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내 뜻대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결국은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혹시 있으셨나요? 그럴 때 누군가 단지 손 내밀어주는 것만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탈북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당신을 칭찬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이수진: 한국에 왔는데 처음에는 많이 외롭고, 힘들고… 식당 설거지 해보고, 간병인 해보고, 조선소 다니면서 페인트 칠하다가… 제 삶 자체가 뭐냐 하면 탈북자라는 이런 말투 있잖아요. 말투. 그런 것 때문에 직장에 들어가면 또 '아 쟤는 북한에서 왔어' 이런 거 있어요.
전라남도 광주에서 대형 고물상, 광주자원을 운영하는 사장님 이수진 씨. 지금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매사에 웃음이 넘치게 살고 있지만 한국에 처음 왔을 땐 힘든 일 투성이였답니다. 특히 그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고된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차별과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하는데요. 서럽고, 외롭고, 지친 마음에 하면 안 될 생각까지 하게 됐던 그 어느 날.
이수진: 이거 내가 이렇게 하려고 내려온 것이 아닌데...'살기 싫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의자를 딱 놓고 올라섰죠. 우리 집 15층이었거든요. 15층에 의자를 딱 놓고 베란다 확 열었어요. 딱 올라와서 밑을 내려다 봤는데 우리 집 앞에 장애인 센터가 있었어요. 다섯 명인가 휠체어 타고 앉아 있었는데 막 이렇게 자기들끼리 웃으면서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그거 보니까 저 사람들도 살고 있는데 저렇게 웃으면서 살고 있는데…아 내가 이런 거 가지고 죽으면 안 되지.
이지요: 아니 오늘 제가 이수진 사장님 뵈니까 진짜 뭔가 오뚝이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이수진: 통일되면 내가 아무것도 없이 형제들 못 만나잖아요. 아무것도 없이…그래서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 아끼고 벌어야 되겠다.
생의 끈을 놓으려던 그 찰나의 순간, 수진 씨를 살게 한 은인은 바로 지나가던 장애인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살아가던 수진 씨에게 두 번째 은인이 나타나는데요.
이수진: 아파트를 분양이라는 것이 두렵고 받고 싶은데 돈은 없고 그러니까 우리 선생님 그때 하시는 말씀이 '수진아 분양을 받아라. 이것도 기회인데 네가 이제 이것을 분양을 안 받으면 월세로 다니잖아. 그럼 너는 평생 월세로 살 거야' 그래서 선생님 저는 돈이 없는데요. 했더니 '없으면 내가 빌려주마' 돈을 빌려주신다고. 그래서 제가 그 아파트를 기점으로 해가지고 제가 여기까지 왔죠.
이지요: 저 좀 만나보고 싶은데요.
이수진: 갑시다.
이지요: 만나볼까요? 어디 계세요?
이수진: 목포에 계셔요. 목포.
칭찬배달부 지요 씨가 궁금해 한 수진 씨의 선생님은 광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목포에 계셨는데요. 목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여성들의 자립과 취업을 돕고 계신 조혜숙 선생님. 수진 씨는 너무 오랜만에 찾아 뵙는 거라 떨리고 설레는 모양입니다.
이지요: 어떠세요? 기분이
이수진: 좋아요.
이지요: 몇 년 만에 뵙는 건가요?
이수진: 7년이요.
이지요: 진짜 좋아하셔야 될 텐데…
지요 씨가 먼저 조혜숙 선생님을 만나러 갑니다.
이지요: 이곳인데. 지금 수업을 하고 계신다고 얘기를 들었거든요. 디자인실. 제가 봤을 때 여기인 거 같아. 어 맞다. 뭔가 이렇게 미싱기가 많이 있고 안녕하세요.
조혜숙: 안녕하세요.
이지요: 반갑습니다. 제가 조혜숙 선생님을 만나러 왔거든요.
조혜숙: 제가 맞아요
이지요: 왜 이렇게 부끄러워하세요. 부끄러워하시는 모습이 맞으시네. 아니 이수진 씨께서 선생님 그 칭찬을 엄청 하시더라고요. '부족하면 내가 돈도 빌려주겠다'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그렇게까지…
조혜숙: 살아야지. 살게 해야죠. 그 당시에 만났을 때 수진 씨가 힘들었던 상황에 저를 만났으니까. 똑똑하고 야무져서 금방 알잖아요. 선생님은 알아요. 얼마나 야무지고 진실한지를 알아요.
이지요: 다른 학생들과는 달랐나요?
조혜숙: 다른 학생들은 가족이 있어요. 집이 있어요. 그런데 수진 씨는 북한에서 왔는데 자기가 이제 조금 지나서 어려운 가정을 이야기하더라고요. 너무너무 고생을 했다는데 진짜 눈물 나게 고맙고 가족이 없어 외로우니까 제가 동생이 많거든요. 그래서 언니처럼 했던 거 같아요.
이지요: 조혜숙 선생님에게 저희가 또 선물을 좀 준비를 해봤어요. 잠깐만요. 여기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이게… 물건을 어디다 놨지?
사실 조혜숙 씨는 오늘 수진 씨가 못 오는 줄 알고 있었는데요.
조혜숙: 어머, 어머, 어머. 수진이 왔어야. 왜 안 들어오고. 건강해서 고마워.
이수진: 그때 너무 감사했고 그리고 그때 그 선생님 말씀 듣고 제가 열심히 더 열심히 살았어요.
조혜숙: 나 너무 감동이다.
이지요: 아니 사업하는 데 가봤더니 굉장히 야무지게…
조혜숙: 진짜 부지런해요. 엄청
이지요: 그리고 또 성공을 하셨더라고요. 수입도 괜찮고요.
이수진: 제가 북한에서 와가지고 아무것도 없을 때 우리 선생님 저 뭐 믿고 돈 빌려주신다 하셨어요?
조혜숙: 자네의 마음이 진실된 걸 알지. 하나도 두려움이 없었어요. 그때 저 같은 사람이 조금만 도와주면 일어나요. 근데 그럴 때 그런 사람이 없으면 다 못 일어나요. 제가 그랬어요.
이지요: 힘든 역경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나고 또 그 힘든 과정 속에서 이렇게 성공을 하신 우리 이수진 씨! 그리고 그런 이수진 씨를 도와주신 우리 선생님 모두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칭찬합니다. 당신의 아름답고 선한 마음, 통일의 작은 씨앗입니다.
이수진 씨와 조혜숙 선생님의 감동 어린 재회에 칭찬배달부 지요 씨까지 눈물을 흘리고 말았는데요. 두 분의 특별한 우정 오래오래 계속되길 바랍니다. <당신을 칭찬합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주인공과 함께 찾아 뵙겠습니다.
에디터이예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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