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과 넷플릭스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1.10.18
오징어 게임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A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오징어 게임과 넷플릭스’입니다.

‘오징어 게임’, 이게 뭔가 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예전에 한국에서 어린이들이 즐겨 하던 놀이입니다. 오징어처럼 생긴 그림을 땅바닥에 그려 놓고 한 발로 깡총깡총 뛰면서 서로 손으로 밀치기 하는 건데요, 저도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 이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가 벌써 1970년대였습니다. 지금이야 어린이들도 저마다 지능형 손전화를 가지고 있어서 손전화 화면만 들여다보며 놀지만, 그 때는 그냥 흙바닥에서 친구들과 뛰노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 오징어 게임을 소재로 한 한국 드라마가 요즘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제목도 ‘오징어 게임’입니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각종 의상과 소품들까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이 의상과 소품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달고나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설탕과 소다를 국자에 넣고 녹인 뒤에 부풀어 오르면 털어내서 납작하게 눌러 놓은 설탕 과자입니다. 이걸 집에서 따라하다 국자를 태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예전에 했던 기억이 있어서 금방 만들어 먹지만, 외국 사람들한테는 아주 신기하고 낯선 설탕과자겠죠. 미국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달고나를 만들어 파는 빵집이 생겨났는데 장사가 잘 되나 봅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이렇게 전세계인에게 알려질 수 있었던 건 넷플릭스라는 인터넷 동영상 봉사체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12달러 정도의 회비를 내면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총 4천만 장이 넘는 엄청난 양의 영상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로 미국 영상물이 많지만 요즘에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도 꽤 많아졌습니다. 외국어 영상물들은 자막이 뜨기 때문에 큰 불편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회원은 전세계 1억 명이 넘는데요,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전세계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소개되면서 순식간에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전에는 비디오 테이프나, 알판, USB를 텔레비젼이나 컴퓨터에 연결해서 영상물을 많이 봤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지난 지 오래됐습니다. 초고속 인터넷과 강력한 와이파이 시설이 있으면 넷플렉스 같은 인터넷 동영상 봉사체계에 연결해서 골라보면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지능형 손전화, 판형컴퓨터, 노트형 컴퓨터, 지능형 텔레비전, 이렇게 다양한 기기에 자기 편한대로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1년 넘게 집에 갇혀 있는 신세가 되다 보니까,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 동영상 봉사체계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감염 위험 때문에 극장에도 갈 수 없고 사람들과 같이 모여 영상물을 보는 것도 불안했겠죠. 그래서 자기 집에 앉아서 넷플릭스에 뜬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무료함을 달랜 사람이 아주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구요.

북한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국경감시가 더 강화되면서 외국 드라마와 영화를 담은 USB와 SD카드를 구하기가 많이 어려워졌다고 들었습니다. 이른바 ‘비사회주의와 투쟁’이 강화되는 바람에 외국 영상물을 보다 잡힌 사람들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아졌죠. 인터넷 동영상 봉사체계를 통해 전세계가 동시에 같은 영상물을 즐기는 시대가 됐는데, 북한에서는 넷플릭스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북한도 결국에는 무선 동영상 봉사체계로 진화해 나가겠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가 봅니다. 대외 선전매체에서만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고 있고, 노동신문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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