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과학기술전당의 2024년 성과
2025.01.07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과학기술전당의 2024년 성과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과학기술전당의 2024년 성과](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ae40c5f0d638c758-baa8bc14c77c-bd81d55c/2024-acheivement-01062025093817.html/@@images/f17360e1-4be7-4531-9984-309cf372ca15.jpeg)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 과학기술전당의 2024년 성과’입니다.
새해 들어 처음 인사드립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해가 바뀌면 국가든 개인이든 새로운 마음을 먹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희망찬 얘기들을 주로 하게 되죠.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 발전할 거다, 발전시키겠다. 이런 얘기들을 합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새해 첫 날 과학기술전당에 관한 보도를 한 사실은 그래서 눈에 띱니다. 과학기술전당이, 그리고 과학기술전당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과학기술 보급망이 지난 해 어떤 성과와 변화를 보였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올해 과학기술전당이 어떤 사업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관영매체에 나온 새 소식은 과학기술전당이 지난해, 그러니까 2024년에도 약 1천만 건에 달하는 과학기술 자료들을 구축해서 보급했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지난해에도’라고 표현한 걸 보면 적어도 지난 몇 년 동안 이 정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새로 구축되는 과학기술자료들은 전자자료 수확체계로 과학기술 보급 거점들에 주기적으로 전송되고 있다는데, 전자자료 수확체계를 도입하는 사업이 마무리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1년전 이맘때 북한 관영매체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성, 중앙기관들에 대해 부문별, 지역별 과학기술 보급기지들과 전국의 모든 과학기술보급실들에 전자자료 수확체계를 도입하는 사업을 빨리 마무리 하라”고 요구했었습니다.
북한은 일반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놓고 있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해외의 과학기술 자료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학기술전당과 인민대학습당의 전문 인력이 해외 자료들을 검색해서 자료기지를 만들면 이걸 근로자나 학생들이 국가망을 통해서 열람하는 구조입니다.
과학기술전당이 지난해 구축했다는 1천만 건의 과학기술 자료 중에 해외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는 외부에서 알 수 없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의 자료들이 각각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도 궁금하네요. 한국 자료는 번역이 필요없고 표현만 북한 주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고치면 될텐데, 과연 한국 자료를 검색하는 게 허용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외부에 알려지면 큰 논란이 되겠죠. 편하고 쉽지만 섣불리 이용할 수 없는 게 한국 자료일 겁니다. 물론 비밀리에 한국 자료들을 수집해서 연구하는 사람들은 북한 기관들에 있을 법 합니다.
요즘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병사들을 보내기까지 하고 있으니까 러시아와 과학기술 자료 분야에서도 협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의 과학기술 자료기지 운영기관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지 않을까요.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 뿐만 아니라 내부 자료들도 러시아 기관들이 북한과 공유해 줄 수 있겠네요. 북한과 가까운 중국의 과학기술 자료도 서방 나라들에 비해 접근성이 더 높을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정보통신 기술과 장비를 들여오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북한이 일부 지역에 도입한 4세대 이동통신망도 중국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근로자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과학기술 학습에 흥미를 가지려면 자기가 알고 싶은 자료를 마음껏 검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전당에서 수집해서 번역해 놓은 해외 자료들은 그 내용과 범위, 양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검색어 몇 개로 전세계의 자료기지에 자유로이 접속해서 문서나 사진,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