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과학기술보급중심과 종합 문화생활거점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4.09.17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과학기술보급중심과 종합 문화생활거점 지난해 12월 황해북도에 전자열람실, 원격강의실, 과학영화관을 갖춘 과학기술도서관이 개건돼 준공식을 가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북한의 과학기술보급중심과 종합 문화생활거점입니다.

 

지난 주 북한은 99일 정권수립일을 맞아서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벌였습니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권 수립 76돌 경축 집회를 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김 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당정 간부들을 모아놓고 연설을 했는데요, 여기서지방발전 20×10 정책을 당과 정부의 최우선적 혁명과업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낙후된 지방의 경제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북한 경제의 미래를 걸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입니다. 그래서 평양에 새로 건설된 몇몇 거리나 평양 시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수준을 놓고 큰 성과라고 자부하지 말라고까지 지적했습니다. 북한 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 거점, , , 농촌 같은 말단 단위들을 실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이 드러나 보입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 군 과학기술보급중심을 종합적인 문화생활거점으로 확장, 건설하자고 했다는 사실입니다. 정보통신 수단으로 과학기술지식을 보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영화도 관람하고 체육문화생활도 할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여기에  상업망과 편의시설까지 집어넣는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밝혔듯이 지방의 종합 문화생활중심은 북한에서는 일찍이 없었던 전혀 새로운 개념입니다. 건설계획과 건축설계, 자금조달은 물론이고 종합 문화생활중심을 운영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기술, 지식이 필요합니다. 북한으로서는 엄청난 사업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것 역시 중앙과 군의 지원으로 금방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곳부터 시범적으로 해 나가겠죠.

 

저는 이 소식을 접하고 미국의 공공도서관을 떠올렸습니다. 북한의 지방 미래원에 해당하는 곳인데요, 책과 논문, 각종 자료들을 갖추고 주민들이 열람하거나 대출할 수 있게 봉사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설치한 컴퓨터로 자료를 검색하면 같은 시, 군 안에 있는 다른 공공도서관의 자료들도 볼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다른 도서관의 자료를 우리 마을의 도서관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에 접속하면 전세계의 과학기술자료들을 검색하고 올려진 자료들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에서는 각종 강연과 전시회, 문화행사들도 열립니다.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각자 자기에게 맞는 행사들을 찾아가면 됩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행사들도 있는데요, 제가 사는 곳은 한국 사람들이 많아서 한국어로 된 책도 도서관에 많이 비치돼 있고 한국말을 하는 사서도 배치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공공도서관에는 국민이면 누구나 일년에 한 번씩 해야 하는 세금보고 양식을 비치하고 운전면허와 관련된 각종 행정업무도 봉사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그 마을의 공공기관으로서 각종 편의 봉사를 하고 있는 거죠. 공공도서관 주변의 공원에는 각종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상업 봉사시설들은 따로 한 곳에 모여 있습니다

 

북한은 이걸 모두 한 곳에 모아놓겠다는 구상인데요, 앞으로 어떻게 사업이 구체화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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