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전자금융 경제토론회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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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전자금융 경제토론회 평양 순안공항에 있는 류경상업은행 ATM 기계.
/A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북한의 전자금융 경제토론회’입니다.

 

전자금융, 쉽게 말하면 정보화와 금융을 결합한다는 뜻일텐데요, 북한 경제학학회 주최로 지난주 이와 관련된 연구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는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여 금융거래에서 신속성과 정확성, 투명성, 편리성을 보장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사실 금융정보화는 세계적인 추세라 북한 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관심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웬만하면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직접 가지 않고 사람들이 손전화와 컴퓨터로 금융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예금과 인출, 송금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도 합니다. 신속 정확하고 편리하기 때문이죠. 은행에 가서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한참동안 기다리는 건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북한은 은행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낮고, 은행 지점이 지방의 작은 단위까지 들어가 있지 않아서 어찌 보면 금융정보화가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도 은행 지점이 많지 않았고 은행에 돈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지만, 금융정보화 덕분에 금융 부문에서 단번도약을 이룬 사례가 꽤 있습니다. 손전화 연결망만 구축하면 유선전화망이나 은행지점을 통하지 않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모바일 북한’이 시간을 열심히 들으신 분들은 모바일 머니에 대해 설명드린 걸 기억하실 겁니다.

 

북한이 금융정보화 토론회에서 투명성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띕니다. 현금에는 꼬리표가 붙지 않기 때문에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은 현금거래는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합니다. 누가 누구와 얼마를 주고받았는지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전산망을 통해 돈이 움직인다면 그 기록이 그대로 남습니다. 남이 알면 안되는 거래를 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당국이 알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거래내역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통 돈세탁과 같은 검은 돈의 흐름을 막는 데 금융정보화가 활용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으로서는 주민들이 장롱에 감춰둔 돈의 규모를 알아내는데도 유용하리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국가금융정보망 구축 사업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했다고 하는데요, 아마 투명성 강화와도 관련이 많을 겁니다.

 

이번 연구토론회에서는 전자화된 금융봉사체계의 개발과 도입에 필요한 방법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습니다. 제출된 논문들을 읽고 토론했다고 합니다. 토론회에는 대학과 연구소, 은행, 내각에서 온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각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집중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대학은 김일성종합대학과 인민경제대학, 연구소는 사회과학원, 은행은 조선중앙은행과 무역은행, 내각에서는 정보산업성이 참여했습니다. 무역은행은 어느 은행인지 나와있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정보산업성의 역할이 경제분야, 특히 금융분야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가 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우리 식으로’ 연구개발한 전자금융 봉사체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외국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외국과 연계되지 않은 북한 내부 전용의 봉사체계를 만들겠다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북한이 중국과 기술적으로 상당한 협력관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중국이 북한에 이동통신 장비와 시설을 공급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금융정보화는 지난 몇 년 동안 북한 당국이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작년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전자결제법을 통과시켜 기술 개발과 함께 법적인 제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전자금융 봉사체계를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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