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대왕 태종 이방원과 김정은
2021.11.17
북녘 동포 여러분, 저는 지금도 저의 아버님이 2005년에 임종하면서 저에게 했던 말이 귀전에 쟁쟁합니다. “고려나 이씨왕조도 500년 넘도록 통치하였는데 이 김씨왕조도 그렇게 오래간다면 너희들과 후대들의 앞날이 너무도 걱정되어 눈을 감을 수 없구나”라고 말입니다.
조선시대 이씨왕조는 1392년 태조 이성계로부터 시작해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1910년까지 519년 동안 27대에 이르는 세습으로 이어져왔습니다. 영원한 김씨왕조를 꿈꾸는 김정은도 현대판 조선왕조 3대 왕으로 대를 이어 권력을 계승하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이씨왕조 3대왕인 태종 이방원과 김씨왕조 3대왕인 김정은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8명의 아들 중에 다섯 번째 아들이었던 이방원은 1367년에 태어나 56세가 되던 1422년에 사망한 인물로, 1400년부터 1418년까지 19년 동안 조선을 통치한 왕입니다. 조선 3대왕인 태종 이방원은 조선 건국에 제일 많은 공을 세웠음에도 건국 초기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 등에 의해 견제를 받았습니다. 이성계의 아들 중에서 유일하게 고려시대 과거에 급제하며 아버지 이성계의 자랑이자 집안의 희망으로 성장했던 이방원은 조선 건국시기부터 왕위에 오르는 과정, 왕위에 오른 이후에도 왕권 안정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처형합니다.
이방원은 고려왕조 문신이었던 정몽주를 1392년에 개성 시 자남산 남쪽 개울에 있던 다리인 ‘선죽교’에서 처참하게 살해했습니다. ‘선지교’라고 불리던 이 다리는 정몽주가 피살되던 날 밤에 이곳에 대나무가 자랐다고 하여 선죽교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습니다. 정몽주를 제거한 이방원은 마침내 정도전, 남은, 조준 등 신하 52인과 함께 이성계를 개경의 수창궁에서 초대 조선왕으로 즉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고려가 붕괴되고 1392년 조선이 건국되었지만 태종 이방원은 왕자라는 이유로 개국공신에서 제외됩니다. 그리고 1398년에 이성계의 뒤를 이을 세자로 배다른 막냇동생 방석을 책봉하게 했던 정도전을 죽이고 배다른 동생들인 이방번과 이방석도 죽이죠. 이 사건을 역사에서는 제1차 왕자의 난이라고 합니다.
배다른 왕자들인 동생을 죽인 사건은 김정은이 2016년 배다른 형인 김정남을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한 사건과 비슷한 사건입니다. 배다른 왕자를 죽인 이 사건을 통해 이씨왕조의 3대왕 이방원과 김씨왕조 3대 권력자인 김정은의 공통점을 알 수 있습니다.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 일파가 완전히 권력을 손에 쥐게 되었지만 곧바로 왕으로 등극하지는 않았습니다. 1398년에 배다른 두 동생을 죽이고 둘째형인 이방과가 조선 제2대 왕위에 올랐으나 정종은 허수아비에 불과했고 모든 실권은 이방원이 쥐고 있었습니다.
1400년에 이성계의 4번째 아들인 왕자 방간이 박포 등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왕위에 오르려고 하였습니다. 제2차 왕자의 난이 터진 것입니다. 이방원은 형인 이방간의 반란을 진압하고 마침내 1400년에 조선 제3대왕으로 등극한 것입니다. 이성계에게 8명의 아들이 있었으나 왕자들 사이의 권력쟁탈전에서 결국 가장 포악하고 권모술수가 뛰어난 다섯 번째 아들인 이방원이 왕위를 차지하게 된 거죠. 김정은이 자기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을 죽이고 친형인 김정철을 제치고 현대판 김씨왕조의 제3대 왕으로 오른 것과 너무도 닮은 모습입니다. 지금도 김정은에 의해 견제를 받고 있는 친형 김정철은 숨을 죽이고 그 어디에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방원은 이성계를 지지하면서 고려왕조를 붕괴시키고 조선 건국에 공신역할을 했던 정도전이 왕권보다 조정의 권력을 더 중시하는 정책을 꾀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이성계의 막내아들인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하려 했다는 이유로 제거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숙청의 화살을 처남들에게 돌렸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김정일이 권력세습을 위해 김일성의 후처인 김성애와 김성갑 등을 숙청한 사건을 잘 아실 거라 봅니다.
