들다보니 그런 거라고 변명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가짜 룡성맥주가 전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개인들이 밀주로 만들어 ‘룡성맥주’라고 이름 붙여 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인곡동에서는 가짜 룡성맥주를 만들어 파는 세대가 많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다른 지방에서 인곡동에 직접 와서 도매로 사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파는 가짜맥주는 정품맥주가 보통 알콜 주정이 4.5% 이상인 비해 7-8%까지 높여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김정은과 특권족속만을 위한 맥주나 술을 만드는 룡성특수 식료공장이 인민들의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반 식료공장이 되어 누구나 다 공평하게 먹고 즐기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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