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2023년 설 명절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3.01.23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2023년 설 명절 북한이 설을 맞이하여 지난 22일 "설명절 경축 만수대예술단, 왕재산예술단 합동공연과 국립교향악단음악회가 수도의 극장들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2023년 설 명절’입니다.

 

지난 일요일은 설날이었습니다. 11일 양력설이 있기는 하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음력으로 새해를 다시 맞이하는 건 남한이나 북한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덕분에 새해 인사를 미처 못했던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연락할 수 있게 되죠. 모처럼 사흘 연속 쉴 수 있게 됐으니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설날 아침에는 떡국을 먹어야죠. 북한에서는 만두국과 조랑떡, 시루떡도 많이 해 먹고, 지짐, 강정, 수정과, 식혜도 해 먹는다고 하는군요.

 

코로나 사태가 벌써 4년째를 맞는데, 살기는 힘들어도 설날만큼은 잔치 분위기를 좀 내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어서 설날 연휴동안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모이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서는 여전히초긴장 상태를 견지하면서 비상방역사업의 도수를 계속 높여 나가자”, 이런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겨울철 돌림감기 위험까지 있으니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자는 겁니다.

 

한국의 분위기는 반대입니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사항에서 자율과 권고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거의 3년만에 풀리는 건데요, 그만큼 상황이 나아졌다고 방역당국이 판단한 겁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 3년만에 맞는 이번 설날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모두 풀려서 여기저기서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예전처럼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뵈려는 사람들이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로 모였고, 고속도로도 차들로 꽉 찼습니다. 설날 민족의 대이동이 3년만에 다시 시작된 겁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 감염을 걱정해서 설 명절에도 손전화로만 가족과 인사하고 말았지만, 이번에는 마음껏 친지들과 만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가 차들로 막히면서 손전화 길찾기 응용 프로그램으로 우회로를 찾는 사람들도 많았을 겁니다. 그래도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어쩔 수 없을텐데요, 차안에서 지루함을 달래려는 사람들은 손전화를 꺼내서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고, 동영상도 즐겼을 겁니다. 물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야 마음놓고 동영상을 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한국의 통신사들은 고속도로와 버스터미널, 기차역, 휴게소에 설날 연휴동안 사람들이 몰리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변 기지국의 용량을 늘리고 연휴 근무인력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설날 연휴가 24일 화요일까지입니다. 토요일부터 쉰다면 나흘동안 연휴를 즐길 수 있는데요, 그동안 문을 닫는 병원과 약국이 많습니다. 응급상황이 생긴 사람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설 연휴동안 문을 연 병원과 약국을 찾을 수 있도록 인터넷에 안내 정보가 올려졌습니다. 명절병원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도 여기에서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에 응급의료정보제공 응용 프로그램을 깔면 내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의 병원과 약국, 코로나 검사소가 뜹니다.

 

설연휴 같은 특별한 날이 되면 이렇게 손전화의 역할도 많아집니다. 이젠 손전화 없이 사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게 됐는데요, 북한에는 어떤 응용 프로그램으로 설날 연휴를 맞는 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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