이방원은 1407년 정실부인 원경왕후 민씨의 동생들인 민무질과 민무구를 처형하고 1415년에는 민무휼과 민무회를 조카인 세자를 끼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명목으로 귀양 보냈다가 처형했습니다. 그리고 세자였던 세종대왕의 장인인 “심온의 세력이 커지고 있다”는 좌의정 박은의 말에 이방원은 그를 독약을 먹여 처형하였습니다.
이렇듯 이씨왕조 제3대 왕이었던 태조 이방원은 권력유지를 위해서라면 배다른 동생은 물론 4명의 처남을 살해하고 어제 날의 충신들도 서슴없이 죽인 권력광이었습니다. 김정일이 후계세습과정에 삼촌인 김영주를 숙청하고 배다른 동생 김평일과 김성애, 김성갑 등을 곁가지로 몰아낸 행위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고 배다른 형 김정남을 독살한 행위는 이방원의 숙청수법과 같은 행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태종 이방원에게는 정실부인인 원경왕후 민씨 외에도 효빈 김씨, 신빈 신씨, 선빈 안씨, 의빈 권씨, 소빈 노씨, 숙의 최씨, 덕숙옹주 이씨, 고씨, 김씨 등 많은 후궁과 첩들이 있었고 이들에게서 본 자식들만 해도 아들만 12명, 옹주와 공주는 총 17명 등 29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이방원은 1404년 11세의 맏아들인 양녕대군을 세자로 지명했다가 1418년에 셋째 아들 충령대군(세종대왕)으로 교체하고 1418년에는 왕위를 세종대왕에게 물려줍니다. 세종대왕이 태종 이방원의 셋째아들이라는 점이 북한에서 김정일이 맏아들 김정남, 둘째아들 김정철을 제치고 셋째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책봉한 것과 같아 보여 저는 대한민국에 와서 우리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놀랐습니다. 세종대왕은 우리글인 한글을 창제한 왕으로 잘 알려져 있죠.
이씨왕조 태조 이성계는 1392년 조선을 건국해 7년 동안 권력을 행사했고 이성계의 둘째 아들인 조선 2대왕인 정종왕은 왕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이방원에게 권좌를 찬탈당해, 조선 3대왕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올라 19년 동안 통치하였습니다. 조선이 건국되고 가장 오랫동안 왕위에서 권력을 행사한 이방원은 숙청과 처형을 통해 이씨왕조의 틀을 마련했습니다.
봉건왕조의 중앙행정체계를 만들고 8도 체제의 지방행정제도도 정리하였고 첩의 자식들인 서얼들도 관직에 진출할 수 있게 ‘서얼 차대법’을 제정하도록 했습니다.
서얼이라고 하는 첩의 소생들은 그 이전시기에는 과거시험을 보거나 관직에 등용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는 김정일의 4번째 부인이자 첩과도 같은 존재였기에 김정은도 서자라고 할 수 있죠.
이방원은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1403년 각도에 쾌속선을 10척씩 건조하게 하였고, 1410년 병선 200척을 건조하도록 했습니다. 나라를 외세로부터 방위한다는 명목도 있었지만 더 중요하게는 이씨왕조의 영원한 계승을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과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막대한 돈을 탕진하는 이유가 나라를 방위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김씨왕조의 영원한 계승에 있다는 것을 청취자 분들도 잘 아실 것이라 봅니다.
이씨왕조의 왕권을 강화하고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제도도 정비한 이방원은 ‘양전사업’을 실시해 토지들을 측량하고 소유한 토지에 따라 조세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조세를 징수하여 국가의 재정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왕궁과 권력유지에 필요한 재정확보가 이루어진 셈입니다.
올해 2021년 12월 11일부터 대한민국에서는 ‘태종 이방원’이라는 제목의 ‘연속텔레비전 소설(대하드라마)’이 방영되게 됩니다. ‘미녀의 탄생’, ‘화려한 유혹’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대한민국의 유명배우 주상욱 씨가 출연하는 이번 드라마도 북녘동포들에게 전해져 우리의 역사를 더 잘 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역사의 갈피들을 보면 21세기에도 현존하는 현대판 봉건왕조국가인 북한의 낡고 부패한 실상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씨왕조가 존재했던 시기에는 지구촌 그 어디에 가도 봉건왕조가 존재하던 시기여서 수백 년의 암담한 봉건왕조가 지속될 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정보통신이 발전하여 우주공간에 보이지 않는 주파수들이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으로 송출되어 북한 김씨왕조의 반동성을 전달할 수 있기에 저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마지막 왕조정권임을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주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