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가격리와 손전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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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경비대원이 다리를 건너오는 북한 화물차 운전자를 검문하고 있다.
중국 국경경비대원이 다리를 건너오는 북한 화물차 운전자를 검문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외국인 자가격리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올봄 무섭게 번져나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잠시 주춤하더니 최근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는데요, 국내 지역사회 감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되는 환자들에 대해서도 각국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은 공항과 항구, 국경에서 검역을 거칩니다. 한국의 경우 해외 입국자들은 공항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건강상태 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연락할 수 있는 손전화 번호와 주소도 서류에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14일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2주동안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못하고 격리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답답하고 고생스럽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특별한 사정으로 사전에 자가격리 면제를 인정받지 못했다면,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은 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상관없이 모두 14일 자가격리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사정상 자기집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은 당국이 지정한 임시 생활시설에 있어야 합니다.

자가격리 규정을 어기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 손전화가 결국 잡아냅니다. 당국이 자가격리자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서 자가격리 수칙 준수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통화연결이 안되면 손전화 위치를 추적하기 때문입니다. 자가격리자들은 손전화에 안전보호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서 각자 자기 건강상태를 방역당국에 보고해야 합니다.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상대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역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경을 최대한 열어놓고 교역을 계속하려면 그만큼 방역도 강화하고 투자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럴 형편이 아닌가 봅니다. 일반인들의 북중 국경통과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생 초기에 이미 차단됐고, 교역 물자를 실은 트럭들도 왕래가 크게 제한받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의 교역통로가 막히면서 북한의 경제사정이 크게 악화됐는데요, 중국 트럭 운전사들이 북한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바람에 트럭 운송비가 껑충 뛰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운전사들은 북한에 갔다오면 단둥시가 지정한 시설에서 14일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항공사 승무원이나 선원들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과 한국인 모두 자가격리자들에게는 생활지원비를 주고 있습니다. 이런 뒷받침도 없는 상태에서 중국 운전사들이 굳이 북한에 다녀올 이유는 없겠죠. 중국 트럭 운전사들의 입장에서는 2주동안 꼼짝없이 갇혀서 일도 못하고, 자가격리 비용도 운전사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그 손해를 보상받고 남을 만큼 운송비를 받아야 수지타산이 맞을 겁니다.

이런 비싼 운송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 북한 운전사들이 트럭을 운전해서 단둥으로 들어가는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방역 문제에 걸려서 쉽지 않습니다. 북중 국경에서 단둥 보세창고까지 한참 들어가야 하는데, 북한 운전사들이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얌전히 물건만 서둘러 싣고 돌아올지 알 수 없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단둥시는 북한 트럭 운전사들에 대한 방역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북한 트럭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자가격리 시설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담당 공무원들이 매일 손전화를 걸어 확인해도 무단 이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전화를 시설에 두고 나가버리면 이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찾을 수 없고 경찰을 동원해야 합니다. 단둥시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수고할 뜻이 없는가 봅니다. 국경을 최대한 열어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기 보다는 위험의 싹을 처음부터 잘라내서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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