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남 한국구조연합회 회장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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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교동 한국구조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동남 회장. 정 회장이 평양 아파트 구조활동 때 사용할 구조 장비들을 보여주고 있다.
23일 서울 서교동 한국구조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동남 회장. 정 회장이 평양 아파트 구조활동 때 사용할 구조 장비들을 보여주고 있다.
RFA PHOTO/노재완

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지난 5월 발생한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6월 이례적으로 남한 민간단체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민간을 통한 재난구조 지원 요청은 처음 있는 일인데 두 달여 동안 진행됐지만, 얼마 전 통일부의 불허로 구조 활동이 무산됐습니다. 오늘 만나게 될 주인공은 한국구조연합회 정동남 회장입니다.

기자: 회장님, 안녕하세요?

정동남: 네, 안녕하세요.

기자: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얼마 전 한국 정부가 평양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통일부가 이번 일을 반대한 이유는 뭡니까?

정동남: 저도 정말 답답합니다. 일단은 재난 수요가 없다는 등을 얘기하는데요. 저희처럼 재난구조 활동을 벌이는 기관은 구조 요청이 오면 무조건 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진이나 쓰나미 등으로 벌써 해외에 11번이나 다녀왔습니다. 그때마다 저희는 달려갔습니다. 북에서도 이번에 구조가 절실했을 겁니다. 아파트가 붕괴하고 나서 저희한테도 요청했다면 그만큼 매우 급했다는 거겠죠. 그래서 6월 6일 초청장과 함께 재난구조 요청서를 보내왔습니다. 이후 저희는 북한에서 구조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통일부가 승인을 해주지 않아 무산됐습니다.

기자: 통일부가 북한의 방북 초청에 의문점이 많다고 하던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남: 네, 우리 대원 중의 한 명이 통일부 산하 단체인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에서 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다리 역할을 해서 이번에 추진하게 됐던 겁니다. 그런데 북한과 무역하는 조선족 한 분이 붉은별 건설총국과 긴밀하게 일을 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민화협처럼 잘 알려진 기관과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새로 알려진 기관과 일을 하려다 보니까 일이 잘 안 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면 ‘붉은별 건설총국’은 어떤 조직입니까?

정동남: 글쎄요. 솔직히 저는 붉은별 건설총국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저도 이번에 일을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초청장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조선붉은별건설총회사는 조선인민군 건설안전총국의 지시에 따라서 평양시 붕괴 건물에 대한 구조를 위하여”라고 나오고, 이어서 “남측 구조연합회 정동남 회장 선생에게 재난 구조 요청을 의뢰합니다”고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인민군 내 건설회사라는 얘기겠죠. 아무튼 그렇습니다. 일단 재난 구조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가봐야 하는데, 가지 못하니까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거기에 있는 많은 유가족이 얼마나 실의에 빠졌겠습니까. 그리고 또 방역 소독기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그런 게 빨리 가야 하거든요.

기자: 방북 승인을 받고 평양에 들어갔더라면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에서 민간 구조활동이 이뤄지는 것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클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정동남: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우리가 또 한민족이 아닙니까. 그런 우리 민족이 재난을 당했다고 하는데 즉시 못 갔다는 게 마음 아프죠. 그렇다면 현장 답사라도 해서 현재 가장 필요한 장비가 뭐고 무엇이 지원돼야 하는지 알아봐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기자: 북측이 처음 지원 요청을 한 것은 언제입니까?

정동남: 초청장이 저희한테 도착한 것이 지난 6월 6일이었습니다. 5월 13일에 건물 붕괴가 났으니까 거의 20여 일이 지난 다음에 온 거죠. 그렇다면 초청장을 보내기 전에 이미 구조 요청에 들어갔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사고가 난 다음 일주일 정도 후에 내부적으로 구조요청 작업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측이 지원 요청을 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도와달라고 했습니까?

정동남: 두 가지입니다. 장마 등으로 인해 수해가 날 수 있으니까 수인성 질병에 대비해 방역 소독기를 준비해주고, 대원들도 여기에 맞는 분들로 구성해달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즉시 많은 사람이 오기 어렵다면 현장 답사 때라도 방역 소독기를 가져와서 방역 작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보내왔습니다.

기자: 지난 201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북한 방문 초대장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던데요. 당시 방북 초대장을 받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사실이라면 어떤 사연인지 궁금합니다.

정동남: 네, 그렇습니다. 그 당시 북한에 큰 수해가 나서 신의주 일대가 홍수가 났습니다. 그때 제가 단둥에 가서 직접 봤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거기서 직접 북측과 접촉을 시도했었습니다. 일단 구조대를 보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말입니다. 그래서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거기서 제가 필요한 장비와 인력들을 준비할 테니 그 전에 현장 답사를 위해 10명만 먼저 들어가겠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때가 바로 2010년 10월이었습니다. 5.24조치가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북한도 고심하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정 사항이라면서 들어와서 현장 답사를 하라고 민화협을 통해 저희한테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초청장을 받고 저희는 곧바로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는데, 역시나 그때도 방북 불허가 났습니다.

기자: 끝으로 앞으로도 있을지 모르는 북한에서의 구조활동을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남: 북한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재난 사고가 발생한다면 저는 목숨을 걸고라도 달려갈 의향이 있습니다. 지금도 거기에 필요한 모든 의약품과 장비가 준비돼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갈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 사고가 났을 때 가서 돕고, 이를 다시 우리 남쪽 국민들에게 상황을 알려서 무엇이 필요한 지를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북한에서 이런 큰 재난 사고가 나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발생할 경우 언제든 즉각 출동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남북교류와 사람들> 지금까지 한국구조연합회 정동남 회장을 만나봤습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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