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숨겨진 진실] 북한의 숙박검열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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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동포 여러분,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3만 4천여 명이 되며 그들이 한국에서 결혼하여 낳은 탈북민 2세들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많아집니다. 우리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가장 놀라는 일 중에 하나가 ‘숙박검열’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북한당국이 숙박검열을 실행하고 있는 목적과 이 행위가 왜 반인륜적인 제도인지, 한국의 법과 국제법을 비교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북한의 숙박검열제도는 호텔이나 여관 등의 숙박시설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집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여관을 비롯한 숙박시설에 대한 숙박검열은 해당지역의 사회안전기관이나 보위부에서 진행하지만 일반 가정집들에 대한 숙박검열은 해당 분주소나 시군 사회안전부에서 인민반장을 앞세우고 진행하고 있죠.

무장한 사회안전원들이 인민반장을 앞세우고 집집마다 숙박검열을 하는 것에 대해 여러분들도 응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북한에서 살 때까지만 해도 숙박검열이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그 어느 나라에서나 다 강행하는 제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14년을 살면서 숙박검열을 당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정착 초기에 한번은 고등학교에 통일특강을 나가서 강의를 했는데 북한의 숙박검열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학생들이 분노하며 “국가가 어떻게 사람들이 잠을 자야 하는 깊은 밤에 무장을 하고 마구 쳐들어와 검열을 할 수 있는가”하고 반문하는 것을 보면서 크게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때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북한에는 어떤 유머가 있습니까”하고 질문하기에 저는 금방 결혼한 부부가 숙박검열 받았던 일을 예로 들며, 북한주민들이 말하던 “좋아지려고 할 때마다 숙박검열이네”라는 유머를 말했다가 오히려 반문을 당했던 것입니다.

통상, 가정집에서 깊이 잠들거나 밤에 사랑을 속삭이는 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5시 사이에 강행되는 숙박검열은 아마 청취자 여러분들도 다 겪어봐서 그때의 심정을 다 이해하실 거라고 봅니다.

옷도 급히 입어야 하고 인민반장과 함께 들어온 무장한 사회안전원이 집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피는 그 행위는 한국을 비롯한 정상적인 국가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인권침해인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선 그것이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인 줄도 모르고 살았죠.

북한에서 강행되는 숙박검열제도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김씨 왕조의 체제유지를 위해 반정부활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이동의 자유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여행증명서인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타 지역으로 갈 수 있는데 이것을 어긴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죠.

철도나 도로 등 곳곳에 보위부 10호 초소를 세우고 통제하면서도 숙박검열을 통해 2중으로 이동의 자유를 통제하는, 이러한 검열제도는 오직 김씨 왕조의 영원한 세습을 위해 북한주민들을 마치 강아지를 다루듯 목줄을 하여 한곳에 두고 감시통제하려는 가장 잔인한 통치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이러한 통제를 일상화하여 북한 주민들을 순종적인 현대판 노예로 만들기 위한 통치수단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통제를 받는 것을 응당한 것으로 여기고 북한당국이 강요하는 대로 순응하며 살게 하는 이 수법은 어린 시절부터 김 씨왕조에 대한 세습교육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지금 지구상에는 그 어느 나라에도 소학교 시절부터 대학에 이르는 동안에 자기 나라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혁명역사라’고 하면서 학과목으로 지정하고 의무적으로 수업을 받도록 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회주의를 한다고 했던 구소련이나 중국도 국가수반들이 자녀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 않았습니다. 노예사회나 봉건사회 같은 낡은 착취사회에서나 존재했던 왕권의 세습은 부르주아 혁명으로 자본주의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북한의 현대판 봉건왕조, 김씨왕조 독재체제에서는 여전히 왕족세습과도 같은 ‘영원한 계승’을 떠들며 주민들에게 노예의 삶을 강요하면서 이같은 숙박검열제도로 주민들을 우물 안의 개구리 신세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면서 예비와 1년, 본과 6년, 그렇게 7년 동안 14번의 방학을 가면서 한번이라도 숙박등록대장을 기입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3대혁명소조기간 그리고 평양에 있는 연구소에 배치되어 평양에서 19년을 살면서 수십 번을 고향에 다녀왔지만 자기 부모 집에서 숙박하는 것도 숙박등록을 했던 저로서는 그 절차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인민반장을 찾아가 숙박등록대장을 받아서 거기에 이름과 생년월일, 직장직위, 여행목적, 숙박기간 등을 적어서 해당 분주소에 가서 여행증명서와 함께 신분증을 제출해서 승인도장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숙박검열로 걸려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지요.

언젠가는 차로 고향 인근 지역에 출장가면서 부모님들을 뵈려고 집에 들러 하룻밤만 자게 되어 숙박등록을 하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걸려서 밤에 분주소에 끌려갔다가 뇌물을 주고 다음날 오전에야 풀려나오면서, 출장 일정이 늦어졌던 일도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남조선 간첩들을 비롯하여 적대분자들과 반국가범죄자들을 적발하기 위해 숙박검열제도를 실시하는 것이니 주민들은 여기에 잘 협조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현대판 김씨 왕조의 영원한 독재세습을 위한 것임은 청취자 여러분들도 아실 거라고 봅니다.

얼마나 자기들의 독재제도가 나쁜 걸 알았으면 이렇게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겠습니까? ‘인민을 위한다’는 인민공화국인 북한은 반인민적인 시책들만 실시하면서 자유를 박탈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부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깊은 밤, 낮에 공부한 학생들이 피곤하여 곤히 잠자는 시간에 무장한 사회안전원이 문을 쾅쾅 두드리면서 숙박검열을 하는 나라는 정말 지구상에 북한 뿐이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꼭 아시기 바랍니다.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에 전기 철조망을 설치하는 것도 모자라 사회안전원은 물론 국경경비대까지 숙박검열에 동원시키는 북한이야 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반인민적이고 반인륜적인 국가이며 그래서 전 세계인들은 북한을 하나의 우물이며 지옥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시대에 양강도 혜산시와 평안북도의 신의주시, 함경북도의 무산시 등 국경지역에서 탈북한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김정은 시대 북한 당국의 통제와 감시는 더 심해졌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유엔의 '세계인권선언'에는 “모든 개인은 아무런 차별 없이 생활, 자유 및 재산에 대한 도난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동과 거주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여행증명서가 없어도 어디든지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숙박검열 같은 일은자유권을 침해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인권유린행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현대판 김씨왕조의 영원한 세습을 위해 강행하는 숙박검열제도 같은 반인민적인 통제제도를 당장 없애고 북한 주민들도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