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지방발전 정책과 과학기술 보급 거점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4.11.19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지방발전 정책과 과학기술 보급 거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지방공업공장 건설장들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북한의 지방발전 정책과 과학기술 보급 거점’입니다.

 

북한이 ‘지방발전 20×10 정책에 과학기술 보급 거점 사업을 태우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방발전 정책을 당과 정부의 최우선적 혁명과업이라고 강조했는데, 여기에 과학기술 보급 거점 사업까지 같이 가져가겠다고 한 걸 보면 이번에야말로 지방의 과학기술 보급 사업에 확실한 성과를 올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8월 현지지도에서 군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지방공업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 기회에 과학기술 보급 거점도 완공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방공업 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군에 새 병원과 양곡관리 시설의 골조 공사를 먼저 완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열린 지방발전사업협의회에서 이걸 ‘3대 건설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원래 지방발전 20×10 정책에는 공장 건설만 있었는데 과학기술 보급 거점, 병원, 양곡관리 시설, 이 세 가지 시설도 같이 짓는 방향으로 목표가 확대된 겁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지방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병원과 양곡관리 시설은 일단 골조 공사만 해놓더라도 과학기술 보급 거점은 완성하라고 지시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병원과 양곡관리 시설보다 과학기술 보급 거점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99일 정권수립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시군 과학기술 보급 중심을 종합적인 문화생활거점으로 확장건설한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영화관과 체육문화 시설, 그리고 상업망과 편의시설까지 들어가게 하자는 겁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새 공장을 짓고 있는 20개 군에 종합 문화생활중심까지 들어서게 해서 경제발전의 혜택을 지방 주민들이 직접 누리게 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장기적인 구상으로 보입니다. 당장 골조공사라도 끝내라는 식의 구체적인 지시는 없고, 건축설계를 잘하고 건설 예산안을 명확히 세우게 하겠다는 언급만 있었습니다.

 

북한은 3대 건설과제 중에서 과학기술 보급거점을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실현이란 차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모두를 현대 과학기술에 정통한 인재로 만들어서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지방 곳곳에 과학기술 보급 거점을 세워서 지방 주민들이 과학기술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주 북한 관영매체에서 현재 시, 군 도서관인 미래원과 공장, 기업소, 농장들의 과학기술보급실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질책이 나왔습니다.

 

과학기술보급실에서 종업원들이 원격교육을 받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간관리인 일꾼들이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실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시, 군 도서관의 전저도서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말기부터 시작된 사업입니다. 이 사업을 이어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 시, 군에 새로 건립되는 도서관을 미래원으로 부르도록 지시했습니다. 전민과학기술인재화가 처음 제시된 해였습니다. 과학기술보급실도 2015년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실속있게 운영하라고 지시한 뒤 전국적으로 그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 관영매체가 비판할 정도로 지방의 미래원과 과학기술보급실의 운영에 여전히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3대 건설과제만 제시하고 그 부담을 주민들에게 지워버리면 주민, 근로자, 일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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