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남한 경제가 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은 여러 차례 말씀 드린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남한의 인구가 현재 추세라면 오는 203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고 앞으로 100년 후에는 인구가 150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인구 감소가 남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 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한 자녀 보다 둘, 둘보다는 셋이 더 행복합니다.' 지난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남한에서 사용하던 인구 캠페인 구호들입니다. 초기에는 인구가 너무 많으니 낳지 말아라 하는 내용이던 것이 이제는 더 많이 나아야 한다라는 기조로 바뀌었습니다. 한반도의 땅 크기가 바뀐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인구정책이 오락가락 하는 것일까요? 한국 산업은행 미래통일 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과한 한반도의 적정한 인구는 어느 정도인지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팀장: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저희가 경제이야기 시간에 인구문제에 대해 여러 번 얘기를 해 본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인구감소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조사내용이 발표됐네요.
김영희 팀장: 네. 그렇습니다. 한국의 통계청에서 2015년부터 2065년 장래 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100년 뒤 인구추계를 발표했습니다. 통계청이 인구추계를 하는 이유는 국가의 연금이나 재정정책 등 중 장기 사회발전계획을 작성하기 위한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인데요. 100년 뒤 인구를 추정한 결과 2115년 한국의 인구가 2582만명으로 2015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어요. 앞으로 50년 뒤인 2065년 인구는 4302만명으로 추정했고요. 정말 충격적인 발표죠.
이규상: 인구감소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이기에 이렇게들 불안해 하는 것인가요?
김영희 팀장: 인구가 감소되면 우선 경제성장이 둔화되죠.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노동을 하려면 계속 출생을 해서 근로경제활동 인구가 많아져야 하는데. 이렇게 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노동력의 공급이 줄어들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서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지게 되고요. 경제가 어려워 지면 당장 또 고용이 줄어들게 되고 노인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규상: 인구 감소와 동시에 찾아오는 문제가 사회의 고령화 이지 않습니까? 고령화 사회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가요?
김영희 팀장: 고령화는 젊은 층의 비중이 감소하고 노인층의 비중이 증가하는 사회문제죠. 제가 서울 지하철에서 고령화를 걱정하는 포스터를 본 적이 있는데요. 지금 일반인들의 좌석이 노인좌석으로 바뀐 모습인데요… 포스터에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이다 라고 해서 저절로 웃음이 나온 적이 있는데요. 그렇게 저 출산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요. 세금을 납부하는 경제활동인구는 없고 혜택을 받는 노인들만 늘어나게 되면 예산부족으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복지정책을 축소해야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요. 중요하게는 전쟁에 대비해야 할 젊은이들도 모자라게 되고… 젊은이들도 여기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규상: 이런 인구 문제는 가까운 이웃인 일본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인데요. 일본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서 사회에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나요?
김영희 팀장: 일본은 노인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1위 인데요. 65세이상 노인의 비율이 전체인구의 25%를 넘는다고 해요. 네 명중 한 명이 노인이라는 뜻이죠. 이렇게 노인이 많으니까, 기초생활이 되지 않는 노인들도 많을 것 아닙니까? 이들은 생필품 절도도 하게 되고… 많은 경우 범죄로 이어져서 노인범죄가 4배 이상 증가 했다고 해요. 그래서 노인 전문 교도소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출소한 노인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시설도 있고요. 남한 노인들의 범죄 율은 전체의 10%정도인데 일본은 이에 두 배 정도가 되죠. 남한도 바다 건너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바라만 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규상: 남한도 지난 60년대부터 인구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 왔는데요. 하지만 그 고민의 일관성이 없다고 봐야겠죠. 처음에는 아이를 적게 낳아라 이런 정책이었고 이제는 더 많이 낳아야 한다는 정책인데요. 땅덩어리의 크기는 변화가 없는데 왜 이렇게 다른 인구정책이 나오는 것일까요?
