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정보와 손전화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0.07.20
weather_app_b 북한 기상 앱 '날씨'(2.0)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캡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기상정 보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무더운 여름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름철 무더위와 함께 매년 7월 중순이면 한반도에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옵니다. 큰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할 시기입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경제적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기 때문에 여름철 장마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바짝 긴장하면서 수해 방지를 위해 특별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국가비상재해위원회에서 중앙큰물피해방지연합지휘부를 구성하고 큰물과 폭우, 비바람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기상수문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기상수문국이 발령하는 기상 경보를 모든 부문에 실시간 통보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통신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서 북한주민들이 피해막이 사업에 임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기상 정보와 경보를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주민들에게 알리는데 손전화만큼 유용한 기기도 없을 겁니다. 기상수문국과 체신성, 고려링크와 강성네트로 이어지는 소통체계가 제대로 구축된다면, 굳이 지능형 손전화가 아니더라도 긴급한 기상 정보는 통보문으로 간단히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 물론 기상당국이 정확한 기상정보를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느냐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지능형 손전화에 설치한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내가 사는 마을의 기상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 손전화를 한번 열어 볼까요. 저는 바탕화면 왼쪽에 현재 기온과 오늘의 날씨가 뜨도록 설정해 놓았습니다. 요즘 미국 워싱턴 지역은 불볕더위가 한창인데요, 한낮 기온이 화시 97도, 섭시 36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온도 표시 밑에 주황색 느낌표가 보입니다. 손으로 터치하면 주황색 긴 띠 안에 폭염주의보란 말이 뜹니다.

오늘의 날씨도 자세히 나옵니다. 시간대별로 기온과 비올 확률이 뜨고 그 밑에는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요일별로 최고, 최저 기온, 날씨, 비올 확률이 나옵니다. 날씨는 천둥번개, 비, 구름, 해 모양의 그림으로 쉽게 알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화면을 더 내리면 제가 사는 워싱턴 지역의 기상영상이 나옵니다. 위성에서 찍은 영상인데요, 지난 두 시간동안 비구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여섯 시간동안 비구름이 어떻게 움직일지 보여줍니다.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모아주면 미국지도 전체로 확장해서 지난 두 시간과 앞으로 여섯 시간 동안의 기상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북한도 기상 정보를 담은 지능형 손전화 앱을 개발해서 보급하고 있습니다. 기상수문국 기상정보교류소에서 ‘날씨’라는 이름의 앱을 만들었는데요, 북한 주요 지역의 현재 날씨와 일기예보를 15분 간격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1분마다 날씨 관측을 하는데, 북한은 기술적인 한계로 세 시간마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손전화 앱에 올리는 15분 간격의 기상정보는 관측자료가 아니라 예보일 것이라는 추측의 근거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가 사는 작은 지역 단위로 기상정보를 얻으면 더 좋을텐데 북한의 기술이 아직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정보 서비스는 기상당국의 장비와 시설, 기술과 인력이 갖춰져야 가능합니다. 여기에는 기상위성의 역할이 핵심인데요, 한국의 경우 지난 2010년 정지궤도 기상위성을 띄워서 한반도 기상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기상정보만 있으면 지능형 손전화 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건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북한도 앱개발 기술은 상당히 축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기상정보를 마을단위까지 신속 정확하게 주민들에게 전달하려는 정책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기상정보를 군사정보로 취급하는 분위기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