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나무식별 응용프로그램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3.12.18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나무식별 응용프로그램 식수절(우리의 식목일)을 맞아 산림 조성을 위한 북한 주민들의 나무심기 행사 모습.
/연합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북한의 나무식별 응용프로그램입니다.

 

김책공업종합대학이 나무식별 응용프로그램 ‘삼송 1.0’을 개발했다고 북한의 대외선전매체가 밝혔습니다. 김책공대의 지구과학기술학부가 중앙산림설계기술연구소와 공동개발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서 나무를 금방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지능형 손전화로 나뭇잎의 사진을 찍으면 그 나무의 학명과 분포지, 용도, , 열매를 알 수 있습니다. 산림 조사자들이 일하다 모르는 수종의 나무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손전화만으로 금방 그 나무에 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걸 화상검색이라고 부르더군요.

 

삼송 1.0’에는 자료기지에 접속해서 자세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일반검색과 상세검색 기능도 있습니다. 일반검색에서는 나무 이름을 입력해서 그 나무의 수종 분류와 형태, 암수성, 분포지, 용도, 화상자료를 볼 수 있고, 상세 검색에서는 나무의 생물학적 분류방식에 따라서 목, , , 형태, 그리고 수목명으로 찾아 들어가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림과 원림 설계, 산림경영 부문에서 산림자원 조사활동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응용프로그램을 어떻게 보급할지 모르겠지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해서 나무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손전화만 갖다댔는데 나무에 관한 정보가 뜨면 얼마나 신기하겠습니까.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산 속이나 숲속에서도 손전화 신호가 잘 잡혀야겠죠.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 보다는 산이나 숲속의 나무들이 더 궁금할테니까요. 손전화 중계탑이 충분히 세워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계응산사리원농업대학에서도 1년 전에 비슷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걸 수종검색체계라고 부르던데요, 산림조성에 좋은 나무들을 검색할 수 있는 자료기지를 만들고 화초들도 검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궁금합니다. 이 대학에서도 이 당시에 손전화로 찍은 식물 잎의 자연화상으로 식물종의 분류와 분포, 용도를 알 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김책공대의 삼송1.0’은 이보다 더 자세한 정보검색 기능이 갖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미국의 구글 인터넷 검색사이트에도 식물 검색 기능이 있습니다. 손전화로 저희 집에 있는 화초를 찍었더니, 이름과 사진, 동영상 자료들이 뜹니다. 이 화초에 관한 기본 정보와 어떻게 길러야 하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식물 뿐만 아니라 동물도 손전화로 찍으면 자세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새로 사진을 찍을 필요 없이 손전화에

 

저장한 사진을 불러내서 거기에 찍힌 동식물을 지정해도 자세한 정보가 나옵니다. 검색어를 뭘로 넣어야 할지 잘 모를 때 이 기능을 쓰면 아주 편하겠죠.

 

한국에도 네이버와 다움이라는 검색 사이트가 있는데요, 구글과 마찬가지로 손전화로 식물의 사진을 찍으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와 다움은 한글로 된 자료들이 나옵니다. 구글은 영어로 된 자료가 나오구요. 비슷한 기능을 가진 모야모라는 응용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의 지식 공유라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이건 뭐야, 이 말에 착안해서 모야모라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만들었나 봅니다.

 

자기가 알고 싶은 식물의 사진을 찍어서 궁금한 사항을 질문으로 만들어서 올리면, 이걸 본 다른 가입자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댓글로 올려서 공유합니다. 우리 집에도 같은 화초가 있는데, 이름은 뭐고, 어떻게 기르면 잘 기를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거죠. 그럼 이 질문을 올린 사람은 고맙다는 인사를 올리고, 더 궁금한 사항을 다시 올릴 수 있겠죠. 내가 기르는 화초가 시들해졌을 때도 사진을 올려서 왜 이렇게 된 건지, 어떻게 하면 다시 살릴 수 있는지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정보를 주고받는 모임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겁니다.

 

북한이 새로운 손전화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성과를 올렸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저는 이렇게 자유로운 소통과 정보 공유도 가능할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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