김영희 팀장: 네. 60년대 말까지 출산율이 높아지면서 인구가 상당히 증가했죠. 2차세계대전 동안 떨어져 있던 부부들이 만나게 되고 미뤄졌던 결혼이 이뤄지면서 출산율이 높아지게 됐고요. 그런데 70년대에는 조금 줄어들게 됩니다. 60년대 너무 많은 아이들을 낳아 기르다 보니까. 그래서 70년대에는 세 명에서 두 명으로 제한하게 됩니다. 그리고 80년대에는 권장 자녀수가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들게 되고요. 그런데 지금은 출산율이 너무 감소하고 또 미혼으로 혼자사는 1인가구도 증가를 하고… 이런 데서 인구감소가 나타나고 있어서 출산 장려를 하고 있죠.
이규상: 북한도 인구정책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지금 북한의 인구는 남한 보다 훨씬 더 적은 수준인데 북한에서도 인구 감소에 대해 고민을 합니까?
김영희 팀장: 그렇죠. 북한이나 남한이나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북한도 시대별로 정했던 인구정책이 있는데요. 60년대까지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전쟁도 겪고 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60년대에는 아이들을 많이 낳았죠. 저희 어머니 세대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저희도 남매가 여섯 명이에요. 아들 세 명, 딸 세 명. 이렇게 아이들을 많이 낳다 보니까 인구가 많이 증가 했죠. 그런데 70, 80년대 들어서는 북한에서 '세 명은 양심 없다. 두 명이 좋다.' 라며 인구제한을 했습니다. 그리고 90년대 들어서는 경제난이 오게 되죠. 나도 먹고 살기 힘든데 아이들까지 많이 출산을 해서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을까? 그런 우려로부터 출산율이 대폭 감소하게 되죠.
이규상: 인구가 많아도 문제이고, 적어도 문제이고. 도무지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데요. 사회가 유지되고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요?
김영희 팀장: 적절한 인구가 있겠죠. 남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생산연령 대비 노인인구 비중을 고려해서 남한의 적정인구는 4천6백만명 이상, 5천 1백만 이하로 추정했어요. 이것은 인구학적 관점에서 추정한 것이고요.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1인당 소비 수준을 중심으로 해서 지금 연구가 되고 있는데, 아직 경제학적 관점에서 적정인구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규상: 만약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고 가정할 때 적정한 인구의 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김영희 팀장: 적정인구는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인구학적, 환경적, 경제학적, 복지적 관점에서 추정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추정할 수 있지만, 단편적으로는 노인들을 책임져야 할 젊은 인구들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출산 고령화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되고 또 이것이 지속되면 총 인구수뿐만 아니라 생산 가능한 인구도 감소해서 노동력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죠. 그럼 통일 이후에 한반도 인구가 얼마나 될지, 이런 부분을 잘 타산해서 그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하게 해 나가야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남북한 모두가 저 출산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 전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남북이 같이 고민을 하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통일 후 한반도 적정인구가 얼마다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인구학적, 환경적, 경제적, 복지적 관점에서 접근을 해서 적정인구를 정하는 것이 바람 직 하지 않을까. 지금 현재 남한의 5천만 북한의 2천4백만. 이것도 현재 놓고 봤을 때 적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규상: 네. 인구문제, 경제와 사회, 복지 등 한 나라 모든 분야와 연결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네요. 그냥 쉽게 봐 넘길 문제는 절대로 아닌 것 같습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팀장: 네. 고맙습니다.
앞서 들으신 대로 저 출산 고령화 문제는 남북 모두가 당면한 큰 사회적 문제입니다.
비록 지금은 남한의 인구가 북한의 두 배 이상 유지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 그 수는 점점 줄어들 전망입니다.
인구학적으로 합계 출산율, 즉 여성 한 명이 일생 동안 낳는 자녀의 수가 평균 1.3명 미만으로 3년 이상 지속이 되면 '초 저 출산'사회로 구분이 되는데 남한의 경우 지난 2001년 합계 출산율 1.3을 기록한 이래 15년 동안 한번도 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남한의 출산율은 1.24로 OECD경제개발 협력기구 34개 회원국 가운데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와 아주 밀접한데요. 남한에서 자녀 한 명을 대학까지 보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약3억원, 미화로 약 30만 달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저 출산 고령화 문제. 쉽사리 해결될 문제 같지는 않습니다.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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