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손전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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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손전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후 평양의 야외조의식장에 전달되는 설탕. 조문하러 온 주민들에게 설탕물이 공급되었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설탕과 손전화’입니다.

북한에서는 설탕을 사탕가루라고 부르죠. 전에는 단맛을 내는 데 사카린을 많이 썼지만 보따리 상인들이 중국에서 설탕을 들여오면서 북한 주민들도 제대로 된 단맛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돈 좀 있는 사람들은 김치 담글 때 사카린 대신 설탕을 쓰고, 설탕이 들어간 얼음과자나 냉면 육수의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장마당에서 설탕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수입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설탕은 긴급물자로 분류돼 소량만 수입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귀해진 만큼 가격이 크게 뛰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있기 전에는 1킬로그램에 5천 원 정도 했지만 이제는 5만 원이나 합니다. 가격이 열 배나 오른 거죠. 일반 주민들이 설탕맛을 보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진 건 당연합니다.

사탕이나 과자, 음료수를 만들어 장마당에 내다팔던 사람들은 설탕 대신에 옥수수 가루와 옥수수엿을 쓰고 있는데요, 이것도 덩달아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통옥수수 가격도 당연히 많이 올랐습니다. 장사꾼들은 손전화로 옥수수 가루와 옥수수엿의 가격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물량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을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누가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확보하느냐가 성공을 담보하겠죠.

손전화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요, 한국에서는 한 때 ‘설탕폰’이란 말이 유행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기를 새로 샀는데,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더니 설탕 덩어리가 깨지듯이 액정이 깨져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화유리로 액정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액정이 돌바닥을 향해 떨어지면 박살이 났습니다. 모서리로 떨어져도 액정이 깨지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저희 아들도 산 지 얼마 안되는 지능형 손전화기를 실수로 떨어뜨려서 액정에 금이 여러군데 간 적이 있습니다. 저한테 많이 혼났죠. 액정유리를 교체하려면 돈을 꽤 줘야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에는 사람들이 손전화기를 보호하는 케이스를 따로 사서 씁니다. 얇고 커진 지능형 손전화기가 보기에는 좋지만 손에서 자꾸 미끄러져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케이스에 넣고 다니면 손전화기를 떨어뜨려도 액정이 깨질 염려는 없습니다. 너도나도 손전화기를 케이스에 넣고 다니니까 이제는 케이스에 여러가지 기능을 추가하거나 예쁜 그림을 넣는 게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이런 케이스들이 중국에서 수입됐을 거 같은데 여러분들은 지능형 손전화기의 액정을 어떻게 보호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북한에서 설탕 구하기가 어려워져서 많은 사람들이 애를 먹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설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 안 좋습니다. 살이 많이 찌고 당뇨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뇌기능이 저하되고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가 썪는 문제도 있구요. 특히 아이들이 먹는 가공식품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공식품에 당분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알려주는 지능형 손전화 앱까지 나왔습니다. 포장용지에 찍힌 바코드를 사진으로 찍으면 바로 정보가 화면에 뜹니다. 당분이 몇 그램 들어있고, 이걸 각설탕으로 환산하면 몇 개에 해당하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청소년들이 손전화기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게임에 빠져들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손전화만 들여다 보게 되죠. 그런 사람일수록 설탕 섭취량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손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 설탕이 잔뜩 들어간 과자나 음료수를 아무 생각없이 먹게 된다는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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