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봄꽃과 인터넷’입니다.
벌써 3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꽃샘 추위가 있어도 봄기운을 이겨낼 수 없나 봅니다. 이곳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도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난 주부터 여기저기 꽃들이 삽시간에 피기 시작했습니다. 무심코 거리를 지나가다 나무가지에 매달린 목련꽃을 보고 손전화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통보문으로 가족들에게 보냈습니다.
워싱턴은 벚꽃이 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내 여기저기 벚꽃이 활짝 폈는데요, 이번 주에 절정을 이룬다고 합니다. 수 천 그루의 벚꽃 나무들이 몰려있는 강변에는 꽃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국립공원국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지금 벚꽃이 어느 개화 단계에 있는지 알려주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변의 모습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보여줍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찍은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낮과 밤의 모습 모두 장관입니다. 동영상을 보면 벚꽃이 얼마나 폈는지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꽃구경을 가야할지 아니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워싱턴의 벚꽃 축제는 3월20일부터 4월14일까지 열리는데요, 음악공연과 연날리기 대회, 시가 행진, 이렇게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축제에 온 사람들은 지능형 손전화로 행사 장소와 시간을 확인해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벚꽃 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국도 봄에는 벚꽃놀이 가는 사람들이 많죠. 지역별 개화시기와 벚꽃 명소를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교통혼잡 지역을 안내하는 지능형 손전화 응용 프로그램에서는 전국 운전자 2천만 명 이상의 주행 자료를 5분 단위로 분석해서 실시간 인기 장소와 교통 혼잡도를 알려줍니다. 주말이면 너도나도 꽃구경을 하겠다고 차를 몰고 나올텐데, 모처럼 가족이 차를 타고 꽃구경을 나갔다가 도로가 차들로 꽉 막히면 낭패겠죠. 이런 응용 프로그램이 있으면 혼잡하지 않으면서도 가볼만한 벚꽃 명소를 찾을 수 있겠네요. 전국의 숨은 명소들을 알려준다고 하니까요.
벚꽃놀이를 가서 기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찍는 법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동안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몰랐나 싶은 기술도 있고, 난생 처음 보는 비법도 있습니다. 한번 배우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손전화 사진 촬영기술을 이럴 때 배워두면 좋겠죠. 격자설정과 밝기 조절만 잘 활용해도 사진이 훨씬 더 멋있어집니다. 찍은 사진을 여러 방법으로 보정해서 예술 사진처럼 만들어주는 응용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북한에도 지금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겠죠. 하지만 북한에서 벚꽃을 구경하기는 쉽지 않나 봅니다. 한국에 와서 벚꽃을 처음 봤다는 탈북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대신 거리에 살구나무가 많이 심어져서 봄이면 살구꽃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복숭아꽃, 진달래, 한국에서는 개나리라고 부르는 울타리꽃도 많이 피겠네요. 봄이면 온가족이 꽃나무 아래에서 소풍을 즐기는 모습도 많이 보게 될텐데요, 북한 주민들이 손전화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외부에서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