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입니다.
북한 조선중앙 TV가 지난 주‘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크게 새로울 거는 없었지만, 화면에서 최신 지능형 손전화기 삼태성9를 보여준 게 눈에 띄였습니다. 지난해 8월 조선중앙 TV에서 삼태성8이 처음 화면에 잡혔고, 11월 초 ‘수자경제와 이동통신’이란 제목의 조선중앙 TV 프로그램에서도 삼태성8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두 달 정도 지나서 삼태성9가 방송에 나온 겁니다.
북한이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뒤에 지능형 손전화기 신제품 출시가 많지 않았는데요, 분위기가 좀 바뀐 건지 모르겠습니다. 비상방역 기간동안 국경이 봉쇄되고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물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바람에 북한 경제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당연히 지능형 손전화기 생산에 필요한 수입도 줄어서 예전처럼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겁니다. 설사 신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살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겠죠. 가지고 있던 손전화도 유지비용이 부담되거나 현금이 필요해서 팔아버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남의 눈을 의식해서 체면 때문에 혹은 아이들이 졸라대니까 무리해서라도 최신형 지능형 손전화기를 사는 일은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많이 줄었겠죠. 그런데 이번에 삼태성 8에 이어서 삼태성9가 나온 걸 보면 최소한 지능형 손전화기 생산공장이 가동률을 점점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태성8은 외관이 한국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비슷합니다. 뒷면에 카메라가 2개 있었는데, 이번에 등장한 삼태성9에는 뒷면 카메라가 3개로 늘었습니다.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최신형과 한국 삼성전자의 갤럭시 최신형도 뒷면 카메라가 3개입니다. 두 손전화기 모두 8백 달러 이상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삼태성9의 카메라 해상도가 삼성이나 애플의 최신형보다 더 높아 보이는데요, 북한에서 얼마에 팔리는지 궁금합니다.
조선중앙 TV의‘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영상에서는 손전화기의 체계를 다시 설치해야 하는 경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손전화기 초기화면의 암호를 잊어버린 경우입니다. 매일 쓰는 내 손전화기의 암호를 잊어버릴 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살다보면 그럴 수 있죠. 그럴 때는 봉사소로 가서 체계를 다시 설치해 달라고 해야겠죠. 방송에서는 그런 말은 하지 않지만 봉사소에 가서 자기 손전화기를 봉사원에게 주면서 뭔가 설명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할까요? 손전화기 제조회사의 봉사소로 가서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인터넷으로 찾아보니까 자기가 직접 해결하는 방법이 많이 소개돼 있더군요. 제일 간단한 건 손전화기를 초기화하는 겁니다. 처음 샀을 때의 상태로 돌아가는 거죠. 그동안 저장해 놓은 자료들이 모두 없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산지 얼마 안됐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겠죠. 자료를 어떻게든 지우지 않고 싶으면 컴퓨터에 손전화기 암호를 푸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에 손전화기를 컴퓨터와 연결하면 됩니다. 최신 손전화기일수록 보안체계가 강화돼 있기 때문에 그만큼 암호를 푸는 프로그램도 더 강력해야겠죠. 범죄 수사 혹은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을 거 같습니다.
한가지 외부에서 이해할 수 없는 건 손전화기에 자료가 너무 많이 쌓여서 기동속도가 느려지면 체계를 다시 설치하는 게 좋다는 조선중앙 TV의 조언입니다. 요즘 지능형 손전화는 용량이 커서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별로 없고, 설사 용량을 다 써도 다른 곳에 자료를 옮겨서 저장하면 됩니다. 북한에서는 이게 가능하지 않다는 거겠죠. 당국이 그걸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구요.외부에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은 이유가 뭘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