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얼굴인식과 원격교육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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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얼굴인식과 원격교육입니다.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이 원격교육 수강생들의 얼굴위조를 막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책공대 원격교육학부 연구진이 위조신호 학습에 의한 얼굴위조 방지 방법을 연구한 끝에 얼굴위조 식별 문제를 해결했다는 겁니다. 김책공대는 얼굴위조 식별을 원격교육에서 제기되는 문제라고 했는데요, 영문 설명에서는 ‘원격교육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라고 했습니다.

북한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체계와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하는 주요 수단, 전민학습체계, 빨치산 교육, 이렇게 다양한 표현으로 높이 평가받는 원격교육에서 수강생들의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김책공대의 원격교육학부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전국적으로 수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5월에는 전국적으로 13만 명 넘는 근로자들이 원격교육체계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여러 대학에서 원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김책공대 원격교육학부 수강생이 가장 많다고 했습니다. 그런 김책공대에서 수강생들의 부정행위, 특히 얼굴인식 위조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겁니다.

북한의 원격교육은 김책공대에서 2006년 시범 교육을 시작으로 2010년 김책공대 원격교육대학이 세워지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그동안 실시간 쌍방향 원격교육을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고 기술개발이 이뤄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에 못지 않게 북한이 관심을 둔 기술이 부정행위 적발이었습니다.

2012년 조선중앙TV에 방영된 원격교육 프로그램은 원격교육생들의 학습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북한이 이 때 이미 부정행위 적발을 위해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놓았다는 사실입니다. 김책공대에서 원격대학이 출범한지 2년밖에 안된 때였지만 상당히 면밀하게 원격교육대학생들의 학습태도를 감시하는 기술을 그 때 이미 확보하고 있었던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원격교육생은 학습태도 통지서를 받았는데요, “이번 강의시간은 55분입니다. 그런데 동무는 58분 강의참가한 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실제로는 48분만 강의를 받고 12분동안 강의에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마우스의 움직임이나 카메라에 잡힌 수강생의 모습이 관찰되고 있었나 봅니다.

또다른 학습태도 통지서를 볼까요. “이번 강의시간은 90분인데 동무는 71.5분부터 강의를 받는 척하면서 컴퓨터로 다른 작업을 하였습니다. 강의에 집중하여야겠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좀 섬뜩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을까요. 그냥 김책공대 원격교육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본인 인증을 받은 다음에 실시간 강의를 열어놓기만 하고 딴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바로 걸리게 돼 있었던 거죠.

이번에 발표된 얼굴위조 방지 기술은 사진이나 동영상에 나온 얼굴과 실제 얼굴이 원격교육 카메라에 잡혔을 때 화질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개발했다고 합니다. 아마 원격교육생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자기 대신에 출석해달라고 하는 일이 꽤 있나 봅니다. 그럴 때 전자증명서를 스캔하고 사용자와 암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카메라의 얼굴인식 기능까지 통과해야 본인 인증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당의 정책이 있으면 인민들의 대책이 있듯이, 대리출석하는 사람들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얼굴인식 본인인증을 통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좀더 얘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벌써 다 됐네요. 다음주에 얼굴인식과 원격교육에 대해 좀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